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김윤상 대검 감찰1과장 사의 표명 전문

fauntaine 조회수 : 2,831
작성일 : 2013-09-14 14:59:47


대검 감찰과장이 사의를 표명하며 글을 올렸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아들딸이 자라 역사시간에 2013년 초가을에 
훌륭한 검찰총장이 모함을 당하고 억울하게 물러났다고 배웠는데 
그때 아빠 혹시 대검에 근무하지 않았냐고 물어볼 때 대답하기 위해서이다."
게다가 감찰과장이 감찰 착수 사실을 언론을 통해서야 알았다고 하네요.
이 나라, 걱정입니다.. 

▣ 김윤상 대검 감찰1과장 사의 표명 전문


제목 : 내가 사직하려는 이유

또 한번 경솔한 결정을 하려 한다. 타고난 조급한 성격에 어리석음과 미숙함까지 더해져 매번 경솔하지만 신중과 진중을 강조해 온 선배들이 화려한 수사 속에 사실은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온 기억이 많아 경솔하지만 창피하지는 않다.

억지로 들릴 수는 있으나, 나에게는 경솔할 수 밖에 없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법무부가 대검 감찰본부를 제쳐두고 검사를 감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그래서 상당 기간의 의견 조율이 선행되고 이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검찰의 총수에 대한 감찰 착수사실을 언론을 통해서 알았다. 이는 함량미달인 내가 감찰1과장을 맡다보니 법무부에서 이렇게 중차대한 사안을 협의할 파트너로는 생각하지 않은 결과이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내 본연의 고유업무에 관하여 총장을 전혀 보필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책임을 지는게 맞다.  

둘째, 본인은 소신을 관철하기 위해 직을 걸어놓고서 정작 후배의 소신을 지켜주기 위해 직을 걸 용기는 없었던 못난 장관과 그나마 마음은 착했던 그를 악마의 길로 유인한 모사꾼들에게, 총장의 엄호하에 내부의 적을 단호히 척결해 온 선혈낭자한 내 행적노트를 넘겨주고 자리를 애원할 수는 없다. 차라리 전설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살아가는게 낫다.  

셋째, 아들딸이 커서 역사시간에 2013년 초가을에 훌륭한 검찰총장이 모함을 당하고 억울하게 물러났다고 배웠는데 그때 아빠 혹시 대검에 근무하지 않았냐고 물어볼 때 대답하기 위해서이다. ‘아빠가 그때 능력이 부족하고 머리가 우둔해서 총장님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단다. 그래서 훌훌 털고 나왓으니까 이쁘게 봐주’라고 해야 인간적으로 나마 아이들이 나를 이해할 것 같다.  

학도병의 선혈과 민주시민의 희생으로 지켜 온 자랑스런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권력의 음산한 공포속에 짓눌려서는 안된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딸이 ‘Enemy of State‘의 윌 스미스처럼 살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된다.  

모든 것은 분명해졌다. ‘하늘은 무너져도 정의를 세워라’는 경구를 캠퍼스에서 보고 다녔다면 자유와 인권, 그리고 정의를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쳐야 한다. 어떠한 시련과 고통이 오더라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위한 절대가치는 한치도 양보해서는 안된다.  

미련은 없다. 후회도 없을 것이다. 밝고 희망찬 미래를 만들기 위해 난 고개를 들고 당당히 걸어나갈 것이다.  

2013년 9월 14일 김윤상
IP : 175.253.xxx.8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fauntaine
    '13.9.14 3:00 PM (175.253.xxx.81)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2615786

  • 2. 아..
    '13.9.14 3:04 PM (121.147.xxx.224)

    이건 뭐 한편의 시네요 시.
    이런 분들 속속들이 다 까발려 내보내겠다는걸까요 그 분은?

  • 3.
    '13.9.14 3:05 PM (223.62.xxx.50)

    눈물이 납니다

  • 4. 승아맘
    '13.9.14 3:07 PM (118.221.xxx.200)

    읽어보니 정말 감동이네요

    정말 한편의시~~22

  • 5. 첫글부터..
    '13.9.14 3:13 PM (123.212.xxx.133)

    눈물납니다..

  • 6. 가브리엘라
    '13.9.14 3:20 PM (39.113.xxx.34)

    쓰레기중에 단 한명이라도 이글을 읽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를....

  • 7. ..
    '13.9.14 3:21 PM (223.33.xxx.7)

    아ᆢ진짜 검찰때문에 이렇게 감동하고 눈물흘릴 날이올줄이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1184 대학 졸업자도 학사편입 아닌 일반편입 응시 가능한가요? 1 ... 2013/10/23 767
311183 악성루머 유포한 사람들이 홍보업체직원? 이해안감 2013/10/23 281
311182 검정 트렌치코트에 무슨색 바지를 입어야할까요? 7 패션조언좀... 2013/10/23 1,906
311181 노무현대통령 만드든데 1등공신이,,, 42 2013/10/23 2,990
311180 39년만에 돌아온 <동아투위>...대한민국 언론을 논.. 1 특집생방송 2013/10/23 543
311179 동대문역 맛집 추천 부탁드려요 1 동대문역 맛.. 2013/10/23 1,559
311178 떡이나 초코렛에 써줄 기원 문구 뭐 가 좋을까요? 1 수능기원 2013/10/23 569
311177 요요 올라그러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3 2013/10/23 903
311176 7~8년만에 연락온 지인 혹은 친구? 7 ... 2013/10/23 2,569
311175 루이비통 파우치가방과 같은 그런 가방 없을까요? 1 2013/10/23 1,100
311174 50살 넘어도 왜 외모때문에 좌절감 느껴야하나요? ㅠ.ㅠ 6 저만 그런건.. 2013/10/23 3,773
311173 결국 양약은 치료개념은 아닌가봅니다 5 김흥임 2013/10/23 1,955
311172 노르웨이 경치 정말 끝내주네요. 2 ,,, 2013/10/23 1,902
311171 옆에 온라인창고개방에 물건중에요. 까사 알레그레 텀블러요. 3 2013/10/23 1,028
311170 요즘 우리집 밥상..사먹는 반찬위주네요.. 45 직장맘 2013/10/23 14,498
311169 상견례 몇달전 상을 당한 경우라면 문상 가는건가요? 1 ... 2013/10/23 783
311168 김주하 관련 무서운여자들 17 ㄴㄴ 2013/10/23 15,382
311167 불닭볶음면.. 맛이 왜 이런지..ㅜ.ㅜ 22 ... 2013/10/23 3,113
311166 하루키 먼북소리에 버금가는 기행문 있을까요 8 미도리 2013/10/23 992
311165 카톡내용 캡쳐 어떻게 해요? 4 질문 2013/10/23 3,274
311164 초등고학년 여자아이 친구문제 4 지혜를.. 2013/10/23 4,408
311163 사귀던 사람하고 헤어 졌는데..가슴이 많이 아프네요 8 ... 2013/10/23 1,949
311162 첫출근 했는데... 16 2013/10/23 2,989
311161 오늘 벌레들 지령받은 키워드가 뭔가요? 8 ㅇㅇ 2013/10/23 820
311160 돈과 명예 중에서 어떤 것을 택하실 건가요? 12 // 2013/10/23 2,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