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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맞벌이는 엄마와 아이 성향에 따라 영향이 달라지는것같아요.

유리아이 조회수 : 983
작성일 : 2016-07-05 10:42:51
자식입장에서, 맞벌이를 한다고 애가 삐뚤어지거나 공부를 못 하거나 그런 것 같진 않아요. 
저도 sky는 아니지만 그 아래 학교 들어갔었구요. 
근데 다만 정서적인 충족은 아이 성향에 따라 확실히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엄마 제가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맞벌이하시고 그동안 할머니가 키워주셨어요 
솔직히 어릴적 엄마랑 추억이 전혀 없어요. 
어떤애들은 우리엄마 일한다고 자랑스러워하는데 불행하게도 전 그런것보다 감정적인 교류가 더 중요한 아이였던거죠. 
내성적이고 소심하고 겁많고 예민하고.....
지금도 할머니랑은 각별해요. 엄마 일 하고, 사위 서포트한다고 평생 희생하셨지만 그걸 또 당연하게 생각하셨구요. 
솔직히 30된 지금도 엄마보다 할머니가 더 엄마같아요. 
엄마한테 고민거리를 이야기하거나 친하게 다닌 적이 없네요. 같이 밥먹고 대화를 해도 끊임없는 잔소리.. 
저에 대해 전혀 아시는것도 없으시고 무슨반찬 좋아하는지도 모르세요 아직. 

엄마는 여자로써 꾸미는것도 전혀 관심없고, 정치적으로는 극극극보수인데다가 
여자도 평생직장 가져야 한다, 근데 남편 시부모 잘 모셔야 한다..아침밥 꼬박 차려줘야 한다... 이상한 이중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요. 대학 못간 컴플렉스 때문인지 자존감도 엄청 낮으시고요. 
저한테도 매번 전문직, 공무원 이런걸 강요하셨구요 
근데 그래도 그만큼 서포트를 해주신것도 아니었어요. 쫓아다니면서 학교설명회 이런데 다니신것도 아니고 그냥 무조건 
재정적인 서포트(이것도 뭐 엄청 해주신것도 아니지만)만 해주면 다라고 생각하시고. 
공부시키는거에 별 관심도 없으면서 무조건 외고 명문대... 

그러면서 애는 셋이나 낳았어요 
결과적으로 전 정서적인 충족/재정적인 서포트 둘 다 그닥 만족스럽게 받지 못했어요.
예민하고 소심하고 내성적인 기질은 어릴적보다 더 심해지고 강해졌구요. 
결과적으로 엄마 맞벌이하에 집안일도 딱히 안 하고 자기 하고싶은거 다 하고 자식도 셋인 아빠가 승리자가 되었죠. 
막내는 아직 어리지만 공부도 그렇고 별로 두각을 드러내는 부분도 없고, 저도 걔 보고있자니 깝깝하구요.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 솔직히 쟤만 없었으면 난 유학도 갔을텐데 이런생각 많이 하구요. 

대학와서 다른애들 엄마 보고 충격먹었어요
딸 이쁘게 꾸미고, 그 반면에 공부시키는것도 소홀하지 않아서 한달에 100만원 넘게 사교육비 투자받고 엄마랑 맨날 같이 쇼핑하고 여행다니고.. 
저는 매번 전문직 평생직장 가져라는 소리밖에 듣지 못했네요. 맞벌이하느라 정서적인 충족이 부족했으면 경제적인 거라도 충족받아야 하는데, 애가 셋이나 되니 그 부분도 별로고.
차라리 엄마가 맞벌이 안하고 애 둘이나 저만 낳아서 키웠으면 좋았을 것 같단 생각 엄청 많이 해요. 

어쩔 수 없는거 받아들이고는 사는데 제가 선택할 수 있었으면 이런 부모 선택안했을거에요. 
맞벌이 엄마가 할머니.시터가 애 봐주는거 믿고 애 둘 셋 줄줄이 낳는거 그거 첫째한테 죄짓는거구요. 
애들 성향도 어릴적부터 세심하게 살피고 보살필거 아니면 애 하나로 만족하는게 낫다고 봅니다. 
일단 저는 직장은 다니고있지만, 애 낳으면 프리로 전향해서 집에 있을 거에요. 
자신도 없어서 하나만 낳을거구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118.217.xxx.10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렇죠
    '16.7.5 11:12 AM (175.209.xxx.57)

    제 친구는 지금까지(마흔 후반) 애들이 굉장히 독립적이라서 잘 알아서들 하더라구요.
    제 아들은 제가 직장 다니면 더 좋아하는데 (간섭을 못하니) 좀 단속이 필요한 녀석이예요.
    그나마 제가 집에서 이것저것 챙기고 그러니 그 정도이지 안 그러면 학원도 안 가고 놀러다녔을 거 같아요.

  • 2. 저도
    '16.7.5 3:35 PM (119.149.xxx.79)

    일하는 엄마 밑에서 컸어요. 지금 뒤돌아보면 내가 꼬꼬마였을 때 엄마는 집에서 피곤해하며 자고 있거나 집안일 하거나 둘중 하나. 엄마랑 외출할 일 있으면 항상 빨리빨리를 달며 재촉받았죠.
    한 서너개 정도 박힌 장면이 있어요.
    초등 입락식 때 엄마 안 올까봐 가금 졸이다가 엄마가 오니 너무 좋아서 계석 뒤돌아 보던 기억
    몸이 많이 아파서 엄마가 결근하고 병원 데려다 줬는데 그 때 병원 냄새랑 분위기 기억나요.
    무슨 일이었는지 하꾜 갔다 와서 엄마가 집에 있던 날이 있었는데 미술학원 갔다 집에 어면서 너무 행복했어요. 그 날 카스테라를 만들어줬던 기억이 나요.
    40이 지나도..엄마가 있던 날들의 기억이 장면이 생각나네요.
    사실 우리집에는 일하는 아줌마도 있었고 할머니랑도 같이 살았어서 내가 관리 안 되는 아이는 아니었어요.
    항상 반장 하고 반에서 1등 하고 대학도 잘 갔고...반듯한 인생을 살았죠.

    근데 버림받는단 느낌이 드는 상황에서 분노조절 못하고 과하게 대응해요.-이비슷한 일들이 어렸을 때 반복되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타인이랑 친밀한 관계가 부담스러웠어요.
    기본적으로 인간관계가 즐거운 걸로 인식이 안 되더라구요.

    그냥 즐기는 거 잘 못하고 굉장히 성취지향적이예요.
    어려서부터 부모의 편의에 맞게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좋게 내는 방향으로 맞춰져서 컸고 내가 좋아라는 거 내가 편한 거 나의 취향..나의 여가.. 고려되지 않았었죠.

    밤에 울면서 깬 적이 있어요.너무 가슴이 아파서 꿈을 깨고거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내가 엄마인데 어린 아이를 두고 기차를 타고 떠나는 상황이었어요.
    아이는 엄마..하면서 걱정스럽게 쳐다보고 있었구요

    부모는 신이 아니죠 어떤 부모한테 자라던 아쉬웄던 점은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어렸을 적의 기억들이 생각보다 오래 가고 영향을 많이 끼친다는 거 알면 아이 키울 때 더 노력할 거란 생각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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