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며느리와 시어머니

감동 글 조회수 : 1,933
작성일 : 2014-12-20 03:03:29

며느리와 시어머니 

내 나이 11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내 아래론 여동생이 하나 있다. 
전업 주부였던 엄마는 그때부터 생계를 책임지셔야 했다. 
못먹고, 못입었던 것은 아니였지만 여유롭진 않았다. 

대학졸업 후 입사 2년만에 결혼을 하였다. 처음부터 시어머니가 좋았다. 
시어머님도 처음부터 날 아주 마음에 들어하셨다. 
10년 전 결혼, 만1년만에 친정엄마가 암선고를 받으셨다. 

난 엄마 건강도 걱정이였지만, 수술비와 입원비 걱정부터 해야했다. 
남편에게 얘기했다. 남편은 걱정말라고 내일 돈을 융통해 볼 터이니 
오늘은 푹 자라고 얘기해주었다. 

다음 날, 친정엄마 입원을 시키려 친정에 갔지만, 엄마도 선뜻 나서질 못하셨다. 
마무리 지어야 할 일이 몇 개 있으니 4일 후에 입원 하자 하셨다. 
집에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그 때 시어머님께서 전화가 왔다. 
"지은아. 너 울어? 울지말고 ..... 내일 3시간만 시간 내 다오" 

다음 날, 시어머님과의 약속 장소에 나갔다. 
시어머님이 무작정 한의원으로 날 데려가셨다. 
미리 전화 예약 하셨는지 원장님께서 말씀하셨다. 
"간병하셔야 한다고요.." 

맥 짚어보시고 몸에 좋은 약을 한 재 지어주셨다. 백화점에 데려가셨다. 
솔직히 속으론 좀 답답했다. 죄송한 마음이였던 것 같다. 
트레이닝 복과 간편복 4벌을 사주셨다. 선식도 사주셨다. 
함께 집으로 왔다. 어머니께서 그제서야 말씀하시기 시작했다. 

"환자보다 간병하는 사람이 더 힘들어. 
병원에만 있다고 아무렇게나 먹지 말고, 
아무렇게나 입고있지 말고.." 말씀하시며 봉투를 내미셨다. 
"엄마 병원비 보태써라~. 네가 시집온 지 얼마나 됐다고 돈이 있겠어... 

그리고, 이건 죽을 때까지 너랑 나랑 비밀로 하자. 
네 남편이 병원비 구해오면 그것도 보태써... 
내 아들이지만, 남자들 유치하고 애같은 구석이 있어서 부부싸움 할 때 
친정으로 돈들어간 거 한 번씩은 얘기하게 되있어. 
그니까 우리 둘만 알자." 

마다했지만 끝끝내 내 손에 꼭 쥐어주셨다. 
나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시어머님께 기대어 엉엉 울고 있었다. 
2천만원이였다...... 친정엄마는 그 도움으로 수술하시고 치료 받으셨지만,

 

이듬 해 봄.. 엄마는 돌아가셨다. 
병원에서 오늘이 고비라고 하였다. 눈물이 났다. 
남편에게 전화했고, 갑자기 시어머님 생각이 났다. 

나도 모르게 울면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시어머님은 한 걸음에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남편보다 더 빨리 병원에 도착하셨다. 

엄마는 의식이 없으셨다. 엄마 귀에 대고 말씀드렸다. 
"엄마... 우리 어머니 오셨어요... 엄마..
작년에 엄마 수술비 어머님이 해주셨어.. 
엄마 얼굴 하루라도 더 볼 수 있으라고..." 
엄마는 미동도 없으셨다. 당연한 결과였다. 

시어머님께서 지갑에서 주섬주섬 무얼 꺼내서 엄마 손에 쥐어주셨다.

우리의 결혼 사진이였다. 
"사부인... 저예요.. 지은이 걱정말고. 사돈처녀 정은이도 걱정말아요.

