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박근혜를 지지한 이유, 그리고 진보에게.
2012.12.31
OOOOOOOO 회원분들 중에서는 제가 박근혜를 지지하고 문재인(야권, 진보진영)을 비토하는 것에 의아하다 못해 분노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모양입니다. 이런 공간에 제 입장을 다시 전해드리는 것이 적당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해가 있는 부분도 있고, 관점의 차이도 있는 것 같아 이 공간을 이용해 제 생각을 구체적으로 피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의 진보는 박근혜다“라는 말을 자주 했고, 그래서 박근혜를 지지한다고 말해 왔습니다. 이 말은 두 가지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첫째, 현재 우리나라의 진보진영(민주당 포함)의 퇴행적 모습은 진보가 아니라고 보는 것입니다. 현 우리 진보진영은 합리성과 균형감각을 상실하고 있고, 나만이 정의이고 선이라는 독선과 오만에 빠져 있으며,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겠다는 마인드가 전혀 없습니다. 복지담론 등 좌/우, 진보/보수간의 생산적 논쟁을 하기 이전에 담론 논쟁의 자세와 태도를 갖추고 있지 못합니다. 심지어 국정원 여직원 사건에서 보듯이 인권의식에도 문제를 드러내고 1987년 이후 정착한 절차적 민주주의마저도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가 더 심각하다고 보는 것은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함에도 전혀 잘못된 줄을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지금 진보진영은 대중들의 삶의 질 향상에 진정한 의지가 없습니다. 저는 단 1보라도 대중들의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는 정책,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는 것을 (상대적)진보라고 생각합니다. 진보진영이 지금 하고 있는 꼴을 보십시오. 현실성도 구체성도 없는 정책이나 공약을 내걸고 있고, 그것을 실천할 의지와 능력은 찾아 볼래야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단지 대중들을 현혹할 포퓰리즘적 공약만 내걸고 선거에서 일단 이기고 보겠다는 생각만 하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로 아래에서 다시 박근혜와 비교하면서 더 구체적으로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두 가지 이유에서 저는 현 우리 진보진영보다 박근혜가 더 진보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 박근혜의 정책과 공약이 제 생각과 훨씬 가깝다.
저는 이번 대선에서 다른 것을 다 떠나 박근혜의 정책과 공약이 문재인이나 안철수의 공약보다 제 생각과 훨씬 가깝기 때문에 박근혜를 지지했습니다.
1) 에너지 정책 : 저는 원전 불가피론자로서 원전폐기와 신재생에너지 비중 30% 이상을 주장하는 문재인이나 안철수의 공약은 포퓰리즘이며, 현실성 없는 것으로 봅니다. 그나마 박근혜는 조건부 원전폐기를 내세우고 신재생에너지 30%니 하는 허튼 소리를 하지 않습니다. 일국의 에너지 정책은 중장기적 과제로 한번 방향을 잘못 잡으면 국가적 재앙을 초래합니다. 문재인이나 안철수 정책이면 우리나라는 재앙을 면치 못한다고 봅니다.
* 에너지정책에 관련한 제 글을 링크하오니 참고바랍니다.
http://theacro.com/zbxe/?mid=refer&search_target=nick_name&search_keyword=%EA...
http://theacro.com/zbxe/?mid=free&search_target=nick_name&search_keyword=%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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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교육 정책 : 저는 우리나라가 자원 부족 국가로 인적 자원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월성 교육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특목고의 존치에 찬성하는 입장이고 박근혜의 대입 단순화 정책에 동의합니다.
저는 초중고의 무상급식에 찬성하지만 대학의 반값 등록금은 반대했습니다. 당시에도 고교 무상교육이 먼저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제 주장과 똑같이 박근혜는 고교 무상교육을 먼저 하겠다고 하고 대학 반값등록금은 소득수준에 따라 선별(차별) 지원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저도 기본적으로 보편적 복지를 지향합니다. 하지만 재원조달과 사회경제적 여건 등 현실성을 고려하여 보편적 복지는 쉬운 것부터 하되, 재원 조달이 어려운 부분이나 부작용이 우려되는 분야는 선별적 복지부터 시행하여 순차적으로 보편적 복지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학 반값 등록금보다는 고교 무상교육이 먼저라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는 대학 반값 등록금보다는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는 고교 무상교육이 먼저 시행되어야 하며, 대학은 자체 구조조정이 선행되고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이 50% 이하로 되는 구조로 만든 후에 반값 등록금 혹은 대학 전면 무상교육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대학 반값 등록금을 시행하면 그렇지 않아도 불필요한 대학 진학으로 사회적 비용은 물론 개인의 비용을 많이 들이고 있는데, 이는 불필요한 대학 진학을 더 부추기고 사회적 비용의 증가만 가져올 뿐입니다.
