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로서의 소명과 같은 내용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는 순전히 직업적인 면에 대해서 쓴 것이니,
이런 점에 민감하신 분들은 살포시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전 사범대를 나왔어요.
그래서 졸업과 동시에 임용 준비를 3번 하다가,
이대로 계속 하다가는 진짜 시험폐인 될 것 같아서 접고 취업을 했습니다.
취업도 쉽게 되지는 않았어요.... 거의 1년 가까이 구직을 했는데도 별로 좋은 곳에 취직하진 못했어요.
거기서 지금까지 일하다가 곧 퇴사합니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생지도 하고... 그런 건 좋아요. 적성에도 맞고, 학생들이랑 있는게 좋아서 사범대에 간 거니깐.
하지만 임용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계약직 신분이니.... 그게 마음에 걸려서 취업을 했던 거였죠.
하지만 취업 쪽도 정규직이라고는 하나, 개인사업자의 사업장이다보니 이 사람이 사업을 접으면 저도 끝인거니
정규직 같은 느낌이 안 났어요.
그리고 이직을 하기에도 어려운 느낌이 많이 들었구요.
그런데 막상 나오니 걱정되는 건 사실이네요....
기간제 교사라는 신분이 사회에서는 어떻게 느껴질지...ㅠㅠ
일단 제 자신은 기간제 교사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급여 면에서도 그렇고, 본인 능력으로 계약을 이어갈 수만 있다면 계속 이어갈 수도 있고.
또 여자들은 사기업에서 나이 먹어서까지 버티기 힘든데, 기간제교사는 아이 낳고 쉬었다가도 경력만 있으면
다시 나가서 시간강사든 기간제든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사범대나 교사 쪽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ㅠㅠ
그냥 교사라고 말하면 착각할까봐 '기간제 교사로 일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면 그게 뭐냐고 물어서 구구절절 설명...해야 하고 ㅋㅋ
중간에서 소개팅이라도 받을라치면 기간제 교사에 대한 정보가 없는 남자들은 '기간제'라는 말은 쏙 빼놓고 '교사'라는 말만 알아들어서 정교사인 줄 알고 소개팅 받았다가 나중에는 계약직인 것 알고 돌아서고.....ㅎ
주변에서 그런 일들을 좀 자주 봤었습니다......ㅠ 사실 최근에도 그런 일이 있었어요.
과 동기(기간제 교사)가 소개팅을 받았는데, 남자분이 착각을 하고 있었더라고요...ㅎ
남자의 인성 문제라고도 말하실 분 있으시겠지만, 물론 그런 남자들도 있겠죠.
하지만 그것보다도, 기간제 교사라고 하면 꺼리는 분위기가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ㅠㅠ
저의 원래 직장인 개인사업장 정규직에 비하면 계약직이라도 나쁘지 않은 처우인데도요....
그런 면이 많이 걱정이 되네요...ㅠㅠ
쓰고 보니 '돈생각만 하는 사람이 무슨 교사는 교사야'라고 생각하시는 학부모님들도 있을 것 같은데....
이 글의 초점을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학생들을 사랑하고 가르치고 바른 길로 계도하는 것.... 그건 기간제이든 정교사이든 아주 기본적으로 해내야 할 일이죠!
저는 그런 교직윤리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를 떠나서 직업적인 면에서, 원초적인 먹고 살기의 문제와 대우의 문제에서 걱정이 되어서요....
또 기간제 교사가 수명이 길지 않으니.. 그런 것도 걱정되긴 하는데 지금 있는 곳보다는 나아 보이기도 하여... 갈팡질팡하는 참입니다 ㅠ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