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여름철만 되면 생각나는 드라마예요.
저는 이거 할 때 보지도 못했고 본방보다 1년쯤 지나 어디 케이블에서 우연히 재방으로 접했어요.
전혀 기대도 안했던 윤은혜에 뮤지컬 연기파로만 알고 있던 오만석의 조합.
어어하다 그만 전편 다 봐 버렸네요.^^
계산 열심히 하고 있지만 사실은 허당이고 어리버리한 도시처녀 윤은혜랑
무뚝뚝한 사투리에 '뒤진다'를 입에 달고 있지만 사실은 진국 중의 진국 촌놈 오만석.
악한 사람은 하나도 없는-방은희가 그럴뻔했지만- 동네 사람들 하며
매회 제일 마지막 두 사람의 부록같은 깨알대사.
이상하게도 자꾸 보게 되더라구요. 심지어 책까지 사봤다는 거 아닙니까?^^
원작은 에피소드가 좀더 두사람에게 집중되어 있구요, 좀더 우리 이웃같은 친근함이 있어요. 에피소드 중 배 잡고 넘어갈 만한 것도 많더라구요. 로맨스신은 좀 밋밋한 편이지만 사실은 그래서 더 현실적인 느낌이 있어요. 로설에 등장하는 정도 이상의 야한 묘사나 판타지에 가까운 설정도 없고 아주 건전하고 깔끔한 내용이예요.
유튜브에도 뒤져보면 베트남이나 동남아 어디 쪽 자막을 달고 있네요. 아마 그 지역에서도 꽤 인기가 있었나 봐요.
저는 커피 프린스는 전혀 취향이 아니라서 끝까지 다 보는 것도 지겨워서 건너 뛰면서 봤는데 이상하게 포도밭은 자꾸 보게 되네요. 제가 시골에 환상 가진 것도 아닌데...
오만석은 이걸로 도약 기회 마련했다가 이혼과 이어진 친구 여친과의 연애로 일반 공중파 드라마에선 구경도 못하게 됐네요. 로맨스물보다 강한 정극을 해도 괜찮고 특히 코미디는 발군이라고 생각하는데 좀 아깝네요. 택시할 때 보면 입담도 보통 아니고 영화제 때 나와 전처 대신 상 받는다고 말하는 거 보면 멘탈도 꽤 튼튼한 거 같아요.
장택기류의 인물을 또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요즘 공중파 드라마에 이렇게 씩씩한 청년은 좀처럼 안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