3) 의료 정책 : 저는 박근혜의 4대 중요 질병에 대한 무상의료를 중심으로 하는 의료정책이 더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문재인의 연간 의료비 상한 1백만원 정책은 건강보험재정 고갈을 초래하고 과잉진료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비현실적 정책으로 생각합니다.
4) 경제민주화 : 저는 최대의 복지는 법의 공정한 집행이라고 누차 주장했습니다. 박근혜는 경제인(대기업 오너)들의 범죄에 집형유예 불허, 사면 불허를 천명하여 공정한 법 집행을 약속했습니다. 재벌정책은 해체가 아니라 재벌의 긍정적 부분은 살리되 불공정 등의 개혁에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골목상권 보호에 접근하는 방식도 박근혜의 생각이 옳다고 봅니다. 근시적으로 보아 대형 마트를 획일적, 일방적으로 규제하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면밀히 검토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유통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농어민, 중소업체의 손실, 맞벌이 부부의 불편 등 부작용의 최소화를 고려해야 합니다.
5) 사형제 유지 : 저는 사형제가 위하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인권을 보호하는데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간 생명권은 천부적인 것으로 생각하지만 생명권보다 인간의 존엄성을 더 상위의 개념으로 보고 있습니다. 안락사(존엄사), 낙태, 선전포고권을 인정하듯이 사형제도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극악무도한 반인륜적 악행에 대해 사형이 필요하다는 박근혜 입장에 저는 동조하고, 현재 우리 여건에 사형제는 당분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 사형제와 관련한 제 입장을 피력한 글을 링크합니다.
http://theacro.com/zbxe/?mid=refer&search_target=nick_name&search_keyword=%EA...
http://theacro.com/zbxe/?_filter=search&mid=free&search_target=nick_name&sear...
6)정책의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 : 문재인의 정책과 공약은 구체적이지 못하고 실현성이 떨어지며 책임질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겠다는 안철수 같은 무식한 공약도 합니다.
7) 원칙과 신뢰, 그리고 소통 : 박근혜의 트레이드마크는 원칙과 신뢰, 약속입니다. 이것은 단지 박근혜의 이미지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박근혜가 지키려 노력하는 것들이죠. 이번 대선에서 캠프의 정책 및 공약을 만드는 팀에서 지키기 힘든 포퓰리즘적 공약을 일부 올렸으나 박근혜가 지킬 수 없는 공약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걸러냈다고 하더군요. 대선에서 다소 불리해진다 해도 평소의 소신을 꺽지 않았다는 후문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박근혜의 소신을 잘 아는 재계는 박근혜의 당선을 껄끄럽게 보고 안철수를 내심 밀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대선 날에는 문재인의 당선을 바랬다고도 합니다. 한마디로 안철수나 문재인은 재계가 요리할 수 있는 인물과 세력으로 보았지만, 박근혜는 만만하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죠. 박근혜는 이번 대선도 사상 유례 없는 깨끗한 선거로 치렀습니다. 대선자금 부족으로 힘들어 하면서도 재계로부터 일절 후원금을 받지 않았고, 박근혜 펀드로 대선을 치러냈습니다. 이건 노무현도 하지 못한 것이죠. 그만큼 박근혜는 재계에 빚진 것이 없어 소신껏 정치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법치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도 있어 그동안 관행적으로 재계인사에게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졌지만, 이젠 대기업 오너들에게는 집행유예, 사면 등을 내릴 수 없게 하는 경제민주화 1호 법안이 통과될 예정으로 재계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근혜가 불통이라고 하는 저간의 평가에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소통은 기본적으로 자기 세력끼리, 자기 진영끼리,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끼리 이루어지는 것보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 이해관계가 상반되는 사람과의 소통이 더 중요합니다. 지금의 진보진영은 진영내 사람끼리는 서로 소통이 잘 되는지 모르지만(저는 이것을 소통이라 부르지 않고 속된 말로 딸딸이라 부릅니다만) 상대와 소통은 커녕 상대를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판국에 박근혜에게 소통을 문제 삼는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지요. 박근혜의 소통의 일면을 보여주는 이준석의 말을 소개합니다. 이준석은 합리적이고 리버럴한 청년으로 민주당으로 가도 무방한 인물이었죠. 그런데 이준석은 민주당이 아니라 박근혜와 새누리를 선택했습니다. 이준석이 새누리를 선택한 이유는 매우 간단했습니다. 민주당은 자기가 말할 공간을 내어주지 않을 것 같았고 박근혜의 새누리당은 이것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실제 20대의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준석은 새누리당에서, 또는 대외적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돌아 다녔고 박근혜와 새누리도 다 받아주었죠. 이준석이 박근혜의 수첩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자기 사무실에 처음 박근혜가 찾아 왔을 때, 자기 말을 하려고 수첩을 꺼내는 줄 알았는데, 이준석의 말을 경청하고 기록하는데 수첩을 사용하더라는 것입니다. 수업 참관시에도 방해가 될까봐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더라는 것입니다. 진보진영이 수첩공주라고 폄하하기 바쁘지만 저는 박근혜의 수첩이 왜 폄하의 대상이 되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박근혜의 성정과 소신, 그리고 주변의 여건이 대중들의 실질적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1보 이상은 전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저는 정책이나 공약을 따져 보았을 때, 문재인 것보다 박근혜의 정책과 공약이 제 생각에 훨씬 가깝게 나타났습니다. 인터넷에서 어느 후보의 정책에 공감하는지를 나타내는 10가지 정책 설문에서도 저는 박근혜 80, 문재인 20으로 나나타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문재인을 지지하고 박근혜를 지지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정책이나 공약이 박근혜에게 가깝더라도 문재인에게 표를 주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박근혜는 진정성이 없어 신뢰할 수 없다구요?
