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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아득하였다
산마루 닳으며 점점 어스름 속으로 걸어갔다
물집 부르튼 발을 빠지며 서해의 물결을 지났다
허리 아프게 거친 파도의 검은 잔등에서 내렸다, 싶었는데
더 조급해진 바람이었다
야야, 바람이면 어떠냐
수양버들이 돌아왔다 옛 생각으로
물구나무선 시계추가 통뼈 된 회귀의 나무로 내려섰다
다리 아픈 땅을 버리고 떠나, 붕 뜬
허공을 다투어 차지했던 가지들
평생 위쪽만 가리켜 온 손끝을 축 내려뜨리기가 참 멋쩍었는데
휘청휘청 춤까지 추는 것은 숫제 바람 탓이었다
가지가 바람을 맞았든 바람이 가지를 맞았든
야야, 어떠면 어떠냐
산전수전에 우산 살대 같은 앙상한 팔을 흥겹게 흔들어라
내쫓으면 되돌아오는 고무줄 같은 머슴처럼
허허벌판까지 끌려갔다가 돌아온 가지들이 정신없이 흔들렸다
왔다리 갔다리, 모가지 늘여 뺀 미련의 시계추를 골치아프게
흔든 세월, 지난날을 생각하면 아득하였다
그 아득한 길로 허수아비를 배웅한
허허벌판이 후련하게
야야,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야야
- 송반달, ≪야야 바람이 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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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28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1월 28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1월 28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571554.html
2013년 1월 26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01/h2013012520515875870.htm
2013년 1월 28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01/h2013012720343675870.htm
가카는 이미 충분히 꼼꼼하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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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 이성부, [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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