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대기업 임원인 김성준(54ㆍ가명) 씨는 이런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볼때마다 깜짝 놀라곤한다. 동료나 동종업계 지인들에게서 오는 문자다. 올 연말 인사에서 퇴출된 이들에게서 오는 마지막 인사다. 김 씨는 “오랫동안 같이 일했거나, 네트워크를 맺었던 이들이 하나둘씩 짐을 싸고 나가는 모습에서 조만간의 ‘내 모습’을 발견하곤 서글퍼진다”고 했다.
재계가 2015 연말에 우울하다. 퇴출 임원들이 부지기수로 발생해서다. 임원 퇴출이야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올해 임원 인사에서 퇴출 인사가 대규모라는 점에서 그렇다. 경기 불황에다가 기업들의 내년 신성장동력이 불투명해지면서 고임금의 임원이 속속 회사 밖으로 밀려나면서 재계 고위층의 한숨도 깊어가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당시를 연상케 하는 ‘인사 한파’라는 극도의 위기감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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