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뮤지엄 아워스

갱스브르 조회수 : 840
작성일 : 2014-06-15 15:03:51

극중 인물이 뮤지엄의 배경으로 보이는 영화

배우들의 대사량보다 영상언어가 더 풍부하다

어느 하루의 시간이 빛의 농도를 따라 간다

그림이 실체인지 군중과 도시의 공기가 실체인지 편집 또한 건조하고 무심하다

삶의 본질은 지루함과 인내라는 걸 곳곳에 깔고있다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거나

전화를 하고 우는 아이 달래고 지팡이 집고 걸어가는 노인들의 굽은 등

정류장에서 초조하고 심드렁하게 버스를 기다리는 우리의 장면이

몇 백년 후엔 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그림이 된다

그렇게 찬양하고 흠모하는 예술의 한 컷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러니 예술은 매 순간 일어나고 쌓인다

평범한 일상의 지문으로 꽉 채운 영화지만

장면 장면이 넘어갈 때마다 물음표가 온다

삭막한 하늘을 나는 새와 똑닮은 어느 화가의 옛그림이 교차할 때나

그나마 주인공인 두 남녀의 어설픈 대화가 진지해질 때라든가

과감한 생략으로 마무리를 예측하게 하는 감독의 속내가

이렇게 단순 집약된 영상을 통해서도 가능하구나..하는 신기함 때문이다

일거수 일투족 수다로 풀었던 친구와... 만나면 대화는 드문드문이지만

그 침묵이 오히려 다정했고 편안했던 친구...

그런 영화다

억지로 말을 건네기보단 500년된 나무처럼 다 껴안을 수 없는 무수한 이야기가

회색 영상 안에 넘치고 넘친다

덜어내는 것이 채우는 것임을 느끼게 한다

이 고요한 맘이 얼마나 오래 갈까 싶지만...

IP : 115.161.xxx.10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6.15 4:39 PM (114.205.xxx.245)

    갱스브로님 감상평을 읽어 보니 그때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알듯 말듯한 느낌이 좀더 명확하게 자리를 잡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1832 압구정재건축, 서울땅 1만제곱미터 추가 발견 17:56:31 147
1741831 집 내놓고 이사 예정인데 에어컨이 고장났어요.. ㅠㅠ 3 나름 17:54:00 184
1741830 아까 아가냥 입양관련 글올렸던 사람인데요 1 이번엔 17:53:39 66
1741829 매미와 잠자리 여름은 간다.. 17:52:33 49
1741828 만약 50억이 생겨 학군 필요없는 서울에 집을 산다면 1 상상 17:51:05 315
1741827 50초반 알약 먹기가 힘드네요 1 ... 17:50:12 116
1741826 내이럴줄(주식) 4 ... 17:47:34 486
1741825 요즘 SKY공대생도 휴학 많이하나요? ..... 17:46:30 142
1741824 한미 관세 협상에 日누리꾼 반응 4 에어콘 17:43:30 672
1741823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고 싶어서 미치겠어요. 6 음.. 17:41:49 570
1741822 학원과 과외병행해도 효과없는 경우 있겠죠? 땅지 17:41:22 83
1741821 아들 사진 자꾸 보내는 동생.. 15 . . 17:39:21 971
1741820 늙는다는 건 자기가 늙는 걸 바라보는 일이라는데 맞나요 5 17:38:02 584
1741819 드라마 불꽃 보다 보니까 ... 17:37:53 197
1741818 강북쪽 디스크 진료 잘 보는 병원... ... 17:36:48 50
1741817 옹녀 지인에 관한 이야기 8 덥네요 17:36:33 851
1741816 지금 대천해수욕장 3 .. 17:31:39 684
1741815 혹시 이거 써보신분 계신가요? 걸레세탁기 17:31:00 191
1741814 BBC에서 평가하는 한미협상.jpg 19 와우 17:24:01 1,877
1741813 이사람이 일본총리에요?? 7 ㄱㄴ 17:17:19 949
1741812 걸을때 발에 힘을 엄청 주네요. 3 ㅇㅇㅇ 17:14:44 622
1741811 당근 채썰어 놓으니 좋네요 4 요리 17:09:58 1,197
1741810 컴활 어떤 유투브로 공부하시나요? 1 감사합니다 17:08:41 203
1741809 尹 측 "실명 위험·경동맥 협착·체온조절 장애 우려…수.. 40 질질 끌고 .. 17:07:26 2,183
1741808 더워서 새벽에 잠이 깨요 1 17:07:16 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