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걷기 운동 하다가 ...

기억 조회수 : 1,445
작성일 : 2014-09-26 12:41:12

혼자 있을 때,별로 어렵지 않은 일들을 하고 있을 때,

-주로 설거지.걷기.샤워 -중에 잊고 싶었던 일들이 떠올라 괴로운 적이 많았어요.

중요하지도 않은 일.그런 것까지 기억하고 있었나 스스로 놀랄만큼

사소하고 자잘한 일들이 ,막 기어나온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로

별 게 다 생각나서 그때의 감정까지 같이 떠올라 부끄럽고 창피하고 화나고 분하고 그렇더군요.

 

어렸을 때 외할머니가 청소하시면서 혼자 계시면서 구시렁구시렁

누군가 욕을 하기도 하고 저주하기도 하고,그러시는 걸 본 기억이 있어요.

할머니가 되면 저렇게 되나보다 하고 말았는데

점점 나이들면서 제가 그러고 있고,주위 제 또래 -40대중반- 사람들도

설거지 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욕을 하고 있더란 말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이게 늙어가는 모습인건가 그러고 말았는데요.

그래도 괴롭더라구요.벗어나고 싶고,이런 기억 이제 안떠올리고 싶은데

왜 혼자 있을때면 불쑥 침범할까 궁금하기도 했구요.

 

결혼해서 시집.남편.아이 순으로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클 갈등을 겪고,

이해하고 인정하는 방향으로 마음수련을 많이 하다보니

이제 가족들과 화목하게 지내는 편이고,친분관계의 사람과도 무난하게 지내는 편이에요.

남을 탓하기보단 그럴수도 있는거지.완벽하길 바라면 나만 힘들지 하는 마음으로

이해하고 인정하고 ,아이들은 특히 그냥 한번 더 안아주는 마음으로 갈등을 해소해왔는데요.

 

얼마전 걷기운동을 하다 또 나를 괴롭히는 불편한 기억들로 한바탕 속을 끓이다가

문득,나의 주위사람은 모두 이해해주려고 하고 안아주려고 하면서

왜 내가 했던 과거의 나의 찌질하고 창피하고 바보같았던 모습은 그리 못마땅해하는걸까..

란 의문이 들면서,그 기억들을 향해 괜찮아.어렸으니까 그랬지.라고 한번 중얼거렸어요.

 

신기하게도 기억이 슥 흩어지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샤워나 설거지를 하면서도 이제 그 기억은 저를 안찾아오는 것 같아요.

대신 다른 기억들이 계속 계속 떠오릅니다.

어떨 땐 와~내가 이런것까지 기억하고 있구나 하고 놀라요.

30년 전 일도 기억하고,더 어릴때 일도 기억하고,

 

치매환자들이 현재의 일은 기억못하고 과거의 일만 기억한다더니.

사람의 기억이란 건,과거로 향할 수록 더 생생해지는 건가 봐요.

 

제가 얼마나 심했냐면 작년까지만 해도 설거지 하다보면

아이들이 엄마 왜? 누구보고 바보라고 하는거야? 물은 적이 많았는데요.

이젠 그러지 않네요.방금 운동하고 샤워하고 머리말리기까지

떠오르는 기억없이 ,그냥 이제 뭐하고 뭐해야겠다.그렇게 생각하고 일들 마치다가

아,이제 나를 괴롭히는 기억들에서 슬슬 벗어나고 있구나 ,

기쁜 마음에 글 써봅니다.

 

 

 

 

 

 

IP : 1.235.xxx.22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9.26 1:35 PM (124.51.xxx.92)

    저도 그럴 때가 많아요.
    좋은 일,기쁜 일도 분명 있었는데 왜 안 좋은 기억들만 자꾸 떠오르고 잊지 못하는 걸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0403 갑자기 쓰러지는건 어떤 이유일까요? 5 로사 2014/09/26 2,677
420402 강아지 정말 잘 키워주실분 혹시 계실까요? 6 snnkla.. 2014/09/26 1,922
420401 하버드간 금나나, 박원희 얘네 요즘 모하고 사나요? 10 ... 2014/09/26 13,253
420400 매운 닭발 자주 먹어도 괜찮을까요? 4 닭발원츄 2014/09/26 5,706
420399 맞벌이 하시는 분들 언제까지 하실 거에요? 16 하기 싫다 2014/09/26 3,184
420398 10년만의 재취업 ㅠㅠ 6 7890 2014/09/26 2,411
420397 중국산 고추가루10kg..이걸 어쩌죠? 10 여우누이 2014/09/26 2,652
420396 법원공무원 ‘원세훈 무죄 판결 이범균 부장판사에게 공개질의’ 눈.. 4 브낰 2014/09/26 889
420395 중3아이 스마트폰 구입. 3 궁금 2014/09/26 972
420394 토마토 스파게티소스,,,3달 지났는데 먹어도 4 될까요? 2014/09/26 1,952
420393 진짜 결혼한거보다 그런 사랑받아본게 더 부러우세요?? 2 asdf 2014/09/26 1,866
420392 남편이 집에서 살림하고 여자가 나가서 버는건 부모들이 환영할까요.. 6 멍멍 2014/09/26 1,648
420391 마그네슘, 아연, 브라질넛 피부에 도움이 되는 건 뭘까요?! 2 궁금 2014/09/26 2,918
420390 사라진 7시간과 김종필. 7 닥시러 2014/09/26 3,146
420389 생일파티모임없는 초1생.. 어찌할까요 7 ... 2014/09/26 2,156
420388 서영석의 라디오 비평[9.26] - 인간 이하 친일파와 짐승만도.. lowsim.. 2014/09/26 423
420387 건대근처 마사지 추천해주세요 2 새옹 2014/09/26 963
420386 걷기 운동 하다가 ... 1 기억 2014/09/26 1,445
420385 아침부터 장장 3시간을 마늘 빻고계신 이웃.. 15 >.&.. 2014/09/26 2,532
420384 40대랑 청소년 실비보험 드신 분들 대략 얼마쯤 내시나요? 8 .. 2014/09/26 1,919
420383 한국과자 5년후.. 3 잠깐웃어요 2014/09/26 1,983
420382 평발이신분 다리는 안 피곤 하신가요? 날으는 돼지.. 2014/09/26 493
420381 진짜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 많네요 4 호박덩쿨 2014/09/26 1,932
420380 부업 어떤거 하고 계시나요? 공유해요.. 4 dma 2014/09/26 3,216
420379 '일이 눈에 보이고, 안 보이고' 차이 ''''''.. 2014/09/26 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