2. 정책과 공약 이행의 진정성 - 실질적 복지 향상을 누가 더 잘 시현할 수 있나
제가 박근혜에게 점수를 주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 그 진정성에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야 독재자의 딸이고 보수주의자인 박근혜가 어떻게 복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실천하겠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그 진정성은 막연하게 이념적으로, 감성적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고, 그 공약을 만들었던 과정, 공약을 만든 사람들, 공약을 실현시킬 의지, 공약을 이행할 인물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면서 평가해야 합니다.
박근혜가 생애주기형 맞춤형 복지정책을 내놓은 과정에 대해 진보진영은 잘 모르는 것 같더군요. 박근혜표 복지정책의 기원은 거의 7 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노무현 정권 당시 진보적 학자로 알려진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안상훈 교수와 성균관대 경제학부 안종범 교수는 전향적인 복지정책안을 들고 당시 유시민 복지부 장관을 찾아갔지만 무슨 이유 때문인지 유시민 장관이 거부했다고 합니다. 두 교수는 나름 심혈을 기울인 복지정책안이 진보정권이라는 노 정권에 의해 거부당하자, 박근혜를 찾아갔고 박근혜는 이들의 복지정책안을 전격 수용하고 그 때부터 이를 근간으로 박근혜표 복지정책이 구체적으로 입안되기 시작했고 합니다. 1년 전에 그 안을 박근혜가 발표하면서 진보의 아젠다인 복지 분야를 박근혜가 먼저 선점하게 되었지요. 박근혜의 복지정책은 급조된 것이 아니라 7년이라는 장시간에 걸쳐 다듬어지고 검증을 거쳤던 것으로 민주당의 복지정책이 입안된 과정과 비교가 됩니다.
* 서울대 안상훈 교수와 성대 안종범 교수가 박근혜에게 간 스토리는 다음에 링크하는 글을 보시면 잘 나와 있습니다. http://flager8.egloos.com/2858512
박근혜가 복지분야 전문가인 두 안교수를 받아들이고 복지정책을 가다듬고 있을 때 민주당은 어떻게 했는지 볼까요? 민주당은 경제민주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김종인을 박근혜에게 가게 만들었고(박근혜가 5년 전부터 김종인의 조언을 받고, 총선부터는 새누리당으로 아예 영입했지요), 복지와 경제민주화의 대표적 소장파 학자인 유종일(KDI 교수)을 총선에서 비례대표와 지역구 모두에서 물먹이고 내쳐버렸습니다. 말은 복지를 외치지만 정작 정책을 입안할 인물들을 내치는 모습을 보였지요. 그러니 복지분야를 박근혜에게 선점당할 수밖에요.
박근혜는 복지정책을 가다듬어온 두 교수를 각각 비례대표 국회의원(안종범 교수)으로, 선대위의 국민행복추진위 추진위원(안상훈 교수)으로 중용해서 자기의 복지정책을 현실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표현했습니다. 아마 이 두 교수는 박근혜 정권이 출범하면 정부 내에 입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두 교수 말고 복지 강화에 따라 필요한 재원 확보를 위해 조세개혁도 필요할 것으로 보고 이 분야의 전문가인 김현숙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도 비례대표 13번으로 올려놓고 당선시켰습니다. 박근혜는 말로만 복지를 외치거나 표를 얻기 위해 복지정책을 과장하지 않고 실현 가능한 복지안을 발표하고 자기 정권 내에 실천할 의지를 강력히 내비치고 있습니다. 반면에 문재인(야권)의 복지정책을 보십시오. 문재인 복지정책대로 하면 그 재원 조달이 막막하고 그 부작용도 심각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례로 병원비 연간 상한 100만원 공약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 공약을 이행하려면 최소한 5~6조원의 재원이 추가 필요한 것도 문제이지만, 이 안이 입법화되었을 때 의료 쇼핑이나 과다 진료의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라는 예측을 민주당은 하지 못합니다. 어차피 연간 100만원 이상은 부담하지 않게 됨으로 국민들은 가급적 많은 의료 서비스 받으려 할 것이고, 질병 예방에는 덜 신경 쓰게 되어 국민건강에 바람직하지 않은 양태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에서 살펴본대로 복지정책의 입안 과정, 그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 정책의 관철의지와 추진할 인물(조직)에 대해 양 진영을 비교해 보면 그 진정성이 누가 더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앞에서 저는 단 1보라도 실질적 대중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진보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점에서 박근혜가 진보인가요? 문재인이 진보인가요? 문재인이 보편적 복지를 내세우니 방향이나 장기적 측면에서 문재인이 옳지 않느냐구요? 누가 장기적으로 지향할 방향이 보편적 복지가 아니라고 했습니까? 문제는 장기적으로 보편적 복지를 시현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이고,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수립하고 그것을 실천할 의지와 능력이 있느냐이지요. 거대 담론적 측면이나, 거시적 관점에서 복지의 보편성을 누가 부정하겠습니까?
