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년차에 돌지난 아기 하나 있어요
임신이다 출산이다 이래저래 여름 휴가 제대로 못간지 2년이 넘었어요
아기 돌 지나고 신랑 회사 휴양소 공짜로 쓸 기회가 있어 2박3일 휴가 다녀왔어요
휴가 가기 전날 부모님께 말씀 드렸구요
그런데 휴가 저희끼리 다녀왔다고 삐지셨네요
말은 며느리가 안부전화를 안하고 휴가 가는것도 전날 통보했다는건데
눈치는 휴가 같이 안갔다고 삐지셨어요 (신랑도 그렇게 느꼈다네요)
같이 가고 싶으신 마음 이해합니다만..
애 낳고 처음 가는 휴가 오랜만에 가는건데
니네 끼리 다녀와라 말 해주시면 안되나 싶기도 하고
다음에 같이 가자 하시면 될 것을 이상한 핑계 붙여가며
삐진거 보니 답답하네요
결혼할때 신랑보다 제가 직장이 좋았으면 좋았지 빠지지 않았구요
(전 S기업 서울 본사, 신랑은 다른 S기업 지방 지사)
결혼 때문에 지방 내려왔어요
건강 때문에 회사 그만두니 시부모님 저 무시하기 시작하고
뭐.. 일일이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으니.. 한가지 단편으로는
사위내려온다고 저보고 화장실도 가지 말고 상차려라 하셨어요
(제 이야기 들은 사람들은 영화 미저리 같다고..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시부모님이 진짜 있었다고 얘기해요)
그런데 제가 임신과 동시에 다른 쪽 공부시작해서
출산과 동시에 시험 쳐서 전문직 가질 수 있는 학교 입학했어요
합격 소식 말씀드렸을 때도 시아버님은 "학교 다니면 둘째는 어떡할거냐"가 첫마디 셨지요
축하한다 안하시더군요
전 소심한 A형이라..
앞에서 싫다 소리 못하고
화장실 가지 말고 일하라고 했을때 진짜 화장실 안가고 일했습니다 ㅠ.ㅠ
어거지 쓰실 때도 제 의견 한번 딱 부러지게 말한적이 없어요
(전 그게 너무 힘드네요.. 말하고 싶은데 말 못하는..제 자신이)
요즘은 딱히 무시도 안하고 예뻐라도 안하십니다
그냥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살고 있는데
휴가 같이 안갔다고 삐지는거 보니 한숨이 납니다.
전 시부모님이 제 부모님 같지 않습니다
아니.. 남보다 더 아무 감정 없습니다
아버님 병걸리셨을때도 슬픈 감정이 안들더군요
제가 좀 냉정하고 못되서 그런건가 반성도 좀 했어요
그런데 맘이 안생깁니다
저 1주일동안 생 진통하고 6개월된 아기 유산했을때도
시부모님이 나중에 그러시더군요 "니가 그렇게 아픈 줄 몰랐다"
(유산하고 1년 동안 저 엄청 괴롭히셨습니다. 며느리 잘못봐서 손주 유산시켰다 생각하셨는 듯)
요 앞에 시어머님께 잘해드렸다가 배신당했다고 하신분 보니
정말 시어머님께 잘하시던데
저런 분들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건지.. 궁금하기 까지 하네요
전 그런 마음이 우러 난적이 없어서..
신랑 때문에 1주일에 한번 꼬박꼬박 시댁 갑니다.
아기한테도 할머니 할아버지 사랑 듬뿍 받으라고 억지로 갑니다
갈때마다 이상한 소리 엄청 듣고도 이젠 불평도 안나옵니다.
시부모님..
정말 저랑 인간적으로 안맞습니다.
친구들 중에도 인간적으로 안맞는 사람 있듯이
저랑 안맞아요..
그래도 꼭꼭 1주일 마다 봐야하고
한번씩 같이 여행 가야하고
신랑은 자기 낳고 키워준 부모니 당연 그래야하지만
전 무슨 죄로 무시당하고 육체적 노동까지 강요당하면서 꾹꾹 참아야 하는지
제가 며느리라서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