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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나무옹이에 새 한 마리가 구겨져 있다
다물어지지 않는 부리 위를 기어 다니는 어두운 벌레들
작은 구멍에 다 들어가지 않는 꺾인 날개가
바람에 흔들리는 이파리들의 그림자를 쓰다듬고 있다
누군가가 억지로 밀어 넣은 새의 몸을 오래도록 들여다본
나도 분명 그런 적이 있었을 것이다
어울리지 않았던 것들의 속을 채워보기 위해
아귀가 맞지 않는 열쇠를 한 번 밀어 넣어 보듯이
혼자 날아가지도 못할 말들을 해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둥근 머리통을 한참 보다가 눈이 마주친다
이쪽의 눈과 저쪽에 있는 새의 눈이 마주치자,
여태껏 맞아본 적 없는 햇빛이 머리 위로 쏟아진다
머리통이 간지러워져서,
나도 어딘가 머리를 드밀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방에서 방으로 옮겨갈 때의 걸음을 생각해보니
나는 언제나 이곳과 저곳의 국경을 넘는 사람인 거 같아
누워있는 사람의 말을 대신 전할 때
구겨진 새의 몸을 손으로 감싸서 누구한테 내밀 듯
나도 어떤 말인지 모를 말들을 했던 것 같아
새의 부리가 날보고 웅얼거리는 것 같아서
내 귀가 어쩌면, 파닥거리다가 날아갈 것 같아서
나무옹이를 나뭇가지로 쑤신다
좀 더 따뜻한 곳으로 들어가라고
삼키지 못할 것들을 밀어 넣듯이 밀어 넣는다
- 김진규, ≪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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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6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3월 6일 경향장도리
※ 박순찬 화백의 휴가로 ‘장도리’는 쉽니다.
2014년 3월 6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27021.html
2014년 3월 6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403/h2014030519584675870.htm
보고 듣고 배운 게 다 그런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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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미친 척 하고 딱 20초만 용기를 내 볼 필요도 있어.
진짜 딱 20초만 창피해도 용기를 내는 거야.
그럼, 장담하는데 멋진 일이 생길거야.”
-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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