3. 진보를 다시 생각한다
저는 우리 진보진영이 시대의 변화를 무시하고 19세기 구닥다리 이론에 얽매여 우리 현실을 진단하고 있다고 봅니다. 한마디로 진화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가장 먼저 개혁되어야 할 대상임에도 개혁의 주체로 나서겠다고 설치고 있다고 보지요.
우리 사회는 생산력과 생산수단의 엄청난 변화와 그리고 글로벌화 된 경제로 과거의 이론틀로는 분석하기 힘든 하부구조의 급변이 있었고, 노동자와 자본가의 구분이 애매해지는 주식시장의 전계층의 참여, 다양한 직업군과 계층의 모호성이 나타나는 계급구조 등 상부구조도 19세기의 맑시즘으로 풀어내기 힘든 상황으로 변해 있습니다. 좌파가 지향하는 지점과 목표도 공산주의가 아니라 유럽의 사민주의 수준입니다. 사회구성원의 이해관계도 복잡해져 갈등 해결도 단순하지 않고, 좌파적 혹은 우파적인 획일적 방법으로만 해결할 수 없습니다. 개인주의의 발달과 개성의 존중, 소수자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고, 문제해결과 소통을 위해 상대의 인정과 다름에 대한 인정 없이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복지는 그 재원의 마련이나 파이의 확장을 위해 사회 전체의 경제성장을 도외시할 수 없습니다. 즉, 사회의 역동성(성장)과 복지는 조화를 이루어 나가야 하며, 어느 것이 우선적이거나 가치 우위를 따질 수 없다고 봅니다. 성장(역동성)을 위해 경쟁과 성과에 따른 차별은 두되, 공정하게 경쟁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패자부활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은 필요할 것입니다. 현실여건 속에서 성장과 복지의 수준, 속도, 강도, 순서를 조절하는 세밀한 검토와 분석의 능력이 요구되는 것이지, 좌나 우의 어느 일방의 정책만으로 풀 수 있는 경제/정치/사회 구조가 아닙니다. 성장(역동성)과 분배(복지)를 현실에 맞게 조화롭게 이뤄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그 정책을 내어놓는 것이 대중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길이며, 진보가 해야 할 일이지요.
그런데 우리의 진보진영의 현 모습은 어떤가요?
나만이 정의이며 선이라는 독선에 빠져 상대를 인정하거나 다른 의견을 존중하기는 커녕 나와 다른 이념이나 입장, 주장은 모두 부정의이고 악이며 이런 이념과 입장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신가요? 목적이 선하고, 나의 주장이 당위라고 내세우며 방법과 수단의 정당성은 무시하지 않으셨는지요? 진보진영의 부패와 자가당착은 진영논리를 내세워 눈감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변명해 주지 않으셨는지요?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이중잣대로 일관성마저 잃어버리지는 않으셨습니까?
이런 도덕적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주장과 논리, 이념에 맞춰 사실을 끼워 맞추고 현실 진단을 왜곡하는 80년대의 버릇도 여전합니다. 80년대 주사파들이 사회구성체 논쟁에서 북한의 주사논리에 맞춰 사실과 다르게 우리 사회를 半봉건 신식민지라고 규정하듯이, 오늘의 진보도 우리 사회 현실을 현실 그대로 정확히 바라보기보다는 진영의 입지 강화와 집권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할 여지는 없는가요? 사회적 문제 제기가 대중들의 삶을 향상시키기는 것에 있기보다는 자기 존재 이유를 확보하기 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솔직히 말할 용기는 없는가요? 해당 사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사후 부작용의 점검 없이 보수를 공격할 수 있는 소재라면 일단 질러보지는 않으셨습니까? 무엇보다도 여러분과 경쟁하는 보수진영보다도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볼 때는 우리 진보진영은 너무 게으르다고 봅니다. 80년대의 어쭙잖은 사상과 이념으로, 그것이 세상의 기준인 양 생각하고, 변화된 세계에 진화하지 못하고 그것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시지는 않았습니까? 거대담론은 애매모호하고 대충 얼버무릴 수 있고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 별다른 노력없이도 썰을 풀 수 있으니 여기에 매몰되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연구하고 모색하는 것은 도외시하지 않았습니까? 권력을 탐하는 만큼 그에 걸맞은 노력은 얼마나 하셨는지 스스로 자성해 본 적은 있으신가요?
