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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 생각.

보고싶어 엄마. 조회수 : 951
작성일 : 2015-08-03 20:37:05
아래에 안락사 글을 보니. 얼마전에 떠나신 친정 엄마 생각이 나서요,
그저 가볍게 기사로만 읽고 지나치던 얘긴데.
저희 엄마는 c형 간염에 의해 간경화와 간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셨어요.
3년 8개월 전이네요.
다행히도 간암은 부위가 작고 다른곳으로 전이가 안되서 고주파 시술로 제거 됐습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간경화로 인한 투병생활이었는데요.
불면증이 오고, 다리저림에서 밤에 잠을 못잘 정도로 온몸에 쥐가 내리고.
식욕부진에 구토감. 간성뇌증.
그리고 환자 본인이 느끼는 외로움.
갑자기 가셨어요.
얼마전 검사에서도 특별히 나빠진거 없다고 했었는데.
외로움이 크고, 정신적인 의지가 꺾인게 큰거 같아요.
마지막 3주를 병원에서 보내셨는데.
저희는 병원에서 몇년 계실줄 알았거든요.
엄마가 느끼는 절망감.
내가 왜 이렇게 됐을까.
간성 뇌증이란게, 모르는 사람이 보면 딱 치매환자에요.
병원에서도 다른 환자들이 좀 그랬나봐요.
엄마가 이상한 행동들을 하니까요.
그러다가 다시 암모니아 수치 떨어지면 제정신으로 돌아오고.
너무나 괴로워하셨어요.
이렇게 사는건 아니라고. 아니라고...
그냥 이대로. 스르륵 눈감고 갔으면 좋겠다고.
괴로워하는 엄마를 보면서, 아 안락사라는게 이래서 있는거구나.
노인에게도 아플 권리가 있는거 아닌가.
늙고 병들어서 아픈게 이렇게 서글퍼야 하는 일일까.
결국, 병원들어가시고 3주만에 혼수상태에 빠지셨고,
응급실에서 본 엄마의 모습은 너무나 처참했습니다.
그래 엄마.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거라면,
그냥 이대로 가세요.
응급처치로 의식을 되찾고,
희미하게 눈을 뜬 엄마의 눈빛.
엄마에게도 자식들에게도 너무나 아픈 기억이네요.

지금 이 얘기를 왜 쓰고 잇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래 안락사글을 보다가.
엄마의 고통이 너무나 가슴아팠던 기억이 떠올랐는데.
매일밤 술한잔 하고 자요.
지금도 남편이랑 술한잔 하던중이라 좀 횡설수설 하지요.
3년8개월.
후회만 가득하네요.

IP : 112.150.xxx.19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8.3 8:51 PM (1.250.xxx.20)

    저도 젤 걱정이 마지막 병원에서 의미없는 연명치료 받는거에요.
    평소 몸이 약한데
    한번 극심한 고통을 겪어보니..
    죽을때의 고통이 두렵더라구요.
    그때는 나을수있다는 희망이 있으니 참을수 있었지만

    고통속에서 이치료 저치료 마지막 중환자실 모습은 너무 끔찍하네요

  • 2. ..
    '15.8.3 11:02 PM (58.236.xxx.91) - 삭제된댓글

    저희 엄마도 암이셨어요
    항암치료 포기하시겠다고 하셔서
    말리러 간 저에게 엄마가 물건을 집어 던지셨죠..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도 후회 가득 입니다..

    울 엄마 소원이 아프않게 가는거 였는데
    평생 좋은일없이 아빠 병수발에
    말년은 너무 아프셨네요...

    항암 부작용으로 온몸이 가려워 하셨어요..
    아프기도 아프고...

    고통 받는 환자에게 연명치료는 고문과 다를바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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