지은이는 이미 제 딸이고요.... 
사돈처녀도 내가 혼수 잘해서 시집 보내줄께요.. 걱정 마시고 편히 가세요..." 

그때 거짓말처럼 친정엄마가 의식 없는 채로 눈물을 흘리셨다. 
엄마는 듣고 계신 거였다. 
가족들이 다 왔고 엄마는 2시간을 넘기지 못하신 채 그대로 눈을 감으셨다. 
망연자실 눈물만 흘리고 있는 날 붙잡고 시어머니께서 함께 울어주셨다.
시어머님은 가시라는 데도 3일 내내 빈소를 함께 지켜주셨다.

 

우린 친척도 없다. 사는게 벅차서 엄마도 따로 연락 주고받는 친구도 없었다. 
하지만 엄마의 빈소는 시어머님 덕분에 3일 내내 시끄러웠다. 
"빈소가 썰렁하면 가시는 길이 외로워..........." 
친정 엄마가 돌아가시고 시어머님는 내 동생까지 잘 챙겨주셨다. 

가족끼리 외식하거나, 여행 갈 땐 꼭~ 내 동생을 챙겨주셨다. 
내 동생이 결혼을 한다고 했다. 
동생과 시어머님은 고맙게도 정말 나 이상으로 잘 지내주었다.. 
시어머님이 또 다시 나에게 봉투를 내미신다. 

"어머님. 남편이랑 따로 정은이 결혼 자금 마련해놨어요.
마음만 감사히 받을께요" 
도망치듯 돈을 받지 않고 나왔다. 버스정류장에 다달았을 때 문자가 왔다.

내 통장으로 3천만원이 입금되었다. 그 길로 다시 시어머님께 달려갔다. 

어머니께 너무 죄송해서 울면서 짜증도 부렸다. 안받겠다고.

시어머님께서 함께 우시면서 말씀하셨다. 
"지은아... 너 기억안나? 친정 엄마 돌아가실 때 내가 약속 드렸잖아.

혼수해서 시집 잘 보내주겠다고... 
나 이거 안하면 나중에 네 엄마를 무슨 낯으로 뵙겠어" 

시어머님은 친정엄마에게 혼자 하신 약속을 지켜주셨다.
난 그 날도 또 엉엉 울었다. 
시어머님께서 말씀하신다. "순둥이 착해 빠져가지고 어디에 쓸꼬....

젤 불쌍한 사람이 도움을 주지도, 받을 줄도 모르는 사람이야... 

그리고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하고 울고싶을 땐 목놓아 울어버려" 
제부될 사람이 우리 시어머님께 따로 인사드리고 싶다해서 자리를 마련했다. 
시부모님, 우리부부, 동생네. 

그 때 시어머님이 시아버님께 사인을 보내셨다. 
그 때 아버님께서 말씀하셨다. 
"초면에 이런 얘기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사돈처녀 혼주자리에 우리가 앉았음

좋겠는데... " 혼주자리엔 사실 우리 부부가 앉으려 했었다
"다 알고 결혼하는 것이지만, 그 쪽도 모든 사람들에게 다 친정 부모님

안 계시다고 말씀 안드렸을 텐데... 다른 사람들 보는 눈도 있고...." 
그랬다. 난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던 부분이였다. 
내 동생네 부부는 너무도 감사하다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내 동생은 우리 시아버지 손을 잡고 신부입장을 하였다. 

내 동생 부부는 우리 부부 이상으로 우리 시댁에 잘 해주었다. 
오늘은 우리 시어머님의 49제 였다. 가족들과 동생네 부부와 함께 다녀왔다. 
오는길에 동생도 나도 많이 울었다. 오늘 10년 전 어머니와 했던

비밀 약속을 남편에게 털어 놓았다. 

그 때, 병원비 어머니께서 해주셨다고... 
남편과 난 부등켜 안고 시어머님 그리움에 엉엉 울어버렸다......... 
난 지금 아들이 둘이다. 
난 지금도 내 생활비를 쪼개서 따로 적금을 들고 있다. 

