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이 결혼 7주년이었어요.
전 대학교 3학년때 남자친구 1년 좀 안되게 사귀었다가 집요하게 같이 자자고 해서 그냥 헤어지고,
졸업하자마자 입사한 회사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어요.
2년 연애하고 같이 여행갔다 처음으로 잠도 같이 자고... 그렇게 결혼했어요.
사귄지 1년 반쯤 되었을 때 처음 같이 잤는데, 한 번 잤다고 저한테 자꾸 성관계 요구하는 것도 없었고
그게 저를 존중해준다는 느낌에 제가 더 좋아했었어요.
(전 관계 갖는게 너무 무섭고 아프고.. 좋은 느낌은 하나도 없었으니까 오히려 그게 고마웠어요)
그런데 그게... 이제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결혼하고나서도 한참 신혼때에도 남편은 1달에 한 번 정도.. 관계를 했어요.
남들은 신혼이면 밥 먹다가도 눈맞으면 침대로 간다는데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구요.
그러다가 아기가 생기고... 임신 중에는 2~3번 정도 했나봐요.
그리고 아기를 낳고 아이가 세 돌이 될 때까지 한 번도 부부관계가 없었어요.
그땐 저도 별 생각이 없었지요... 맞벌이 하면서 아기까지 키우느라 힘들어서요.
아이가 커가면서 주변에서 둘째 이야기를 꺼내면서 저도 인식하게 되었어요.
남편과 부부관계가 없었구나, 둘째를 위해 부부관계를 시작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남편에게 진지하게 이야기를 꺼냈더니 본인은 둘째 생각은 없지만 이제 아이도 좀 크고 그랬으니
부부만의 시간을 가져보자고 흔쾌히 말을 하길래
친정엄마한테 이틀간 아이를 맡기기로 하고 1박 2일 여행계획을 세웠어요.
아이에게도 엄마아빠 없이 하루 자는거라고 이야기를 하고 둘이 드라이브 하면서 예약한 펜션에 갔어요.
펜션 가서 둘이 분위기 좋게 이야기하고 맥주 한 잔 하고... 씻고 나오니 9시밖에 안됐는데 남편이 자고 있어요.
깨울 수도 없고 그래서 그냥 저도 자고... 새벽에 5시쯤 저를 깨우더니 맑은 공기 마시고 오자고...
해서 휴양림 산책하고 아침 먹고 돌아왔어요.
그 이후에도 집에 와서.... 아이가 6살이 된 지금까지 3~4달에 한 번 부부관계를 갖고 있어요..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것 같지는 않고... 성실하고 집에도 잘 해요. 저랑 아이에게도 잘 하구요...
퇴근하면 거의 바로 집에 오고 집안일 잘 도와주고 잘 안아주고 가벼운 뽀뽀나 키스는 수십번 해요.
아이 책도 많이 읽어주고, 휴일에는 놀이터 가서 몇 시간씩 같이 뛰다 오고...
부부관계 부분을 제외하고는 정말 100점인데... 그 부부관계가 뭔지 30대 중반이 된 요즘 너무 외로워요.
여러번 이야기를 꺼냈는데 그래, 해보자...그게 싫은게 아니야.. 피곤해서 그래...라고 하면서도
전혀 노력하지 않는 모습인 것 같아서 싫고...
더 이상 이야기 꺼내는 것도 구차하고 자존심 상하고....
어쩌면 더 큰 문제는 남편과 부부관계를 가져도 좋지가 않다는거에요... 아무런 느낌이 없어요...
같이 누워있어도 남편이 의무를 다하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고, 이런 말 좀 부끄럽지만 제게 들어와도 별로 느낌이 없고...
남편이 처음이자 유일한 남자라 원래 다 이렇겠지 하고 생각하고 살았어요.
근데 아줌마들이 되어 친구들 모이면 이런저런 이야기 다 하는데... 저만 그런가봐요.
너무 좋다는 친구도 있고, 남편이 너무 들이대서 힘들다는 친구도 있고...
여기 게시판을 봐도 저랑 정반대의 고민인 사람들이 너무 많은걸 보니.....
무서운 호기심이 생깁니다...
정말 좋은 관계는 어떤 느낌일까... 하는 생각부터...
저라는 여자도 이제 성욕이라는 것이 본격적으로 생겨서 궁금해지는걸까, 혼자서라도 해볼까, 하는 호기심...
이런 결혼 생활을 할 줄 알았으면 차라리 결혼 전에 연애라도 많이 해볼걸,
이렇게 한 남자에게 한 번도 성적으로 만족한 적도 없이 평생 사는건 억울하다는 생각까지....
저 어떻게 하죠...?
이제 남녀가 뒤엉킨 영화만 봐도 막 슬프고 저 스스로가 비참하고 그렇네요...
남편은 점점 더 밉고... 남편이 뽀뽀하고 안아주고 막 만지고 그러면 좋은게 아니라 짜증이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