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옆집의 바로 아래층 아저씨가 뛰어내리려다 구조되었어요...

에휴 조회수 : 3,206
작성일 : 2012-07-02 09:58:41

아침 7시쯤에 누군가가 아주 큰소리로 몇번 소리를 내지르더군요.

밖을 보니 맞은편에서 사람들이 저 사는 아파트를 다들 쳐다보더라구요.

 

그냥 소리만 지르나보다 생각했는데

밖에서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길래 내다보니

119구급차 2대와 사다리차 2대가 들어오는거예요.

 

그런데 구급차가 저 사는 아파트쪽으로 오더군요.

 

방충망을 열고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내다보았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더군요.

2~3분후 다시 내다 보니 세상에........

 

옆집의 바로 아래층 아저씨가 에어컨 거치대에 매달려 있는거예요.(실외기 없는 상태)

순간 어찌 해야 좋을지 모르겠더군요.

 

구급대가 올라오는중일텐데 그 사이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안되잖아요.

 

그래서 그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어요.

 

말을 걸게 되면 하던 행동을 잠시나마 멈추게 될것같아 일부러 말을 걸었습니다.

 

아저씨, 가만계세요.

그냥 가만히 계세요.

제가 아저씨 잘 알아요.

가만히 계세요.

 

아저씨는 한 발 한 발 조금씩 내려가던 상태였는데 순간 가만히 있더라구요.

만일 내려다던 상태로 계속 내려간다면 더 이상 발을 내디딜 곳이 없어 떨어질수 있거든요.

 

에어컨 거치대의 아랫쪽에 매달려 있는데

바로 구조대 아저씨가 들어와서 한쪽 팔과 어깨를 잡았어요.

 

'야!! 얼른 와봐!!'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다른 구조대 아저씨가 와서 다른 한쪽을 붙잡고 끌어올렸습니다.

 

 

이 아저씨 평소에도 눈에서 광기같은게 흘렀어요.

제가 복지쪽에서 근무하는데 제 근무처에 오시는 대상자거든요.

 

눈빛이 흐린듯하면서 광기같은게 비치니 조심스럽게 대해왔어요.

제가 근무처에서 혼자 있을때가 많은데

남자 손님들중 무섭거나 좀 응큼한 사람이 올때에는

거리를 좀 둔채 할말만 간단히 하면서 대하거든요.

 

동네 엘리베이터에서 가끔 이 아저씨를 봤는데

되도록이면 인사하지 않으려고 피해왔어요.

 

 

아침에 출근길에 동네 어르신들께서 그러는데

이 아저씨가 어젯밤에는 칼을 들고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거치대에 매달려 있던 아저씨의 모습이 자꾸 떠 오르면서 아직도 정신이 없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떨어지려하는 순간 그 옆에 있을때에는

뭐라고 말을 해야 되는걸까요?

IP : 118.44.xxx.7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7.2 10:11 AM (211.222.xxx.91)

    큰일 하셨군요.
    그순간에 그렇게 재치를 낼 수 있어서 목숨을 구하셨네요..
    원글님 가슴이 잘 진정 되어야 할텐데...
    갈수록 아픈사람들이 많아지니 사회적으로 대책이 잘 마련되면 좋겠어요.
    놀란 마음 잘 진정되길 바랍니다.

  • 2. **
    '12.7.2 10:47 AM (165.132.xxx.223)

    잘 하셨네요 .

    아저씨가 너무 외로워서 사람들 관심이 필요했던 걸까요?
    약 제때 잘 먹고 편히 살게 되기를..그 가족도 참 힘들겠어요

    약 잘 챙겨먹고 큰 사고 안치는것 만으로도 도와주는건데 ..그 아저씨도 삶이 힘들었나봐요 .