제가 너무 심하게 이야기했나요? 물론 위에서 제가 비판한 것과 무관하게 성실하게, 그리고 자기 성찰을 하는 진보인사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진보인사나 단체, 그리고 자칭 진보를 지지한다는 사람들 중에 위 비판에서 자유로운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4. 민주진보진영의 현주소
위에서 제가 진보진영을 개괄적으로 비판했다면 지금부터는 구체적 사례를 들어 비판해 보겠습니다.
1) 진보인사들의 한심한 형태 - 조국(서울대 법학 대학원 교수) 등
“진보집권플랜“을 쓴 대표적 진보인사인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인 조국의 형태를 보도록 하지요. 조국은 수년전만 하더라도 교수들의 정치참여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폴리페서들의 대학사회 복귀를 강력히 비판했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의 행동은 과거 본인이 비판했던 폴리페서보다 훨씬 더한 행동을 보이고 있죠. 제대로 된 지식인의 모습을 보이면 그나마 괜찮은데 서울대 교수이며 대표적 진보인사라는 사람이 진영논리에 찌들고 fact는 무시하며 객관성과 균형감각을 상실한 멘트들로 대중들을 오도하고 있습니다. 명색이 법대 형법 교수라는 사람이 아무 증거도 없이 국정원 여직원을 범법자로 몰고 그녀와 그녀의 가족 주소를 트윗으로 공개하고 영장도 없이 컴퓨터와 핸드폰 압수를 하라고 경찰과 선관위를 다그치는 인권침해를 저지르고도 사과는 커녕 반성조차 하지 않습니다. 박근혜에게 표를 준 사람은 대부분 고졸 이하의 저학력자이며 저소득층이라고 트윗에 올리고는 마치 국민의 수준이 낮아 박근혜가 당선이 된 것처럼 소위 ”국개론(국민ㄱㅅㄲ론, 국민의 의식수준이 낮아 진보진영의 참뜻을 이해못하고 보수들의 꾀임에 넘어가 국가의 중대사를 그르친다는 이야기)“을 설파하고 있습니다. 조국은 이런 진보진영의 우월의식과 허위의식이 대중들의 외면을 불러왔고 그것이 총선과 대선의 참패 원인이 되었다는 것을 모릅니다.
조국은 “국개론‘을 말하기 이전에 자기 수준부터 점검해 보기 바랍니다. 아래는 정규재가 조국의 실체를 밝힌 방송내용입니다. 이 방송을 보시면 조국이 얼마나 한심한 존재인지 알 수 있으며, 자칭 진보인사들이 얼마나 fact에 약하며, 분석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고, 진영논리에 눈이 멀어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두 편의 방송분이 있는데 시간이 없으신 분은 2부만 보셔도 됩니다. 이런 사람이 수십만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지식인 행세하며 젊은이들을 호도합니다. 한심한 일이죠.
조국만 그럴까요? 수십만의 팔로어가 있고 소설가로서 명성이 높은 공지영은 어떤가요? 리얼미터가 박근혜로부터 5억을 받고 나중에 추가로 5억을 받기로 하고 여론조사를 박근혜에게 유리하게 한다는 허위사실을 트윗으로 날리기도 했으며, 박근혜가 당선이 되니 나찌 치하의 지식인 운운하며 유신의 부활이 시작되었다고 설레발까지 쳤습니다. 오죽하면 유아인(20대 배우)이 공지영이나 백원담 같은 쪼짠한 진보들에게 대범하고 쿨하게 결과를 수용하고, 박근혜의 앞날을 저주하기 전에 잘 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진보의 내일을 준비하자고 일침을 가했겠습니까?
