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상처주는 엄마

평온 조회수 : 2,042
작성일 : 2013-02-11 09:36:49

엄마와 딸은 전생에 무슨 인연일까요...
엄마에게 참 많은 상처를 받고
절대 결혼하지 말아야지 했었는데
살다보니 어느새 결혼해 저도 딸을 낳았네요.

엄마가 노후대책이 없으시니
제가 직장에 복귀하면 낮동안 아기를 맡기고
양육비를 드리려고 했는데

요즘 보면 애기 앞에서 여전히...
저에게 자꾸 안좋은 얘기를 하시네요.
이를테면 저에게 뭔가 사소한 일을 시키시곤
아무렇지도 않게
'니가 하는게 그렇지 뭐'
'이것도 청소라고 했냐'
'으휴, 너한테 시키느니...'
이런 말씀을 땅이 꺼져라 한숨쉬며 하시는데
이미 상처가 많은 저는 참 아프네요.
그래도 참을 수 있는데...

이제 아기가 들으니까 그게 신경이 쓰여요...
다행히 아기는 이뻐하시지만...

저는 제 외할머니를 좋아하는데
엄마는 외할머니를 미워하고
늘 친정을 속상해 하더라고요.
어릴땐 이해가 안갔는데
이젠 좋은 외할머니가 좋은 엄마는 아닐수 있다는게 이해돼요.

엄마가 외갓집가면 늘 짜증나 있고
화를 벌컥벌컥 내던게 참 싫었는데
저도 화가 막 나기도 해요...ㅠㅠ

외할머니는 이제 연세가 95세 되셨어요
슬 치매기가 있어서 그런지
엄마한테 고기 많이 먹는다고
뭐라 하셨나 보더라고요

설날 다같이 밥먹는데
이모가 엄마 국에 건더기 없이 국물만 있다고
건더기를 더 주려고 하니까
엄마가 또 큰소리로 화를 내더라고요.
할머니가 나 고기 먹는다고 싫어하잖냐고
보란듯이 그앞에서 먹어야겠냐고
근데 엄마의 그 분노는 결국
'울엄마는 나한테 늘 그래. 나 어릴때도 그랬어'
로 끝나더라고요.

엄마도 상처가 많구나 싶더라고요.

딸과 관계 맺기의 다른 롤모델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름 노력하려고 하긴 하지만
저도 제 딸에게 상처를 줄까봐 많이 걱정되네요.

무엇보다 엄마 본인이 행복해야
자식이 정서적으로 불안하지 않을텐데...
행복해지기가 제일 어려운 숙제네요ㅠ

IP : 115.139.xxx.20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무
    '13.2.11 9:51 AM (114.29.xxx.61)

    엄마 입장에서 이야기 하자면

    자식을 낳아 키울 때는 잘 키우려 하지만 지나고 보면 후회되는 일들이 많아요

    자식 키우는 일을 처음 해 보는데다 나 자신도 미숙하기 때문이죠

    엄마에게 상처를 많이 받으셨다면 그리고 그 상처가 현재 진행이라면

    아이 맡기는 일은 한번 생각해 보세요

  • 2.
    '13.2.11 10:07 AM (221.139.xxx.10)

    읽으면서 맘이 아파옵니다.
    일단 어머니에게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아무리 도움이 되고자 하는 선한 마음이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도, 님도 힘들어 집니다.
    좀 떨어져 있는 시간이 필요해 보여요.
    저희 큰 딸도 할머니 무지 좋아합니다.
    그런데 같이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엄마와 할머니 사이에서 갈등하더군요.
    저도 사사건건 간섭하는 엄마가 미워서 아이를 더 많이 혼냈어요.
    이게 다 나중에 아이에 대한 죄책감으로 옵니다.
    우선 불편하셔도 경계를 확실히 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17043 오늘 디게 춥네요 4 춥다추워 2013/02/11 2,074
217042 죄송해요 2 ... 2013/02/11 815
217041 돈의화신..인가 뭔가 예능토크프로에서 이혼한 사람들 나와 떠드는.. 1 뭐야 2013/02/11 2,023
217040 시외버스 안인데 겜소리가 멈추질 않네요, 으악 2013/02/11 796
217039 채식하신다는 분 그릇이.. 57 달빛두국자 2013/02/11 16,934
217038 가죽백팩 뭐가 좋을까요? 4 비비아림 2013/02/11 1,383
217037 제사문화 뿐만 아니라 세배문화도 없어져야 할거 같아요 14 .... 2013/02/11 4,223
217036 해외여행가 로밍서비스 .. 2013/02/11 682
217035 대학원 들어가는 동생가방 4 2013/02/11 1,513
217034 건축학 개론......다시 봐도 좋네요!^^ 7 신의한수2 2013/02/11 2,533
217033 인화사이트 추천 좀.... 초보 2013/02/11 668
217032 듣고있으면 눈물나는 노래 있으신가요? 40 .. 2013/02/11 4,403
217031 남편이 화나게 할때 7 어쩜 2013/02/11 1,585
217030 남편하고 친하신분? 24 이혼 2013/02/11 3,780
217029 CNN에 우리 공군들이 만든 페러디가 나왔어요. 8 레미제라블 2013/02/11 2,793
217028 아! 현직판사들을 죽이고 싶구나 [오윤환 칼럼] 1 비리의 정점.. 2013/02/11 1,260
217027 82에 못되먹은 사람들 참많아요 31 ㄴㄴ 2013/02/11 5,049
217026 독신 남녀가 궁한 이유 서로 다르다 7 DKNY 외.. 2013/02/11 4,010
217025 정초에 그릇깼어요.. 11 tglove.. 2013/02/11 3,879
217024 급질ㅡ컴앞대기 (미역) 3 즐건이 2013/02/11 705
217023 딸 삼수 시켜야 할까요? 30 고민맘 2013/02/11 9,004
217022 허비행콕 놀랍네요 3 ᆞᆞ 2013/02/11 1,814
217021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6 세우실 2013/02/11 719
217020 동서양 공히 "마늘"을 귀신쫏는 물건으로 취급.. 3 ........ 2013/02/11 1,320
217019 구두를 3개나 매장에서 선물받는 꿈 꿨어요~해몽 좀요~~~~~~.. 3 2013/02/11 3,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