    원글님 ..잘 하셨구요.. 마침 그 자리에 있어서 크게 도움이 된 거네요 .
    마음 진정하시고 오늘은 좀 쉬기를 바래요

  • 3. 원글인
    '12.7.2 11:19 AM (118.44.xxx.71)

    제게 큰일했다고 하시니 송구스럽습니다...
    복지쪽 근무하고 있지만 정식 복지사가 아닙니다.
    계약직으로 일하는거예요.


    이 아저씨 혼자 사시는것 같아요.
    가족이 있었으면 말렸을텐데 아무소리 안들렸거든요.
    흰색으로 옷을 즐겨입으며 추울때도 썬글라스를 끼고 다녀요.
    지난달에 제 근무처에 오셨는데
    드리는 물품이 좀 적었거든요.
    그런데 형편이 어려우니 좀 잘해달라고 하시더라구요.
    아직 50은 안되어 보이는데
    무슨 사정이 있길래 저리 된건지 안타깝네요...

    요즘 정서장애가 심한 사람들이 많잖아요.
    아저씨같은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텐데 걱정입니다...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부모아래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자라는게
    무엇보다 소중한것같아요.
    저런 분들 다들 성장기에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하거나
    부모의 잘못된 욕심에서 비뚤어진 상태로 성장하셨을것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5212 혈압수치 94-55면 저혈압인가요? 5 pressu.. 2012/07/07 47,112
125211 매실 2주째 위로 둥둥 떠올라있는데 어쩌나요?? 3 .. 2012/07/07 2,998
125210 이범 쌤 동영상, 노력만 한다고 연애가 잘 되던가요 ? 2 ....... 2012/07/07 1,840
125209 다른 어린이집도 요즘 에어컨 안틀어주나요? 6 실망 2012/07/07 1,604
125208 이런.. 얄미운 아들.. ㅠㅠ 4 나란엄마철없.. 2012/07/07 2,031
125207 우산꼭찌(?) 다이소같은데서 파나요? 2 ,, 2012/07/07 1,652
125206 5살 딸아이 하루 종일 안 놀아 준다고 징징거려요. 4 질문 2012/07/07 2,446
125205 가정 상비약 추천해주세요~ 5 2012/07/07 1,418
125204 이거 제가 속 좁은 건가요? 8 슈나언니 2012/07/07 2,263
125203 도와주세요..ㅠㅠ 2012/07/07 811
125202 엑스레이만으로 덧니가 될지 안될지 아나요? 4 치과선생님계.. 2012/07/07 806
125201 팬콧이란 브랜드가 유행인가요? 4 유행둔감녀 2012/07/07 1,975
125200 이란 영화 - 더 스토닝 오브 소라야 3 투석형 2012/07/07 1,169
125199 lte72요금제인데요 요금문의 좀 할께요 2 그건 2012/07/07 2,342
125198 소설 천개의 찬란한 태양 읽으신 분 있나요 ? 5 ........ 2012/07/07 1,736
125197 서울에 진짜진짜 맛있고 멋있는 특급호텔 레스토랑 추천해주세요!!.. 59 외동딸 2012/07/07 15,004
125196 욕설이 담겨서 온 문자번호를 추적할 방법이 있나요? 6 추적 2012/07/06 2,401
125195 대장내시경검사때 먹는약 꼭 다먹어야하나요? 8 초죽음..... 2012/07/06 12,804
125194 울딸 제 결혼사진 보더니... 11 하핫 2012/07/06 4,736
125193 이 트윗 보고 한참 웃었네요 ㅎㅎ 4 잔잔 2012/07/06 2,389
125192 이 옷 어떠세요? 9 ... 2012/07/06 2,356
125191 회사일로 과로하는 남편 좋은 음식이나 보약추천 해주세요. 1 문의 2012/07/06 1,881
125190 저체중인 10개월 여아, 어찌해야 할까요? 6 헬프미 2012/07/06 2,374
125189 마스터쉐프코리아 탈락자 누구인가요? ㅎ 7 오호 2012/07/06 3,384
125188 야밤에 감자샐러드 퍼먹습니다. 8 ... 2012/07/06 2,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