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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외모라는 경쟁력에 대해서 정말 처절하게 실감했던 순간이 생각납니다

뷰티풀라이프 조회수 : 11,414
작성일 : 2016-09-10 02:19:18

대학 다닐때 연합써클 활동을 했었는데 거기서 알게 된 참한 언니가 있었어요. 저도 아주 예쁘고 잘 꾸미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특별히 소개팅을 하거나 맞선을 봐서 차인 경험은 한번도 없어서 그랬는지 간절하게 결혼하고 싶은

그 언니에게 멋진 남자를 소개시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전 주변에 집안 좋고 잘 생긴 남자들이 꽤 많았어요.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전 뭐 ㅋㅋ 아주 평범하게 결혼해서 살고 있습니다만...;;; 그 언니에게 연달아서 여러번 미남에

성격 좋고 직업 좋은 남자들을 줄줄이 소개를 해줬어요. 그 언니는 학벌이나 집안은 보통인데 유독 꾸미는 데에는 재주가

없고 인상이 좀 날카로워보여서 유독 연애도 소개팅도 안되었거든요. 솔직히 아주 불같은 연애가 될 거라는 예상은 안 해도

그 중 누군가는 언니에게 에프터를 할 줄 알았어요. 세상에....단 한명도 에프터 없이 거절을 하더라구요. 주선자인 제게

대놓고 너무 외모가 별로고 인상이 안 좋다고 솔직히 얘기를 하는데 전 언니에게 뭐라고 전해줘야 할지 참 난감했었어요.


이 언니는 직장 잘 다니고 돈 잘 모으고 요리며 살림이며 야무지게 잘하면서 스포츠도 즐기는 재주많은 여자였는데 항상

두꺼운 안경을 끼고 미용재료상에서 업소용 샴푸로 몇달을 쓸 용량을 사서 화장품도 립스틱만 바르고 끝이었던 거죠.

게다가 타고난 머리결도 안 좋은데 저렴한 미용실만 다니니 헤어스타일은 딱 개털 같이 부시시한 상태에 키가 너무 작아

옷발도 안 받는 참 해결이 까마득한 상황이었어요. 남자들은 타고나길 안 예뻐도 스타일이 좋으면 용서되는데 그 언니는

아무 노력도 없이 자다나온 여자 같더라...너무 실망스러웠다...그러는데 제가 옆에서 오기가 난 거에요. 어떻게든 이 언니

변신을 시켜서 시집을 보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ㅋㅋ 제 스스로에게 이런 생각이 들었으면 엄청나게 시집을 잘 갔엤죠.

그때나 이때나 영양가 없는 인생을 살고 있던 저는 그 언니를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스타일을 만들어주었어요. 그게 제 직업

이었고 나름 몇년 간 매달린 현장감이 있어서 한 사람 스타일 만들어주는 건 일도 아니었지요. 결과는 아주 대성공이었습니다.


1. 헤어스타일

과감하게 최고급 샴푸와 컨디셔너, 헤어팩을 하도록 제품을 구비하게 도와주고 머리 감는 법부터 드라이하는 법을

가르쳐주었어요. 블로우드라이, 전기헤어롤, 고데기 사용법 등등...그리고 제품으로 마지막에 발라주는 마무리까지.

절대 쿠폰 나눠주는 저렴한 미용실은 못 가게 하고 브랜드 미용실의 최고 실력자는 디자이너를 소개해줘서 얼굴에

맞는 레이어드 샤기컷을 해주고 디지털펌을 하게 만들었죠. 그 개털같던 머릿결이 진짜 샴푸 모델 만큼 이뻐졌어요.


2. 메이크업

이 언니는 화장을 할 줄 몰랐어요. 당시에 BB크림은 없었고 메이크업베이스라는 게 있었죠. 기초화장, 각질제거, 팩

스팀타월하는 법...그리고는 색조화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먼저 제가 얼굴에 해주고 가장 어울리는 스타일이 뭔지 딱

보여줬어요. 정말 다른 사람처럼 고상하고 우아하게 변신했어요. 브러쉬 쓰는 법, 퍼프 사용법, 화장 오래 가는 법 등등

돈 한푼 안 받고 목이 터지게 설명하고 보여주고 그래서 언니가 습관이 만들어질 수 있게 했어요. 몸으로 체득하도록.


3. 의상 코디

언니는 늘 마네킹이 입던 옷을 그대로 빼와서 교복 같은 정장만 고수했었어요. 그래서 전 화려하고 비비드한 컬러와

무채색을 적절하게 섞어서 단정하지만 나름 개성이 돋보이는 스타일을 만들어줬어요. 미니스커트도 권해줬었구요.

돈이 많았어도 (늘 절약하고 알뜰해서) 이 언니는 어떻게 쓰는 방법을 몰랐고 늘 대충대충 입고 다니고 그랬었든요.

스타킹 하나에도 힘을 주고 구두도 언니만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골라줬어요. 과감하게 스트랩슈즈도 신기고 말이죠.