(유아인의 글을 링크합니다. http://www.twitlonger.com/show/kegcbp)
공지영은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터지자 여직원의 신상을 털 것을 선동하는 트윗도 날렸지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소설에서 사형수의 인권(생명권)을 주장하는 공지영이 증거도 없이 압수수색을 압박하는 절차적 민주주의의 기본인 영장주의마저 무시하고 심지어 피의 사실도 없는 멀쩡한 사람의 신상을 터는 것에 앞장선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공지영은 과거에도 사실과 다른 내용을 트윗했다가 비판을 받은 적이 여러번 있었고, 자기 자신이 하나의 (문화)권력이라는 사실을 의식 못한 채“의자놀이”책과 관련하여 하종강과도 불미스런 일도 만들었었죠. 자기 성찰은 찾아 볼 수 없고 망치 든 사람은 못의 잘못만 보인다는 말처럼 자기 생각과 이념만이 지고지순인 것처럼 세상사를 자기 기준으로 재단하려는 독선을 보이고 있지요. 이런 생각이 나찌를 낳았고, 스탈린 체제와 북한의 유일독재체제의 온상이 되었으며, 중국의 홍위병이 세상을 휩쓸게 된 것이라는 것을 공지영은 모릅니다. 그러고는 이제는 유신독재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사회가 성숙했음을 뻔히 자기도 알면서 박근혜가 마치 70년대 유신독재를 펼칠 것이라는 망상을 하고 앉았습니다. 한마디로 적반하장이지요.
비교적 객관적 입장에서 fact를 기반으로 하여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비판의 날을 세웠던 진중권은 또 어떤가요? 자만에 빠져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자기 썰 푸는 능력만 믿고 사망유희(NLL 논쟁)에 나갔다가 철저히 fact에 기반한 변희재의 논리에 처참하게 깨지고, 야권(문재인)에 불리한 국면을 조성했었죠. 민주당 대변인 박용진도 새누리당의 선대 대변인 박선규에게 철저히 유린당했었죠. 몇 차례의 토론 프로그램에서 두 대변인이 맞붙었지만, 박선규의 fact에 기반한 합리적 논리에 박용진이 맥도 못추는 꼴을 우리는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박용진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총선 이후로 방송 프로그램에서 진보 패널이 보수 패널에게 번번히 당하는 모습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대선에 다가와서는 진보진영이 완전히 수세에 몰리더군요.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진보진영이 제대로 반성 못하면 희망이 없습니다.
2) 인터넷 공간 - 서프라이즈와 일베(일간베스트)
대표적인 야권 지지(문재인 지지) 인터넷 사이트라고 하면 서프라이즈, 엠팍, 클리앙 등이 있을 수 있겠으나 여기서는 서프라이즈와 대선 즈음 박근혜 지지 일색으로 돌아선 일베(일간베스트)를 비교하여 진보진영의 지지그룹의 문제점을 지적해 보겠습니다.
서프라이즈는 아시다시피 2002년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이트로 출발하여 야권과 진보의 논객들이 많은 글을 올리는 곳이죠. 그런데 이 사이트는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는 글들은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글이라도 삭제해 버리고, 그런 글을 쓰는 사람들의 IP를 차단하는 만행을 천연덕스럽게 저지릅니다. 이렇다 보니 그들의 이념이나 생각에 맞는 글들만 남게 되고, 또 이런 글들만 읽는 그들은 자기 생각이 옳다는 착각에 빠져 서로를 쉴드치는 마스터베이션에 탐닉하고 있지요. 세상이 자기들 생각대로 되어야 정상이라는 망상에 빠져 다른 사람들은 적이고, 다른 생각들은 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잡종이 강세라는 것, 하이브리드가 대세라는 것도 모르고 근친교배로 바보가 되어간다는 것을 그들 자신만 모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다른 생각들을 반추해 보면서 자신들을 객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고 자기들만의 리그를 만들고 자기들 끼리 쉴드쳐주며 베스트로 올려놓는 것을 월드시리즈라고 우기고 있지요. 전문용어로 하자면 집단 극단화(자기들끼리 모여 객관화시키지 못해 더욱 더 자기 이념이나 생각이 극단적으로 흐르는 경향)의 전형을 보여주는 곳이죠. 더 한심한 것은 대문에는 상식과 민주를 내세워 놓고 정작 다른 생각들, 특히 논리적이라서 반박하기 힘든 글들을 철저히 삭제하는 반민주적 행위를 대수롭지 않게 한다는 것입니다. 저의 대부분의 글도 서프라이즈에서 모두 삭제되었고, 댓글을 올린 글들도 몇을 제외하고 올린 뒤 10초 후면 삭제 당하는 경험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 이들은 진실에는 관심이 없어 보이더군요. 천안함 사고를 규명하는 것도 진실찾기보다는 진영논리에 따라 증거를 찾고 논리를 전개합니다. 저도 합조단과 국방부의 조사와 해명이 석연치 않아 천안함 사고의 의혹을 신랄하게 제기했던 사람의 한 명입니다. 이와 관련한 글이 거의 책 한권이 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서프라이즈와 대표인 독고탁(신상철)은 제가 이스라엘 잠수함 침몰설, 장촌항 사고설, 붉은 멍게유생설 등의 음모론에 대해 비판을 가하자 국방부의 알바니 하면서 욕을 하고 글쓰기 권한을 차단했습니다. 사고의 규명이나 진실 찾기보다는 자기 진영이나 개인의 유불리에 따라 증거를 취사선택하고 자기 진영에 불리한 발언을 하는 사람은 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독고탁(신상철) 등 이 사이트를 리더하는 논객의 글들이나 자기 입맛에 맞는 글들은 추천수와 관계없이 관리자에 의해 대부분 대문으로 올려 보내집니다. 몇몇이 사이트의 여론을 주도하고 그 방향으로 대중들을 오도하겠다는 것이죠. 한마디로 글쓰기에 있어 민주주주의와 소통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많이 주장하는 말이 민주, 상식, 소통, 진보입니다. 이율배반의 극치를 보여주는 곳이죠.
