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책 꼭 좋아해야 하나요?

회의 조회수 : 1,458
작성일 : 2016-10-08 12:22:47
제가 책을 참 좋아했어요
아기때부터 책만 붙들고 살았대요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제가 7살때 부모님이 세계명작전집(초등용 다이제스트)를 사주셨는데
너무 좋아서 떨리는 맘으로 잠도 못 자고
책을 한 권 한 권 쓸어보면서
제목을 보며 이건 어떤 얘기일까 저건 어떨까
상상해보던 기억이 나요...

이십대초반까지 진짜 책 많이 읽었어요 거의 활자중독 수준

천성이 그랬었나 봐요

네... 공부도 잘했고 별로 노력도 안 하고
연대 나왔어요

근데 솔직히 책 많이 읽는 게 좋은가?에 대해서는 정말 회의적이에요

책에만 파묻혀 살아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보단 책 보는 게 좋았고
사회성이 떨어지니 책으로 도피...의 반복.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책으로의 회피.
과도한 감수성과 이리저리 따져보는 버릇으로
인생의 일들을 다층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임.

결국 지금은 글 쓰는 일을 합니다.

인생이 행복한가?라고 물으면...
행복하지요. 저 나름대로의 인생의 괴로움을 겪고
내려놓고 내려놓고 또 내려놓으며
단단한 행복을 얻었습니다만

책을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이리 먼 길을 돌아왔을까? 싶어요.

전 제 아이가 책을 좋아하지 않기 바라요.

보통 학부모님들이 아이가 책을 좋아하기 바라는 것은
학업성취도 때문인데

대학 다닐 때 보니 책 안 좋아하는 사람도 많았어요.
텍스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읽기 기술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거기에 끈기와 집중력, 문제해결집착하는 성향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편중된 독서 양식을 경계해야죠...
요즘 애들이야 책으로 도피한다기보다는 게임으로 도피하지만요.

암튼, 책 지나치게 많이 읽어서 좋을 것 없어요.
타고난 사람들이야 성향이니 그렇게 살게 두면 될 것이고...

많이 읽기보다는 텍스트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는 게
학업성취도를 위한 독서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IP : 121.160.xxx.96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10.8 12:43 PM (211.179.xxx.229)

    누구나 다 책을 꼭 좋아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 해요., 그렇다고 누구나 다 책을 좋아하지 않기를 바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각자 성향이 다르니까요. 지적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계속 읽을 수 밖에 없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책 한 권 읽지 않고도
    한 세상 잘 살 수 있는거니까요.

  • 2.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16.10.8 12:54 PM (119.203.xxx.70)

    저도 100% 동감해요.

    예전에는 지식자체가 책을 통해서만 얻다보니 사고의 깊이 척도가 독서가 되었지만

    매체가 다양해지다보니 독서가 더 이상 지식의 전부가 되지는 않는거 같아요.

    저 역시 활자중독이지만 한 사건에 깊이 다양하게 사고하는 훈련이 더 중요한것 같아요.

  • 3. 조용히 공감
    '16.10.8 1:01 PM (59.15.xxx.87)

    전 제가 아니고 제 아이요.
    어릴때부터 책 좋아해서 책만 끌어안고 살았어요.
    남들은 부러워하는데 전 힘들었어요.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것보다
    책읽는것을 더 좋아하다보니 사회성 떨어지고
    초등땐 은따 중등땐 대놓고 왕따당했어요.
    어릴때부터 애늙은이 기질이 있어
    같이 놀자고 귀찮게 굴지 않으니 왕따가 편하다고
    쿨한척하며 혼자 점심먹고
    학교도서관에서 점심시간을 보냈네요.
    초등6년 중등 3년을 늘 다독상 받았는데
    그게 제겐 기쁨이 아니고 아픔이네요.

    그런데 반전은 공부는 영...
    모의는 잘나오는데 내신이 참담해요.
    시험기간에도 몰래몰래 책보다가 제게 들켜 혼나고
    혼나고도 그 뒤가 궁금해서 공부에 집중을 할 수가 없다고
    다읽고 공부하면 안되냐고 ..
    제가 보기엔 글쓰기엔 영 소질없어 보이는데
    아이 희망은 작가..네요.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는데 책을 많이 읽는 것과
    글쓰기를 잘하는 것은 별개인가요?
    인풋에 비해 아웃풋이 너무 저조해서
    책읽은 걸로 대학가기는 안될것 같네요..

  • 4. 음..
    '16.10.8 1:15 PM (14.34.xxx.180) - 삭제된댓글

    저도 어릴적 책을 좋아했고 많이 읽었고 친구집에 놀러가면 책장부터 가서 무슨책을 빌려읽을까~
    하면서 즐거워 했던 기억이 나요.

