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딸이 두돌이예요.
말 너무너무 잘하고... 기저귀는 못 뗐어요.
말을 참 잘해서 전화통화도 돼요. 엄마 밥 먹었어? 뭐랑 먹었어? 빨리 올거야? 뛰어뛰어 해서 빨리 오면~ ㅇㅇ이가 엄마랑 놀이터 가서 놀아줄게~ 이정도 수준의 회화가 되는지라
사람들이 깜짝 놀래요. 건강한 편이고 고집도 좀 있고요.
낯은 좀 가리지만 어린이집 다녀서 약간은 극복한 상태고
동네 다니면서 어른들 보면 꼬박꼬박 인사하고 그래요.
그런데 외갓집에 데려갔는데
들어가자마자 밖에~ 나가자~ 우산쓰고 밖에 나가자~ 하더니 대성통곡하기 시작했어요.
외할머니할아버지가 낯설어 그런가 싶어서 조용한 방에 데려가서 진정시키려고 해도
자긴 밖에 나간다며 난리...
여기서 밥먹고 갈거라고 해도 아니라고 안먹는다고 밖에 나간다고 계속 울어요.
그집이 답답한 구조라거나 온도가 안 맞는다거나 하진 않거든요.
60평 넘고 집이 뻥뚫린 구조예요.
그리고 워낙 서울속 시골같은데라 앞뒤가 탁트인 산이고 베란다가 화단수준이라 에어컨 실외기 있는 쪽 화단에는 새가 알도 깠다는...
손주 온다고 에어컨도 계속 틀고 기다리고 있었고
자기 사진도 많이 걸려있고 할머니가 퀼트해서 퀼트인형도 갖고 놀거도 많고
할머니할아버지랑 두달 전에는 해변에도 가서 재밌게 놀았어요.
그런데도 자꾸 밖에 나가자고 해서 진짜 다 데리고 나가서 공원에서 놀았어요.
밥먹으러 그럼 식당가자 해도 싫다고 밖에 있을거라고 하고 억지로억지로 외갓집에 데려가서 밥 먹였는데
왜 싫어? 왜 밖에 나가고 싶어??? 그래도 별 말 없고 나가자고, 집에 가자고, 마트 가자고 (마트 휴일인데) 계속 그랬어요.
할머니는 애기가 싫어하면 어쩔수 없다고 자주 못봐서 그런건데 어쩔수 없다고 뭐든 강요하지 말라고 그러고
남편은 우리 애가 좀 예민하고 낯선 환경 싫어하는 스타일이니까 오히려 여기저기 친척집도 많이 데려가고 친구들이랑 여행도 가고 뭔가 새로운 자극을 많이 줘야 되지 않겠냐고 그랬어요.
저는 솔직히 이제는 아주 신생아도 아니고 어느정도는 친척집 가는거 정도는 싫어도 할줄 알아야 되지 않나... 싶은데
낯선 공간을 싫어하고 낯선 사람을 만나면 무서워하는 아기는 어떻게 대하는게 정석인가요?
되도록 맞춰주는게 맞을까요? 아니면 남편말대로 오히려 낯선 상황에 더 많이 노출시키는게 좋은가요?
그리고 그런 이유는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