그렇다면 박근혜 지지 사이트로 변한 일베를 볼까요? 여기는 아시다시피 자기 편에게 칭찬하는 것도 욕으로 할 정도로 글이나 말이 험합니다. 하지만 이 곳은 fact에 기반하고, 사실 확인을 하려는 노력들이 보입니다. fact가 아니면 자기 편이라고 생각되더라도 까이는 곳이죠. 그리고 여기는 주도하는 사람도 없이 참여자들이 모두 동등한 위치에서 글을 씁니다. 또 반대 편의 글이 올라오더라도 반론을 제기할 망정 서프라이즈 같이 글을 삭제하는 짓은 하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공희준도 일베가 훨씬 민주적이라고 평가를 했겠습니까?
지금 서프라이즈에 벌어지는 모습을 보십시오. 대선이 끝난 후 지금까지 서프라이즈에 올라온 글의 50% 이상은 대선의 부정개표 의혹 제기와 재검표 요구 청원에 관련한 글입니다. 총선 때에도 이 짓을 하더니 이번에는 그 강도가 더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부정개표 의혹을 제기하기는 하지만 증거는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무성이 백의종군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선이 끝나자 지방으로 잠행한 것을 부정 개표를 지휘하고 잠적한 정황 증거라고 내세우고 있으니 할 말 다한 집단이지요. 방송들의 개표방송이 로지스틱 함수 그래프를 보인다고 그럴 듯하게 논리를 포장하지만, 개표수가 누적되면 당연히 그런 함수 그래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모릅니다. 서울시의 대선후보 투표수와 교육감 투표수가 다르다면서 이것이 부정개표의 증거라고 우깁니다. 재외동포의 투표권은 대선에는 있으나, 지방 교육감 선거에는 투표권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투표수의 차이가 난다는 기본적인 사실조차 모릅니다. 이들은 각 개표소에는 선관위 직원과 여야의 참관인이 개표를 감시하였고 단 1곳의 개표소에서도 부정 의혹이 발견된 곳이 없다는 것을 간과합니다. 각 개표소의 집계가 정확한 것이 확인되었고, 이것들이 중앙선관위로 통보되어 합산되었는데 어떻게 집계과정에 해킹되어 조작되었다고 주장할 수 있는지 그 뇌구조가 궁금할 따름입니다. 서프라이즈와 다음 아고라의 선동으로 재검표 청원숫자가 21만이 넘었다고 합니다. 이성을 잃고 이들에 선동당한 숫자가 21만이 넘었으니 이들의 해악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죠. 저는 이들이 돈을 모아 공탁금을 걸고 2002년 이회창측이 했듯이 재검표 청원을 정식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돈 잃고 개망신을 당해 보아야 정신을 차릴 듯합니다.
물론 서프라이즈가 진보와 야권을 모두 대표한다 할 수도 없으니 서프라이즈 사례를 일반화시킬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변의 문재인을 지지한 진보진영의 사람들이 대선 전후에 보인 모습을 보면 그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성보다는 감성, fact보다는 진영이 우선하고, 독선과 오만에 찌든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라는 것이 제 진단입니다.
3) 자칭 진보언론들 -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 등
혹자는 이번 선거에서 조중동의 편파적 보도와 방송의 박근혜 지원으로 공정치 못한 환경에서 치러졌다고 목소리를 높이더군요.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의 언론환경이 박근혜에게 유리했다고 진짜로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한겨레와 경향, 오마이뉴스는 연일 박근혜만 비판하는 글을 탑으로 올리고, 정치면의 대부분을 여기에 할애했습니다. 아예 대놓고 박근혜 비토, 야권(문재인, 안철수) 옹호의 기사를 쏟아냈지요. 저는 언론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우리도 미국처럼 언론이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이들 자칭 진보언론들의 경향성에 대해 비판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자기들은 훨씬 심하게 그 경향성을 드러내면서 조중동이 그렇게 한다고 비난하는 것은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양심을 걸고 여러분들이 이번 대선에서 한경오와 조중동이 한 형태를 비교해 보십시오. 어느 쪽이 경향성이 심했고, fact의 왜곡이나, 교묘한 타이틀 쓰기로 대중들을 오도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회사의 일과 제가 맡은 직책으로 인해 모든 중앙 일간지와 경제지를 매일 보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인간인지라 100% 중립성과 객관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제가 총선, 대선기간 동안 한경오와 조중동의 기사를 비교해 보았을 때 한경오가 훨씬 경향성이 심했고, fact의 왜곡이 심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경오 등 진보언론들도 위의 진보인사들이나 진보 사이트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고소란히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언론이라는 특성 때문에 개별 인사들이나 일반 정치 사이트보다는 그 정도가 낮아 보일 뿐, 근본적으로 현재의 진보진영의 문제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즈음은 한경오를 보면 조중동은 양반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싸우면서 닮아간다더니 한경오는 닮는 정도를 넘어 더 심한 편향과 왜곡을 한다고 저는 봅니다.
