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요리하는거에 재미는 있었는데 설거지하는 건 정말 싫었어요.
이것저것 묻어있는 그릇에 손담그는게 너무 싫었거든요.
지저분하게 느껴져서요.
대충 이렇게 살았는데
요즘은 정말 요리하는게 너무 싫어요.
특히 내가 만든 요리가 맛없다고 할까봐 다른 사람이 먹는건 더 싫어요.
일을 하기가 싫은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쓴다는게 싫은거에요.
내가 힘들게 요리해놓고 다른 사람은 먹기만 할 뿐인데
내가 왜 맛있는지 맛없는지 그런걸 신경쓰면 살아야 하는지
짜증이 나기도 하고요.
요리가 꼭 맛있어야만 하나요?
맛없게 될 수도 있는거고.
내가 꼭 솜씨좋은 사람이어야만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냥 몇년전부터 부엌일에 지겨움을 느낀 주부가 끄적거려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