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드라마 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았는데
세결녀는 토 일 그 시간 대에 볼 만 한 게 없어서
시간 때우기 용으로 보게 되었어요.
근데 다른 드라마와는 달리
모든 인물들의 행동들이 개연성이 있어서
전개되는 내용이 다 수긍이 가네요.
현수 얘기 제외하구요 ㅎㅎㅎ
특히나 채린이가 시집 식구(도우미 할머니 포함)들과 펼치는
이야기들은 매회 흥미진진.
채린이 결혼할 때쯤 여기 82분들이 그러셨잖아요.
채린이 집이 몰락한 집안인데 속이고 들어왔다가 들통나서
시어머니 기함하고 결국 이혼시키며 구관이 명관입네~
할거라구요.
근데 채린이 성격 땜에 결국 이혼하게 되겠군요
유아적이고 자기위주고(뭐 이것도 유아적인 성격),남들 눈치도 모르고, 배려도 없고 등등)
사람이 나쁜 사람은 전~~혀 아닌데
다른 사람 맘을 헤아릴 줄 모르니 결국 악한 사람이나 마찬가진거죠.
작가가 채린이 성격을 은근 암시하는 부분들도 재밌어요.
자기방에 인형(아마 마론 인형일듯)이 한가득에,인형옷입히는게 취미였다 하고
친구 거의 없고(정기적으로 만나는 대학동창모임 제외.그건 공식적인 거니깐요)
슬기를 전처자식이 아니라 마치 남편 애인인 것처럼 느끼는지
사사건건 질투하고 경쟁상대처럼 생각하잖아요.
자기 아버지가 완고했던 사람이라 정을 제대로 못 받았는지
남편을 아버지라 생각하고 대신 애정을 갈구하나봐요.
엄마처럼 자길 떠받들어주던 결혼 전 시어머니 모습을 보고
우쭐거리며 시집 왔겠지만
드라마 전개상 아버지 재산 사회환원에 시어머니 돌변하고
믿었던 남편은 슬기만 예뻐하고 자긴 예뻐해주지 않고
(솔직히 아빠의 슬기에 대한 애정도 약간 비정상인 것 같아요.
하긴 그래야 이혼한다는 설정에 조금이라도 개연성 부여하겠죠)
게다가 슬기는 지 엄마 쏙 닮아서
냉정하고 까탈스럽고 좋고 싫음이 명확한 아이죠.
제대로 못 살고 갈등을 증폭시킬 삼박자가 착착 맞아요.
슬기 다그치는 거,녹음기 부수는 거 보면
언니가 동생 질투하는 것 같아요.
요런 소소한 에피소드나 대사 보면서 주변 사람이면 걱정되겠지만
뭐,드라마니까,흥미진진하네요.
다양한 인간군상을 엿보는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본달까?
오로라 이후에 등장인물에 몰입안되고 시니컬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네요 ㅎㅎ
모든 등장인물이 다 그럴 법하게 행동하는데
애정이 가는 인물은 없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