4. 그외

안경보다는 렌즈를 권했고 비염과 알러지때문에 코를 킁킁대던 건 한약과 생식으로 훨씬 나아졌구요. 가방이나 악세사리

역시 앙증맞으면서 귀여운 스타일로 매치했어요. 물방울 귀걸이라도 뭔가 특색있어보이는 보석이 박혀있는 걸로요.



이 언니는 2000년대 초반에 결혼을 했구요. 당시에 30대 중반이면 꽤 노처녀 소리를 듣던 시절이었는데 멋진 남자를

만나서 쌍둥이 낳고 잘 살고 있습니다. 조건 좋고 잘 생기고 성격 좋은 남자였어요. 제 남편보다 훨씬 좋은 남자와...;;;

결혼식에는 사정이 있어서 못 갔지만 굿바이홈런 소리를 들으면서 축하를 받았었답니다. 비포와 에프터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지요. ㅎㅎ 전 뭐 먹는 걸 좋아해서 이젠 다이어트가 절실해졌지만 그 때 열심히 꾸몄던 시절이 종종 기억납니다.

탱크탑과 등 파인 타이트한 원피스를 입었던 시절을 추억하면서 써봤습니다. 외모가 다는 아니고 성형수술까지 감행하는

분들도 많아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본인 스스로 뭐가 장점이고 어떻게 꾸미는 게 예쁜지 만큼은 알고 사는 게 괜찮을 듯...;;

제 생각입니다. 암튼 저보다 더 행복하고 알콩달콩하게 잘 사는 언니 소식이 궁금하네요. 다들 좋은 주말 맞이하세요. ^^

IP : 175.194.xxx.96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요즘엔 연예인급으로 가더군요
    '16.9.10 2:28 AM (121.162.xxx.212)

    일반인 외모야 쏘쏘...

  • 2. ..
    '16.9.10 2:46 AM (223.62.xxx.32) - 삭제된댓글

    저도 윗님과 같은 의견
    연예인급 정도로 예쁘장하지 않고는 일반인은 쏘쏘
    암튼 수고하셨어요

  • 3. .....
    '16.9.10 3:01 AM (223.62.xxx.186)

    일반인외모가 쏘쏘인건 모르겠고 제가 보기에는 예쁜애는 소수고 평범녀가 젤 많고 못생긴여자도 꽤 있죠

  • 4. ...
    '16.9.10 3:26 AM (112.153.xxx.171)

    원글같은사람 드문데.. 그언니가 결혼 더 잘해서 속쓰리거나 그러진 않았나요...

  • 5. .....
    '16.9.10 3:33 AM (221.151.xxx.109)

    앞에서는 참하다고 쓰고
    인상이 날카롭다는 건 무슨 뜻이예요?
    두 개가 양립이 안될텐데...

  • 6. ㄴㅁ
    '16.9.10 3:39 AM (110.14.xxx.33)

    네 추카추카

  • 7. 글이
    '16.9.10 3:51 AM (49.1.xxx.124)

    잼있어요 ㅎ ㅎ
    어릴적 제가 대학생 새내기일때 생각나요 ㅎㅎㅎ
    화장,옷,피부,헤어 총체적 난국이었던 ㅎㅎ

  • 8. 221님은 국어독해가 안되시나요?
    '16.9.10 5:59 AM (223.62.xxx.110)

    원글에서 참하다는게 외모를 말한게 아니라
    그 언니 됨됨이를 말한 거잖아요.

  • 9.
    '16.9.10 10:32 AM (118.34.xxx.205)

    그언니는 원글땜에 팔자 고쳤네요
    원글님 넘 착하고 좋은 분 같아요

  • 10. 영화
    '16.9.10 2:00 PM (14.36.xxx.12)

    영화 클루리스가 생각나네요

  • 11. 진짜
    '16.9.10 3:59 PM (222.239.xxx.241)

    친여동생도 친언니에게 이리 못하는데...저도 헤어스타일 때문에 늘 폭망인데...드라이고 고데기고 암것두 못하겠고...어디 배울데도 없ㄱ
    고..

  • 12. ....
    '16.9.10 4:40 PM (58.233.xxx.131)

    그 언니 사람 잘만나서 팔자 고쳤네요..
    그많은 남자가 한번도 애프터를 안할정도면 거의 폭탄수준인데..
    그런 여자를 스타일을 바꿔놓기 쉽지 않은건데..
    이래서 사람은 사람을 잘 만나야 되나봐요..
    원글님같은 사람 못만났으면 아직도.... ㅎㅎ

  • 13.
    '16.9.10 11:35 PM (121.162.xxx.212)

    그언니 키가 어느정도였나요?

  • 14. 뷰티풀라이프
    '16.9.11 2:37 AM (110.70.xxx.229)

    153 정도요. 당시에 1억 정도 모아놓은 게 있어서 지참금으로 들고가더군요. 능력있고 알뜰한 사람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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