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바람에 에누리가 없다
아주 쌀쌀맞고 싸하다
이상하게 날이 추우면 강남 도심은 푸석하고 메마르고 운치가 없다
점심 때 우르르 밥 먹으러 나왔다 사라지는 모양이 너무 일사분란하고 표정이 없어 더 그렇다
그나마 하나 있는 절은 돈 냄새 물씬 나는 강남의 악세사리처럼 향기 없이 외따로 서있기만 하고
따뜻하게 맘 녹여주던 전통차도 그 맛을 잃어 본전 생각 나 안 가게 된다
부처님 만나려면 돈이 든다...
아는 언니 사무실에 가 직접 타준 코코아에 휘핑크림 잔뜩 올려 먹는데
쓰러지게 좋다
게다가 잣 한 스픈까지...
코코아랑 잣이 이리 어울릴 줄이야...
건물 안에서 똑 떨어진 밖을 보니 그 희뿌옇던 시내가 앵글 안에 들어온 이미지처럼 옛스럽다
사무실 안 LED조명 탓인지..달콤하고 고소한 코코아에 취해서인지
돈 냄새 작열하던 그 절이 신성하게 서있다
아무래도 코코아가 내 맘을 녹여낸 모양이다
아직도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