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뜻하지 않게 9월부터 알바를 하게 되었어요.
그것도 하루 종일 하는 것도 아니고 오후에 딱 세 시간만요.
육체적으로 힘든 것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꼭 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지만, 나중에 제 경력하고도 관련이 있는 거라 경험삼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일을 시작해보니 정말 워킹맘들은 대단한 거 같아요.
물론 전에도 언니들이 아이 한 둘씩 낳으면서도 계속 일하는 걸 보면서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단지 생각만 하던 거랑 실상은 또 다르네요.
제 일과는 이래요.
아침에 아이들 밥 먹여서 유치원 보내고, 집에 와서 아침식사 정리, 빨래, 청소 등등 하고, 볼일 보러 나갑니다.
주로 은행일이나 아이 때문에 뭘 사야 하거나 저녁장 보는 일이죠.
그리고, 집에 와서 잠깐 쉬다가 점심 먹고 일하러 가요.
세시간 일하고 다시 유치원 가서 아이들 데려와서 저녁 만들어서 아이들이랑 저랑 먹고, 치우고 애들 씻기고 재우는 거죠.
일을 시작하니 안 좋은 점이 원래 아이들 저녁을 5시 30분 전후로 꼭 먹이고 놀이도 하고 책도 많이 읽어주고 그랬는데, 이젠 그런 건 엄두가 안 나요. 저녁을 7시는 되서야 먹으니까요.
제가 힘들어서가 아니라 얼른 정리하고 일찍 자야 다음 날 또 깨워서 제 시간에 등원할 수 있기 때문이죠.
남편은 집에 있을 때는 잘 도와주는 편이지만, 야근으로 늦는 날이 일주일에 3번은 넘구요.
또 일에서 자기 정체성의 많은 부분을 찾는 사람이라 실컷 일하라고 제가 별로 잔소리 않는 편이에요. ㅋㅋ
다행이 저희 아이들은 정말정말 순한 편이어서 엄마가 집안 일하는 동안은 둘이서 제법 잘 놀아요.
다툴 때도 있지만요. ㅎㅎ
제가 좀 더 부지런해서 낮에 쉬는 시간 줄이고, 저녁요리를 더 맛있는 걸 만들어놓고, 놀이도 미리미리 준비하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네요.
시간나면 82랑 사이트 서핑... ㅋㅋㅋ
암튼 워킹맘들은 참 대단하세요.
대한민국에서 일하면서 아이를 낳아서 기른다는 건 정말 전쟁같아요.
뜬금없이 주절주절 글써봤네요.
워킹맘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