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4년 11월 20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495
작성일 : 2014-11-20 08:17:45

_:*:_:*:_:*:_:*:_:*:_:*:_:*:_:*:_:*:_:*:_:*:_:*:_:*:_:*:_:*:_:*:_:*:_:*:_:*:_:*:_:*:_:*:_:*:_

역사엔 톱밥난로가 홀로 어둠을 끌어당기고 있다
저탄장 탄가루의 마른 기침소리가 들리고
아침을 여는 길은 객지를 떠돈다
막장에 들어가는 반딧불들, 날개를 떨구면
검은 산엔 절망의 삽날이 꽂힐 뿐이다
등록금 낼 때쯤이면 아이들은 학교가 불 꺼진 빈집 같다
학교에 가지 않은 몇 아이들은 울먹이는 강이 된다
잠 못 이루며 출렁이는 삶이 거품으로 올라올 때
그 빈 공간 메우자고 떠난 아이,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 아이 소식 궁금할 때마다 강물은 말이 없고
고요와 적막에 남은 논밭마저 드러눕는다
갈대처럼 함께 모여 살던 이웃들은 흔들리고 있는가
갈기 선 바람이 불자 희망의 불이 꺼진
길 아래 집들은 웅크리고
떡잎 같던 시간이 뿌리를 거둔다
시린 눈발에 하늘도 허기진 달을 내건다
달처럼 텅텅 울리는 마음은 철로로 놓여 먼 길 떠났을까
거죽만 남은 풍경은 주저앉아 빈 밭을 키우고
세간은 더 야위어 간다
장에 가신 아버지의 좌판에 햇살 가득 찰 날이 올까
아버지가 오실 길에 차단기가 내려가 있다
겨울 그놈의 겨울이 또 눈과 바람을 데리고
무쇠처럼 달려오고 있다


                 - 이길상, ≪철로변≫ -

* 전북일보 2001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_:*:_:*:_:*:_:*:_:*:_:*:_:*:_:*:_:*:_:*:_:*:_:*:_:*:_:*:_:*:_:*:_:*:_:*:_:*:_:*:_:*:_:*:_:*:_

 


 

 

2014년 11월 20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11월 20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11월 20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65329.html

 

 

앞으로도 겨울은 점점 더 춥겠구나...

 

 

 
―――――――――――――――――――――――――――――――――――――――――――――――――――――――――――――――――――――――――――――――――――――

”세상 모든 것엔 금이 가 있다.
빛은 거기로 들어온다.”

              - 레너드 코헨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7088 태국 자유여행 다녀오신분있나요? 16 태국여행 2014/11/20 2,790
    437087 무능력한 남편 vs 막장 시어머니(시댁) vs 제멋대로 자식 14 궁금 2014/11/20 4,713
    437086 강아지 있는 집 밤외출시 불 켜두나요? 3 초보 2014/11/20 2,134
    437085 2014년 11월 20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2014/11/20 495
    437084 미국에서 소매치기 당했어요 16 마칠지 2014/11/20 3,639
    437083 꼴찌 도맡아 하는 초1아들.선생님과상담..ㅜ 27 초1맘 2014/11/20 4,986
    437082 드라마 불꽃의 주제는 뭘까요? 23 재미 2014/11/20 3,192
    437081 기독교인들만 봐주세요 36 질문 2014/11/20 2,128
    437080 아이의 엉뚱한 상상력이란 ^^ 4 2014/11/20 822
    437079 브래지어 얼마나 오래 쓰세요? 15 살림살이 2014/11/20 4,415
    437078 묵주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2 탕수연 2014/11/20 1,808
    437077 김치협회 전라도 김치 레시피 16 김치 2014/11/20 5,851
    437076 아이폰 다운로드 2 맞아요 2014/11/20 729
    437075 술마시고 밤을 새웠네요. 사회생활 참 쉽지 않네요. 10 휴.. 2014/11/20 2,683
    437074 가게이름 지어주면 사례하신다는 분..소식이 없으시네요. 3 어디갔지 2014/11/20 1,700
    437073 강아지의 심리 14 랄라 2014/11/20 2,920
    437072 떠들썩하게 이별하지 마세요. 3 길떠나는 길.. 2014/11/20 3,192
    437071 남편 사무실의 새여직원 그리고 푹퍼져있는 나... 70 고민 2014/11/20 22,222
    437070 이 정도의 층간소음은 참아야 할까요? 15 소워니 2014/11/20 3,837
    437069 이노라이프, 간첩 사건의 증인, 전남편 “국정원으로부터 돈 받아.. 1 light7.. 2014/11/20 529
    437068 미떼 광고 보고 훌쩍 3 광고 2014/11/20 1,393
    437067 That's it 이라는 표현.. 10 파란하늘 2014/11/20 2,695
    437066 기독교신자 중에 얻어먹기만 하던 여자 있는데 9 뻔뻔해 2014/11/20 1,890
    437065 조선시대 서민들 사는거 짐승수준 아닌가요? 67 흠흠 2014/11/20 7,320
    437064 칼에 베었는데 진통제로 타이레놀 먹어도되나요? 2 ㅠㅠ 2014/11/20 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