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너무 심한 욕설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아요.

고민 조회수 : 1,894
작성일 : 2013-08-01 00:03:18

한 다리 건너 아는 사람이 넷상에서 남긴 욕을 봤어요.

그런데 그 욕이 정말 머리털 나고 생전 처음 보는 극악한 욕이라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어요.

82님들, 부디 지혜로운 조언 부탁드려요.

사실 뭘 이런 걸로 글까지 쓰나 많이 망설였는데요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아 나름 심각해서 그럽니다.

저 결코 온실안 화초과 아닌데도 충격을 너무 심하게 받은 것 같아요.

내가 왜 이런 반응을 보이나 스스로 객관화를 해 보았어요.

욕의 대상자는 저 역시 좀 이상하다고 생각한 사람이었기에 그 사람과 절 동일시해서 그런건 아니구요. 그럼 죄책감인가 하면 그 정도로 제가 양심적인 타입은 아니거니와 대상자에게 스쳐지나가며 이상하다 이상의 관심을 가진 적도 없구요.

화자의 태도가 한 몫한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듭니다. 욕의 대상자가 그 정도로 욕먹을 짓을 한것도 아닌데 비정상적으로 화를 내면서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몸이 떨려서 참을 수 없다라며 연약한 호소는 다 하더니 마무리는 그렇게 비상식적인 욕설로 마감하더라구요.

지인의 네트워크를 거쳐거쳐 들른 곳인데 저야말로 오물을 뒤집어 쓴 기분에 소름이 끼칠 정도 였습니다.

오프에서는 그리 소심하고 착해 보이던 사람이 자신을 거부 했다고 저리 비상식적인 증오를 보이는구나 라는 충격 때문일까요?

사실 어떤 욕설인지 쓰고도 싶은데 보시는 분들께 혐오 표시 안했다는 원망 들을까봐 차마 올리지도 못하겠습니다.

정말 C어쩌구, 녀ㄴ어쩌구는 순진하고 정직하게 보일 정도의 욕이었어요. 거듭 강조하지만 정말 생전 처음 들어보는 욕이었습니다. 언어가 이리 폭력적일 수 있구나 실감했습니다. 조폭들 욕이요? 우스울 정도입니다.

본지 꽤 되었는데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일할 때, 사람들과 웃고 떠들 때는 안 떠오르다가 목욕할 때, 느긋하게 책 볼 때 같이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을 가질 때 불쑥불쑥 떠오릅니다. 그 욕설 내용이 상대방의 신체를 어찌하겠다는 욕설인데 그게 고스란히 형상화 되어서 떠오른달까요?

잔인함에 몸서리치게 되고 역한 마음까지 듭니다.

누군가 영화 링을 보고 정신적인 상흔이 남았다고 하던데 저야말로 지금 그 상태인것 같아요.

제가 결코 약한 사람이 아닌데도 그 생생하고 비겁한 증오에 어질어질 합니다.

지혜로운 분들의 조언이 절실합니다. 내가 왜 이러나 스스로를 자책하는 시간이 늘고 있습니다.

 

 

IP : 1.252.xxx.8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선생님
    '13.8.1 12:08 AM (1.127.xxx.65)

    어느 선생님 강의 잠깐 들었는 데요
    Bully 욕설이나 놀림 을 농구공으로 생각하라고 학생한테 일러주고
    공을 던지라 시킨 다음 선생님은 공을 받지 않고 땅에 덜어지게 나둔답니다
    실제로 공 주고받기 연습하면서 나쁜 것은 받지 않도록 연습시킨데요. 다른 좋은 거 생각해보세요

  • 2. 욕이
    '13.8.1 12:11 AM (14.39.xxx.151)

    원래 그렇대요.
    EBS에서 욕해도 될까요라는 다큐를 했었는데요
    욕이 뇌에 강렬한 영향을 줘서
    다른 어휘들을 밀어내고 자리 잡는다고 하네요.

  • 3. 고민
    '13.8.1 12:19 AM (1.252.xxx.81)

    답변해 주신 윗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저 정말 내가 이리 약한 사람인가 어울리지 않게 왜 이러나 하고 암울했어요.
    답변들이 밝은 햇살같네요.
    공주고 받기+선택적 수용, 욕이 뇌에 끼치는 영향 유념할께요. 이렇게 객관화하면 나아질거라는 희망이 보이네요.

  • 4. 고민
    '13.8.1 12:27 AM (1.252.xxx.81)

    네, 욕한 사람은 다행히 저와는 그리 접점이 없어요. 다만 그 사람이 남긴 흔적이 제게 이리 영향을 끼친게 얼결에 당한 입장에서는 돌발적인 테러랄까요.
    '나와는 무관한 저 너머의 일' 좋은 말입니다. 유념할게요.
    그리고 모르는꽃님의 경험...아... 얼마나 괴로우셨을지 저는 감히 짐작도 안되는군요. 조언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3125 짝 2호 여자 보셨나요 .... 무형문화재라니....... 11 GAP 2013/08/08 3,795
283124 제가 좋아하는 과자는요~ 18 아웅~ 2013/08/08 3,171
283123 간편한 텐트형모기장 써보신분 계신가요? 2 모기싫어 2013/08/08 855
283122 데톨 주방세제 쓰시는 분들 환불받으세요~ 5 리콜 2013/08/08 4,299
283121 불씨 살아난 개성공단…남아있는 숙제 1 세우실 2013/08/08 1,008
283120 샌드위치 식빵 어디서 사세요? 2 2013/08/08 2,257
283119 바이올린 배우면 집중력 강해질까요? 6 집중력 2013/08/08 1,816
283118 친정식구보다 이웃 친구들이 더 좋아요. 3 장녀 2013/08/08 1,573
283117 요즘 아줌마들 다들 날씬한 거 같아요 12 흠냐 2013/08/08 4,639
283116 1학년 전학문제 ..조언부탁드릴께요.. 1 2013/08/08 832
283115 마늘깔때 고무장갑잘라껴요 2 ggg 2013/08/08 1,598
283114 '언덕 너머' 라고 알고있던 노래였는데.. 검색하니 안나오네요... 23 .. 2013/08/08 1,677
283113 사주...천간과 지지의 기준은 언제 인가요 1 궁금 2013/08/08 1,556
283112 전남 광주에 갈만한곳 9 하면하면 2013/08/08 1,821
283111 대전 13 손떨려요 2013/08/08 1,613
283110 대전에서 자연을 만끽할 만한 곳 있을까요? 공원이나 숲.. 3 ... 2013/08/08 706
283109 ‘설국열차’와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샬랄라 2013/08/08 728
283108 회사에서 쫓겨날거 같은... 글을 읽고 1 저아래 2013/08/08 1,030
283107 귀를 기울이면 시즈쿠가 왜 음험한 캐릭터인지 궁금하네요?? 이해하고싶다.. 2013/08/08 727
283106 설국열차 - 시작은 장대했으나 그 끝은 미미했다 6 길벗1 2013/08/08 1,966
283105 관절 1 뻑 소리 2013/08/08 667
283104 제습기 틀었더니 16 2013/08/08 5,793
283103 이혼과정 신변요청은 어디에.. 1 . 2013/08/08 1,282
283102 김용판이 ‘나 불러내면 다 분다’ 협박한다더라 3 강기정 2013/08/08 1,299
283101 어른들끼리 휴가가면서 계곡에서 2박한다는데요.. 뭐하지? 싶어.. 7 어른들 휴가.. 2013/08/08 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