    그렇지만 책읽는다고 친구들과 관계에 재미가 없었던것이 아니고
    친구들고 놀고 대화하고 하하호호 하는거 일상을 엄청 행복해했어요.
    하지만 책읽는것도 너무 좋았구요.

    원글님은
    제가 친구들과의 관계의 즐거움 책읽는 즐거움 = 원글님의 책읽는 즐거움

    그러니까 제가 하고픈말은
    원글님은 자기 취향에 맞게 살아온거라고 보고 후회할 필요는 없는듯합니다.

    문제는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인 책읽기 강요를 시키는 부모라는거죠.

    제가 책을 읽으면서 느낀것이

    책 한권 제대로 읽어서 그 책의 행간을 읽을 수 있고
    간접경험을 한것처럼 느낄 수 있고
    그 경험으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수만권의 책을 활자로만 읽은 사람보다 훨~~낫다고 보거든요.

    활자만 읽으면 뭐하나요?
    내용도 파악을 못하고 그 책을 느낄 수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고
    걍 글만 슥슥 읽는데
    차라리 그 시간에 친구들이랑 놀이터에서 노는것이 훨~~건강에도 좋고 사교에도 좋아보여요.

  • 5. 음..
    '16.10.8 1:18 PM (14.34.xxx.180) - 삭제된댓글

    그리고 원글님은 책읽으면서 행복했으면
    된거예요.

    그러예요. 행복

  • 6. 원글
    '16.10.8 1:20 PM (39.7.xxx.63) - 삭제된댓글

    아... 공감님 아이 이야기에 제가 공감이 가네요.
    전 요즘 같았으면 대학도 잘 못 갔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내신은 참 안 좋았는데 수능이 항상 별 노력 없이 잘 나와서
    결국 수능 성적으로 대학을 갔거든요...
    저는 글쓰기 상을 많이 타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대기만성형일 수도 있으니 지켜보시고
    요즘은 작가도 정말 다양해서요
    소설가, 시나리오작가, 방송작가, 스토리작가 등등
    근데 이쪽 일이 밥벌이가 잘 안됩니다
    그건 둘째치고 이미 레드오션이라고 할까요...
    사실 요샌 글을 잘 쓰는 능력보단 참신한 기획력이 더 중요해요
    그리고 어쨌거나 학벌이 좋으면 바닥으로 떨어지지는 않으니
    아이한테 공부도 열심히 하라고 전해주세요
    그 이유로는
    첫째, 학벌이 좋으면 이 분야에서도 초기 기회를 얻기가 수월하다
    둘째, 글쓰기도 결국 엉덩이싸움이고 고등학교 공부보다 훨씬 더 인내력과 집중력이 필요하니
    고등학교 공부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사람이 글쓰기로 대성할 수 있겠는가...
    물론 공부못하는 작가들도 많지만 적어도 장편을 끝내는 인내력과 집중력은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 정도 못할 거라면 차라리 공부가 쉽죠 ^^;
    글쓰는 것보다는 공부가 쉽습니다

  • 7. 원글
    '16.10.8 1:23 PM (39.7.xxx.63)

    아... 공감님 아이 이야기에 제가 공감이 가네요.
    전 요즘 같았으면 대학도 잘 못 갔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내신은 참 안 좋았는데 수능이 항상 별 노력 없이 잘 나와서
    결국 수능 성적으로 대학을 갔거든요...
    저는 글쓰기 상을 많이 타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대기만성형일 수도 있으니 지켜보시고
    요즘은 작가도 정말 다양해서요
    소설가, 시나리오작가, 방송작가, 스토리작가 등등
    근데 이쪽 일이 밥벌이가 잘 안됩니다
    그건 둘째치고 이미 레드오션이라고 할까요...
    사실 요샌 글을 잘 쓰는 능력보단 참신한 기획력이 더 중요해요
    그리고 어쨌거나 학벌이 좋으면 바닥으로 떨어지지는 않으니
    아이한테 공부도 열심히 하라고 전해주세요
    그 이유로는
    첫째, 학벌이 좋으면 이 분야에서도 초기 기회를 얻기가 수월하다
    둘째, 글쓰기도 결국 엉덩이싸움이고 고등학교 공부보다 훨씬 더 인내력과 집중력이 필요하니
    고등학교 공부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사람이 글쓰기로 대성할 수 있겠는가...
    물론 공부못하는 작가들도 많지만 적어도 장편을 끝내는 인내력과 집중력은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 정도 못할 거라면 차라리 공부가 쉽죠 ^^;
    작가로 살아남는 것보다는 공부로 살아남는 것이 쉽습니다

  • 8. 조용히 공감
    '16.10.8 1:27 PM (59.15.xxx.87)

    아이에게 보여 줄께요.
    조언 감사드려요.

  • 9. 엄마
    '16.10.8 1:38 PM (203.254.xxx.210)

    많이 읽기보다는 텍스트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게
    학업성취도를 위한 독서로 바람직하다고 하셨는데....

