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 국어시간에 부모님께 편지를 쓰라고 했대요.
편지를 쓰다 제 딸아이가 많이 울었나봐요. 지 말로는 처음에는 그냥 좀 훌쩍 거렸는데 편지를 써나가다보니
눈물이 주체할 수 없어졌고, 나중에는 대성통곡 수준이었나봐요.
선생님이 놀라서 오셔서 진정시켜 주고, 담임샘께도 말을 했나봐요.
담임샘이 쉬는 시간에 아이를 불러 왜 울었냐고 물어보더래요. 아이는 엄마께 자식이(동생 포함) 싫었던 적 있냐고
물어본적이 있었는데 한 번도 없다고 그러신 것도 생각났고, 힘들게 저희를 돌봐주시는게 마음 아파 울었다고 그랬대요.
지 말로는 반 아이들도 "너는 그렇게 엄마 좋냐?"라며 놀렸다고 하고, 선생님들도 "** 엄마가 참 훌륭하신가 보다"라고
하셨다는데 저는 기분이 좀 그래요.
저희 집은 아주 평범한 집이예요. 부부관계, 경제상태, 부모자식 관계 등등 보통보다 약간 좋은 정도예요.
단지 가족들이 제게 조금 미안해하는 부분은 제가 육아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것 뿐이예요. 애들 아빠가 자주
고학력 엄마를 이렇게 집에 있게해서 엄마에게 미안하고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서 그게 세뇌가 됐을까요?
아니면 제가 먹는걸 좀 열심히 해주는 편인데 그게 고마워서일까요?
저는 그냥 평범하게 사는데 딸아이가 엄마에게 편지쓰다 그렇게 심하게 울었다니 기분이 좋기보다 아이에게
뭘 잘못했나 싶은 이상한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