태극기를 잘 손보아 두었습니다.
1948년생입니다.
글 앞머리에 굳이 나이를 밝히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60평생에 처음 경찰에 쫓겨도 보았고, 때로는 연행되어서 콩밥이라는 것도 먹어 보았고, 벌금이라는 것도 몇 차례 강탈을 당해 보았고, 하지만 줄기차게 켜 들었던 촛불농사 9년 만에 내일 추수를 하는 날입니다.
풍년이 될지?,
흉년이 될지?
내일 오전 TV에 눈동자를 고정시키고 바라보다 헌재에서 “박근혜 탄핵” 선고(인용)가 발표되는 순간 태극기를 집 대문에 하늘 높이 게양해서 그 경사스러움을 자축하고, 그 즉시 광화문광장으로 뛰쳐나가 광장을 한눈에 쭉- 훑고 내처 헌법재판소로 달려가 거기 모인 촛불들과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부르며 그 눈물겨운 기쁨과 감격을 함께할 것입니다.
생각하기도 끔찍하고, 그럴 가능성도 희박하지만!
반대의 경우
태극기를 반기로 계양해서 대한민국이 죽었음을 하늘에 고할 것입니다.
그 뒤에 내가 어찌할 지는 나도 모르겠습니다.
그리된다면 긴 사설 늘어놓을 필요 없이 이 인생 헛 태어 난 인생입니다.
이 나이에 이 나라에 다시 민주주의 시대가 오기를 바란다는 것은 너무나 염치없는 짓이 될 것입니다.
다음 생이나 기약하렵니다.
이생에서 죄를 많이 지었다면 다시 인간으로 또다시 대한민국에 태어날 것이고, 하느님한테 밉보일 만한 죄를 짓지 않았다면 풀과 꽃밭 위를 나는 범나비로 태어날 것입니다
내일을 기다리는 가슴이 터질 것만 같습니다.
하늘이시여!
이 겨레를 불쌍히 여기시어 헌재재판관들로 하여금 하늘의 뜻에 어긋나지 않는 지혜로운 판단을 하게 하옵소서!
-나무 관세음보살-
-할렐루야 - 아멘-
-인 샬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