내 시어머님께서 나에게 해주셨던 것처럼, 
나도 나중에 내 며느리들에게 돌려주고싶다. 
내 휴대폰 단축번호 1번은 아직도 우리 시어머님이다. 
항상 나에게 한없는 사랑 베풀어 주신 우리 어머님이다. 

어머님.... 우리 어머님... 너무 감사합니다. 
어머니 가르침 덕분에 제가 바로 설 수 있었어요. 
힘들 시간 잘 이겨낼 수 있었고요.. 
어머님... 넘 사랑합니다..그립습니다... 
제가 꼭 어머니께 받은 은혜,

 

많은 사람들게 베풀고 사랑하고 나누며 살겠습니다.... 
너무 보고싶어요... 

- 수기공모 대상(大賞)글 -



IP : 118.33.xxx.16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2.20 4:03 AM (223.62.xxx.29)

    눈물나네요 ..
    시엄니 복이있는 며느리에요 ...
    시어머니 맘씨가 고우셔서 당대.. 후대에 복스럽게 사시겠어요 ..

  • 2. 전 이 글이 믿어지지가 않네요.
    '14.12.20 7:15 AM (220.76.xxx.65)

    왠지 희망사항을 수기로 적은 느낌이랄까???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2018 이완구 측 ˝내년 총선 출마로 명예회복할 것˝ 12 세우실 2015/07/02 2,470
462017 초2 국어시험 오답 이유 좀.. 11 초2 2015/07/02 2,616
462016 남얘기하는시어머니 2 idmiya.. 2015/07/02 1,571
462015 오늘 산 옥수수 낼저녁에삶을건데 냉장고 넣을까요? 7 미도리 2015/07/02 1,571
462014 그나마 예금액이 있는 것은.. 오호라 2015/07/02 1,156
462013 세월호443일) 아홉분외 미수습자님..당신들을 기다립니다! 9 bluebe.. 2015/07/02 631
462012 국회의장도 보기 싫어 주최자인 국회의장을 따돌렸네요 3 애도아니고 2015/07/02 1,446
462011 매실 엑기스를 오이지에 넣게되면 깻잎장아찌도.. 2015/07/02 817
462010 둘마트 플러스메이트복사용지 어떤가요? .. 2015/07/02 1,159
462009 뭐부터살까요? 3 2015/07/02 1,056
462008 남자도 이런센스있는 사람이 있네요^^ 3 모모 2015/07/02 2,687
462007 인간이 날때부터 죄인이란 말이 이해가 6 ㅂㅂ 2015/07/02 1,755
462006 서울시내면세점 1 시내 2015/07/02 849
462005 조선일보도 걱정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주병' 6 세우실 2015/07/02 3,168
462004 배우자 찾을때 가장 중요한점이 5 /// 2015/07/02 2,632
462003 낮에 들어갔던 쇼핑몰 이름이 당췌 생각안나는데 찾을수있을가요 2 겨울 2015/07/02 1,910
462002 의자가 잘 안 미끄러지게 하려면? 4 엉덩방아ㅠ 2015/07/02 2,536
462001 한식대첩 패자부활시작했어요 1 ㅅㅅ 2015/07/02 1,590
462000 과민반응인가요? 1 이게 2015/07/02 737
461999 헬로우드림 이런건 뭐하는걸까요? 3 드림? 2015/07/02 1,848
461998 리얼스토리 눈 보세요? 1 ~~ 2015/07/02 2,043
461997 ^^.. 13 매봉역 2015/07/02 3,135
461996 팔다리에 식중독 걸린것 처럼 며칠전부터 1 .. 2015/07/02 1,404
461995 82님들 베개파는 사이트 찾고 있어요.도움주세요. 4 .... 2015/07/02 1,491
461994 이삿짐 업체 추천좀요~ 82 2015/07/02 6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