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서른인데 아직도 취준생이에요.
공무원시험 다 떨어졌거든요.
20대 초중반에는 히키코모리로 살은 100kg 가까이 쪘었고요.
28에야 정신차려서 살 빼서 보통사람들처럼 날씬하진 않아도 통통정도에요.
그래서 정신차려서 공부하는데 계속 떨어졌어요. 점수가 늘 아슬아슬하게 떨어졌어요.
합격자컷이 86이면 85고 이렇게요.
근데 정신차리고 보니까 집안 사정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20대 중반까지는 중산층? 학비 걱정 없이 4년제를 1년 더 유예해서 다녔을 정도고 중간에 히키코모리 탈출하라고
부모님이 유럽으로 여행 보내주셔서 전액지원 받고 다녀왔었어요..
저 대학 졸업하고 나서 바로 아빠 사업이 휘청거렸고, 할머니 병원비가 엄청 깨졌고 그 뒤로 대출금이 계속 계속 늘어났더라고요. 요즘은 폐업하고 집 팔고, 보험 같은거 다 해지해야 할 것 같은 정도로 힘드신 것 같더라고요.
이미 적금은 다 해지하셨더라고요...
돈으로 자주 싸우시는데 그럴때마다 다 제 탓 같아서 너무 속상하고 미치겠어요.
빨리 벌어서 제 몫을 하고 싶어요..
여기저기 알바 이력서도 넣고, 과외도 구하면서 다니고 있는데..
학원강사는 이력서보고는 학벌이나 학과를 너무 마음에 들어 하시더니 만나보고서는 키랑 외모에서 아이들한테 말릴 것 같아서 안되겠다고 대놓고 말도 하시고요. 너무 작아서 아이들이 만만하게 볼 것 같다고...ㅠㅠ
나이 30살에 알바 찾는건 부끄럽지는 않아요.
제가 낭비한 20대가 더 부끄러우니까요.
근데 제가 한 사람의 몫을 해내지 못해서 우리집이 더 힘들어지고 이 나이에 부모님께 하나의 도움도 드리지 못한다고 생각하니까 왜 사나 싶고 너무 힘드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