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런 증상이 단순히 갱년기일까요?

씁쓸 조회수 : 1,857
작성일 : 2014-01-09 21:38:56

올해로 마흔 다섯 된 아줌마입니다.

남편과는 결혼한 지 18년 되었네요. 중3 아들 녀석 한 명.

남편은 대기업, 저는 작은 기업 다니다가 프리랜스로 일하고 있어요.

밥은 먹고 삽니다.

아니 솔직히 밖에서 보면 너무 잘 살게 보여요^^ 저도 그런 자부심 같은 게 있었고요.

그런데 3년 전 제가 많이 아프고 난 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졌어요.

저는 정말 엄청 성실하고 일 중심적인 사람이었는데

건강을 잃으니 정말 너무 허무하더군요. 남편, 자식 다 소용없음은 물론이고요.

일을 줄이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제 인생에 대해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네요.

참 통속적이게도 그동안 믿고 있었던 것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

아니 지속적으로 조금씩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는 것 같아요.

가령 아무리 싸우고 사이가 벌어져도 남편이 나를 사랑하고 나 역시 그렇다고

굳게 믿었는데 그냥 어느 날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 저를 알게 되었어요.

겉으로는 특별한 변화가 없지만 그 속은 아주 다릅니다.

웃긴 게 남편은 지금도 저를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거짓말은 아닐 거라는 것은 알지만 뭐랄까, 남편도 어떤 환상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아요.

워낙 계획을 가지고 움직이는 자존심 강한 스타일이라

같이 사는 여자를 사랑하지 않으면, 스스로 못견디는...

좀 있으면 아이가 귀가하고 남편도 오겠지요. 혼자 있는 이 시간 자잘한 실금이 잔뜩 간 제 인생이

불현듯 너무 후회되고 슬프고 그럽니다.

제 20대에도 82와 같은 언니들이 있었으면 제 욕망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었을텐데..

날마다 가면 쓰고 사는 것 같아 참 힘드네요.

IP : 61.254.xxx.6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개나리1
    '14.1.9 9:48 PM (211.36.xxx.211)

    뜬금 없는 소리지만 남편들은 사랑한다 라고 밖에 말 못 할것 같아요. 얼마나 들들 볶이고 꼬투리잡히겠어요.
    부인을 사랑하니 아니 별로 깊게 생각 안하고ㅈ살듯

    안사랑한다면 저녁밥상이 없어지니..

  • 2. 다들 그러고 살아요
    '14.1.9 9:49 PM (110.47.xxx.81)

    그게 인생인 것을요.
    단순한 갱년기든 새삼스레 자아를 성찰하려는 욕심이든 너무 깊게 생각마시고 대충 행복하다 믿으며 살도록 하세요.
    더 깊이 파봐야 인생 거기서 거기예요.
    김어준이 그럽디다.
    인생, 졸라 짧다고...

  • 3. 자유인
    '14.1.9 9:52 PM (175.213.xxx.188)

    갱년기거나 사추기 아닐까요 이또한 지나가고 평상심으로 돌아올꺼예요...
    이럴때 사람에게서 위안을 얻고싶겠지만...나중 에 후회하는일이 또 생깁니다.
    종교를 갖어 보세요..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 4. 사람들
    '14.1.10 4:44 AM (99.226.xxx.84)

    모두 완벽할 수 없습니다.
    어떤 취미나 동호회 혹은 새로운 지식(학교나..)을 아주 새로운 것으로 시작하시면서
    마음을 그 곳에 두어 보세요. 그러다보면 다시 마음을 되잡으실 수 있을겁니다.
    쓰지 않던 근육과 관심을 쓰세요.

  • 5. 사랑하니까
    '14.1.10 10:48 AM (65.188.xxx.29)

    사랑한다 하겠지요. 차라리 솔직하게 싸워보시면 좋을까요?

    많이 가지셨는데 잘 모르시는게 아닐지. 솔직하게 싸워보세요 생각의 다른 국면이 있을 수 있죠. 원글님 속으로 벽을 쌓고 단정하고 그런게 느껴져요. 저도 건강이 없는데 풍족한 원글님 부러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1965 요즘 중학생들은 다들 이성친구가 있다네요 9 여기 2014/01/16 2,013
341964 탄산음료 처음 마시는 추사랑 2 ㅇㅇ 2014/01/16 3,171
341963 인천국제공항에서 급히 시계를 4 rmq 2014/01/16 1,392
341962 서초동이나 반포동 한의원 1 2014/01/16 983
341961 탐나는도다 감독판 보내달라고 하셨던 분들.. 11 감독판.. 2014/01/16 1,799
341960 페르시아 수직 카페트에 꽂혔어요ㅠㅠ 말려주세요ㅠㅠ 3 .... 2014/01/16 1,486
341959 곧 외할머니가 된다네요 6 .. 2014/01/16 2,659
341958 새우볶음밥보관 3 ? 2014/01/16 3,039
341957 우보, 편강 한의원, 아토미?? 어디가 좋을지 1 7777 2014/01/16 886
341956 자식 걱정은 해도해도 1 고민이 끝이.. 2014/01/16 1,633
341955 감격시대 6 dd 2014/01/16 1,773
341954 남자들이 말하는 여우같다 는? 8 여우과 2014/01/16 13,174
341953 바비리스 미라컬 쓰시는분들요~ 11 지름신 팍팍.. 2014/01/16 3,949
341952 영화 추천 3 심심한 2014/01/16 754
341951 시골에 혼자사시는 아버지를 위한 음식은? 18 음식 2014/01/16 2,931
341950 천상배우 칠봉이 유연석 5 칠봉앓이 2014/01/16 2,440
341949 의료비 공제 말인데요 3 연말정산 2014/01/16 1,175
341948 이럴경우 어떻게 하는것이 좋을지요? 6 정황상..... 2014/01/16 1,199
341947 대통령 직속기관, “생계형 서비스 업종 퇴출 전략 추진해야”… .. 7 헐~~~ 2014/01/16 1,516
341946 네이버 쪽지들 중에 몇십개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어요 3 ... 2014/01/16 1,151
341945 베네룩스 3국을 가려고 하는데 정보좀 주세요 16 베네룩스 2014/01/16 1,781
341944 부가세 신고관련 문의 드려요 (자영업자) 1 삼생이네 2014/01/16 966
341943 지난 번에 애기 피부 때문에 힘들어 했던 엄마예요 4 ..... 2014/01/16 1,490
341942 아..정말..돌아버리겠어요.. 52 방학이시려... 2014/01/16 18,162
341941 너무 이상한 일이 생겼어요 6 너무 이상해.. 2014/01/16 2,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