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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렇게 있는데, 등나무 벤치에 앉아 이렇게 꽃 피고 있는데 당신은
지나가요 당신의 지나감이 내는 소리로 거리가 넓게 느리게 무성해 져요
당신은 여기 있는데 당신은 등나무 벤치에 누워 이렇게 하얀 안개가 되는데
자꾸만 나는 당신 곁을 지나가요 당신은 눈을 뜨고 나는 지나가고 당신은
존재로 뒤덮여요 당신의 시선은 나의 지나감을 따라 목련 핀 허공을 걸어
가요 당신과 마주 잡은 손이 차가운 이데아로 식어요
지나가지 말아요,
당신이 속삭이면
지나가지 말아요,
울먹이며 기차에
올라요 당신의 지나감이 일으키는 빛살을 주사했더니 검은 쥐가 그 자리에서
픽픽 쓰러졌어요, 거짓말이에요, 당신의 지나감이 얼마나 날 키웠는지, 얼마나
두들겨 댔는지, 정말이지 얼마나 그 짓을 해댔는지, 거짓말이에요, 얼마나
외로웠는지, 지나가지 말아요, 당신이 속삭이면
기차는 밤이슬에 젖어요 우리는 마주 보며 웃어요 샤갈 같은 밤을 통과해요
우리가 마주 보고 있다는게 사실이야? 당신이 물으면 나는 당신의 손을 가만히
내 뺨에 부비며 지나가요 다섯 시에 지나가요 자정에 지나가요 환하게 타오르는
오월의 잎사귀들, 존재들로 뒤섞이는 당신의 서늘한 눈 여섯시에 지나가요
일곱시에 지나가요 지나가지 말아요, 당신을 지나가요
- 서대경, ≪봄, 기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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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6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4월 16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4월 16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582968.html
2013년 4월 16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04/h2013041520053975870.htm
방향 잘 잡았으면 어렵게 가지는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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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잘 살려면, 첫째 지혜로운 스승을 만나야 하고, 둘째 어려울 때 함께할 수 있는 벗을 사귀어야 하며,
셋째 다사로운 동반자를 두고, 넷째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바쳐야 한다.”
- 김홍신, [인생사용설명서]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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