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82년생이에요.
영어 사교육 한번 받아본적 없었고 외국은 27살때 처음 나가 봤습니다. (처음 나가 바로 살았어요~)
중학교때부터 영어듣기평가 비롯 영어성적 거의 백점에 틀려봐야 한 두개.(주로 문법에서)
고등학교때 반 친구중에 영국에서 7년살다온 친구, 미국에서 5년 살다온 친구 있었는데
갸들은 은근 영어 잘 못하더군요. 일단 스피킹, 라이팅은 뭐 제가 절대 못따라가지만
한국 영어교육엔 적응을 잘 못해서인지 시험성적으론 영어 제가 걔들보다 잘했어요.
수능에서도 영어는 만점 받고
대학교 1학년때부터 제가 있던 시에서 국제대회나 축제같은거 열릴때마다 자봉으로 통역 재미나게 했었습니다.
과는 영문과 아니었구요.
후에 회사에서도 미국 바이어들 오면 제가 데리고1박2일 데리고 다니면서 관광시켜주고 통역 다 했구요.
주눅들지 않고 겁 안먹고 미팅 다 참여하고 외국 출장 다녔습니다.
다들 제가 그때까지 비행기 한번 안타봤다 하면 놀라고 했던 추억이 있네요~
여기까지는 일단 영어를 좀 잘했다고 생각하는 제 얘기에 대해 풀어봤구요.
(사실 요즘은 뭐 초등학생부터 영어를 너무나 잘하니 이제는 잘한다고 말 할 수 없겠지만
제가 대학다니던 00학번때를 생각하면 그래도 지금이랑은 분위기가 달랐어요 .)
제가 영어를 접했던건 초등학교 3-4학년때 집에 채널2번에서 AFKN이 나왔어요.(채널 넘버까지 기억남)
엄마 없을때 우연히 티비를 돌리다가 그 프로에서 무슨 드라마를 하는데
정말 키스신이 완전 십초동안 나오는거죠.
어린나이에 경험한 충격과 경악을 얹은 호기심 출동!!!
그때까지만해도 국내 드라마는 그런 키스신 거의 없었고 있어도 남자가 여자 얼굴 다 포개서 남자 머리만 보이던...
바로 그때부터였어요.
집에 엄마가 집을 비우기만 하면 티비를 켜고 AFKN을 틀었습니다.
그리고 기다렸습니다. 드라마를 하기를......
기억나는 드라마가 뭐 제너럴 호스피털이랑 베이왓치 뭐 이런거 였던거 같아요.
튼다고 바로 드라마 하지 않습니다. 뭐 무슨 군인옷입은 사람이 앉아서 뉴스를 하기도 하고
(그때는 그 채널이 한국에 있는 미군을 위한 방송이니 뭐니 이런거 전혀 몰라서
뭔 군인들이 자꾸 나오고 그런 다큐 같은게 나오는지 좀 이상했다죠.)
뭔말인지도 모르고 드라마 할때까지 계속 그 앞에 앉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어요.
정말 지루한 순간이었지만 딴짓을 하면 드라마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화장실 갈때 빼고
오두커니 앉아 그 채널을 죽자고 보고 있었답니다. ㅋㅋㅋㅋ
저녁5시쯤 했던 제퍼디라는 퀴즈쇼..그거 끝나면 하는 휠오브포츈..이것도 기억나네요.
집을 자주 비워주셨던 엄마덕에 정말 얼마나 뜻도 모르면서 그 프로를 봤는지.
오로지 키스장면이랑 베드신 보려고..ㅋㅋㅋㅋ(저 좀 까졌었죠....ㅜㅜ)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영어에 거부감없이 자연스럽게 접하고 듣게 된게 바로 그 리스닝이었던 것 같아요.
그 앞에 앉아서 드라마 언제나오지? 란 생각을 하며 나름 보고 들었던 거죠.
그게 장시간 지속되다보니..그 드라마도 왠지 스토리가 이해되고 다음 시간이 기다려지고
뉴스에서 나오는 자막같은거 뭐 영어로 쓰여있는 미군들을 위한 행사들..이런 자막들
읽혀지고 가끔 꽂히는 단어가 있으면 그거 하나 찾아보고..
그리고 나서 미국 살다온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한테 얇은 호러 소설같은게 꽤 많았어요.
막 서로 연애하다가 남자가 갑자기 싸이코되고 그런 내용들...
할리퀸소설 마냥 뭔 시리즈로 있었는데...그게 단어들이 그닥 어렵지 않고 쉬워서
보면서 이해가 된다는게 너무 신기해서 그리고 심지어 재밌음을 느끼기까지 하다니.ㅎㅎ
친구한테 엄청 빌려다 읽었네요.
중고등학교 통틀어 영어학원 한번 안다니고 대학가서도 2,3학년쯤 되면 많이들 나가는
어학연수도 못가봤네요.
어릴때부터 나름 외국문화라는걸 티비나 책을 통해 접했다면 접해서 관심은 정말 많았고
꼭 가보고 싶었는데 형편이 좋지 않아 저는 방학때나 그리고 학년을 한학년 휴학하고 등록금을 벌었었거든요.
그래도 사회생활하고 하면서 오히려 외국 나갔다 온 친구들(1-2년 살다온..ㅎㅎ)
정작 외국인들 만나면 어버버하고 당황할때 저는 그러지 않았던 것 같아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갑자기 장황하게 위에 써놓고 나니 밑에 어떻게 끝마쳐야할지 몰라 맥을 툭 끊는 듯한 느낌으로 글마칩니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