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만으로 1년이 좀 넘었네요.
아직 아이는 없고 신혼기간 내내 저는 아이는 없어도 된다는 입장이었고,
남편은 그런 저의 의견을 따른다는 주의였어요.
그런데 며칠 전 임신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병원에서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뭔가 상상만으로도 너무 좋은가봐요.
결국 임신은 아니었고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받으려고 약국에서 기다리는데
어린이 용품만 보면서 이건 귀엽고 이건 어쩌고...
그러는 걸 보면서 정말 한 명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어요.
지금은 젊고 둘만 있어도 재밌으니 아이가 없어도 별 느낌이 없지만
아이를 원했던 남편이 나이가 먹으면 저에게 원망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남편은 자기 자신은 아이 때문에 경제적으로 하고 싶은 걸 다 못 누리며 살아도 괜찮고,
아이 역시 많이 사랑해주면서 기르면 경제적으로 좀 부족하더라도
행복한 아이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대요. 어렸을 적 자기 자신처럼.
근데 저는 그렇지 못할 거 같아서 차라리 제가 불행해지느니 자기가 아이 욕심을 버리겠다 하더군요..
하아...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사랑이 넘치고 다정한 남편한테 나 혼자 행복하자고 이 사람이 누리고 싶은
행복 중 하나를 뺏는거 같아서 마음이 좀 그랬어요.
결혼도 그렇고 아이도 제가 내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해줬고,
결혼생활도 더 없이 행복하지만 저는 마치 무슨 인생의 숙제가 남아있는 듯 마음이 무겁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분으로 아이를 갖는건 맞지 않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