    어떤 방법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저희 아이는 영어책에 훨씬 자유로워서
    원서를 무지막지 읽었는데, 그에 비해 한글책을 많이 못읽혀서
    걱정을 했더니

    어떤 분이 한글이든 영어든
    많이 읽으면 결국 합일점은 비슷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과연 그럴까 싶거든요.

    수능 대비를 위해선 결국은 책읽기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요.

  • 10. 샬랄라
    '16.10.8 1:57 PM (58.137.xxx.82)

    인생에서 독서보다 중요한 것이 많이 있지 않습니다

    다만 치우치는 것만 경계하시면 됩니다

    독서뿐만아니라 혼자서하는 것 너무 어려서 너무 많이하면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죠

  • 11. 샬랄라
    '16.10.8 2:01 PM (58.137.xxx.82)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http://m.media.daum.net/m/media/culture/newsview/20160930192016345

  • 12. 샬랄라님
    '16.10.8 2:30 PM (218.50.xxx.151)

    좋은 글 소개 감사해요.

  • 13. ...
    '16.10.8 4:53 PM (116.120.xxx.169)

    저도 책 읽는 거 어렸을 적부터 좋아했어요.
    하지만 집이 워낙 가난한 건지 몰랐던 건지 책이 없었어요.
    그래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건 친구집에 가거나 학급문고 정도? ㅋㅋㅋ
    그래서 책 별로 못 읽고 엄청 뛰어놀았어요.

    그래도 책 자체를 좋아하는 버릇은 있어서인지,
    고등학교 때부터는 공공도서관에 가서 책 많이 빌려봤어요.

    원글님과 마찬가지로 성적은 그저그랬지만...
    수능은 나름 잘 봐서 대학은 갔어요.

    내세울 만한 대학은 아니지만... 그냥저냥 괜찮은 곳 ^^

  • 14. 둥둥
    '16.10.8 7:50 PM (112.161.xxx.186)

    링크소개 감사합니다

  • 15. 크런치
    '16.10.8 11:27 PM (183.100.xxx.248)

    원글도 좋고
    주옥같은 댓글도 있네요
    잘 읽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04121 자궁내막이 두꺼워져서 반복적으로 긁어내는 수술 하시는분 계신지요.. 8 걱정 2016/10/08 3,977
604120 남자의 그냥 친절과 날 진짜 좋아하는 감정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6 ..... 2016/10/08 5,456
604119 시동생부부 방문이 너무 싫어요 23 가바 2016/10/08 15,418
604118 책 꼭 좋아해야 하나요? 12 회의 2016/10/08 1,458
604117 믹스커피가 혈관에 많이 안좋은가요... 18 달달구리 2016/10/08 8,078
604116 홀시어머니 모시며 참고참던 지인 결국 그렇게됐네요.. 23 2016/10/08 21,713
604115 드디어 70키로가 되었네요 13 2016/10/08 5,150
604114 21세기의 문맹인은 바로 4 ㅇㅇ 2016/10/08 1,073
604113 여성용 유산균 좋네요 9 .. 2016/10/08 4,701
604112 제 스마트폰만 와이파이가 안잡히는 이유가 뭘까요? 3 !! 2016/10/08 1,697
604111 밴댕이같은 남의 편.. 5 2016/10/08 1,499
604110 한복 올림머리 질문 드려요.. 6 미용실 2016/10/08 1,359
604109 LPG 차량 구매가 그렇게 메리트 있나요??? 9 .. 2016/10/08 1,353
604108 여자들에게 경계와 경쟁의 대상이 되는데..벗어나는법 없을까요?ㅠ.. 26 ........ 2016/10/08 6,811
604107 냉동실에 3년된 새우젓 괜찮을까요? 4 새우젓 2016/10/08 3,497
604106 중남미 배낭여행 다녀오신분 계신가요? 14 중남미 2016/10/08 1,592
604105 혼술남녀.. 내용을 떠나서..알콜릭 14 음.. 2016/10/08 4,455
604104 자신의 미성숙함 때문에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경험 있으신 분 4 질문 2016/10/08 1,646
604103 장애인주차구역 위반신고 13 괘씸해 2016/10/08 2,099
604102 카르마 얘기가 나와서요.. 5 불자 2016/10/08 2,226
604101 사건알고도 일본가는사람들 ㅜㅜ 15 ㅇㅇ 2016/10/08 6,086
604100 부엌 수납장 페인트 1 페인트 2016/10/08 519
604099 40대후반에 재테크라곤 하나도 없네요 11 2016/10/08 6,032
604098 결혼축의금부담스럽지않으세요 7 부담 2016/10/08 1,541
604097 임수경씨는 왜 유명해진건가요? 3 한국외대 2016/10/08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