5. 그리고 해명
진보진영을 비판하는 제 글들을 이 사이트에 올리자 제 글의 내용에 대한 반론보다는 지엽적이고 부차적인 부분으로 저를 비판하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하나는 박근혜 지지하면서 박근혜 지지자임을 글에서 밝히지 않고 마치 양측에 경도되지 않은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글을 쓰는 것 같이 보인 것은 위선이고 야비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박근혜나 보수진영의 잘못도 많은데 왜 문재인과 진보진영만 비판하는 글만을 쓰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중대한 대선국면에서 야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진보진영 비판을 왜 하는지, 그리고 그 비판이 내부에서 일어난 것이 너무 아프다는 것입니다.
1) 제 글이 위선적이고 형평성을 잃었다?
저는 첫 번째 비판에 대해서는 솔직히 이해할 수도 없으며, 성립조차 하지 않는 억지라고 생각합니다. 이 비판이 잘못이라는 것은 야권, 진보진영, 문재인 지지자들이 박근혜나 보수진영을 비판한 글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이 자기가 문재인 지지자라는 것을 명시적으로 밝히거나 암묵적으로라도 드러내면서 글을 쓰든가요? 자기 주장을 하면서 자기가 지지하는 사람을 명시할 필요나 이유가 있습니까? 글쓰기에 특별한 경우 아니면 이런 경우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진보진영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데 제가 문재인 지지자이든, 박근혜 지지자이든, 아니면 이 둘 다 아닌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고, 이것이 객관성을 담보하는 것과 무슨 상관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다음은 진보진영만 비판하고 보수진영이나 박근혜의 잘못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을 잃은 처사가 아니냐는 비판입니다. 이 비판 역시 진보진영 사람들의 글쓰기를 보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진보진영 사람들이 이명박, 박근혜, 새누리당, 보수진영을 비판할 때 이들이 진보진영의 문제점을 비판한 적이 있는지를 따지고 그 글들의 형평성을 문제 삼았습니까? 개인 각자가 현재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안에 대해서 비판하고 옹호하면 되는 것입니다. 저와 다른 입장이나 다른 각도에서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잘못을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도 여러분들은 형평성을 잃었으니 보수진영을 비판하지 말라고 하시겠습니까? 이런 기계적인 형평성 요구는 형평성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비판에 대해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우리 사회의 모순과 문제를 지적하고 비판할 때, 보수꼴통들이 우리 사회보다 더 열악한 북한을 먼저 비판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것이 우선 아니냐, 왜 북한은 비판하지 않고 우리 사회 문제만 비판하느냐고 하는 것과 여러분의 논리가 무엇이 다른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보수꼴통들의 저 논리에 여러분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셨나요?
2) 비판의 타이밍이 적절치 않고, 내부 비판이라 더 아프고 충격이었다.
네, 저는 진보진영이 정신차려야 한다고, 더 아프라고, 당장의 집권이 중요치 않다고 생각해 비판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저의 진보진영 비판은 대선국면에 갑자기, 박근혜를 유리하게 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은 여러분들도 잘 알 것입니다. 저는 수년전부터 진보진영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그 과정에서 자칭 진보진영으로부터 “꼴통”이라는 비아냥도 많이 들었습니다만, 개이치 않고 제 소신껏 진보진영을 질타해 왔습니다. 진보진영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내부 비판을 잠재우고, 자기 진영의 부패와 불합리를 감싸고 변명해 왔던 것이 우리 진보의 모습이었습니다. 점점 내부 비판은 줄어들고, 총선과 대선을 두 번 치르면서도 반짝 흉내만 내는 책임론 제기는 있어도 진정한, 근본적인 자기 반성과 성찰은 없었습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질래야 질 수 없는 선거였다는 총선과 대선에서 참패를 했습니다. 대선 후의 반응이나 모습을 볼 때, 아직도 진보진영은 정신 차리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태라면 앞으로 20년, 아니 100년을 가도 집권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진보진영은 지금보다 더 바닥으로 떨어져야 하고, 뼈와 살이 타는 아픔과 고통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재기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이 요구한 진보진영의 비판 중단을 거절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