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살인데, 자기네 집은, 문재인님 지지했기땜에 선거결과가 속상하대요.
언니도 있어서 그집은 아이들 앞에서 선거이야기 다 오픈해서 이야기 하나 봐요.
자기 엄마는 처음엔 안철수님 지지했대요. 성실하셔서 좋다고.
다음날, 여섯살짜리 딸이 어른 책이 수 백 권 꽂혀 있는 곳에서 갑자기 책 한 권을 빼 와요.
반가워하며, 이거 좀 보라고, 어제 언니가 말한 안철수 아저씨가 책도 냈다고.
보니까 '안철수의 생각' 이란 책이더라고요. 앞에 안철수쌤 사진 커다랗게 있고.
수 백 권 중에서도 한 번 듣고 귀에 익숙하면 그 책이 눈에 딱 띄나봐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것 이상으로 상대후보도 존중하자고 가르치기는 해요,
그래도 아이들 사이에서 두 분 책이나 이름이 오고 가는데 기분이 참 좋더라고요,
그냥 정치인이 아니라 멘토가 될 수 있는 분들이라.
저희 때는 정치인 = 사깃꾼인 경우가 많았잖아요.
이번엔 후보들이 참 좋은 분들이라, 당연히 딸려오는 좋은 담론들이 참 많았던 거 같아요.
정동영-이명박때에는 제가 한국에 있지 않아서 선거 분위기를 잘 모르겠는데,
저는 이런 설레는 선거 처음이었어요, 절망 속에서도 하이튼 저는 뭔가 희망을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