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년만에 아가가 왔어요^^
그간 입도 뻥끗 한 적 없던 남동생은 제 임신 소식에 기분이 좋았던지 회사 사람들한테 한 턱 냈다하고..
(아니, 누나한테 맛있는 걸 사 주는 것도 아니고 아직 조카가 나오기도 전에 삼촌된다고 한 턱이라니..완전 웃겼어요.)
남편은 시키지 않아도 설거지를 하는 등 이모저모 애를 쓰고 있습니다.
사실 며칠 전, 남편이 설거지를 막 끝냈을 때 복숭아는 내가 깎아주마..하고 쟁반과 칼을 꺼냈더니
저더러 자기가 설거지 안 한다고 자꾸 설거지거리 내놓는 거냐고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음..전에는 내가 그런 생각이 들곤 했거든? 자기 지금 내가 전에 하던 거 반도 안 하고 있는데?" 했더니
급꼬리를 내리시며 "아, 그 동안 수고했어, 애썼어.."
자기가 집안일을 좀 해 보니까 그게 어떤 수고인지 알겠나봐요.
여튼, 친정엄마도 입덧을 심하게 하지 않으셨대고 전 그냥 모든 냄새들이 더 강하게 맡아질뿐 별다른 증상이 없길래
나도 입덧을 심하게 하진 않을건가 보다..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 저녁, 밥을 먹고 갑자기 울렁거리기 시작하는데!!!
이건 뭐 배멀미도 안 하던 사람이 이 상황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는, 그래서 누워도 봤다가 앉아도 봤다가 왔다리 갔다리~
그러다가 엄마한테 전화를 했어요.
이럴 땐 어째야 되냐니까 그 정도도 안 힘들고 엄마 될 줄 알았냐고, 엄마되는 게 쉬운 줄 알았냐고 그러시는 겁니다-.-
앗, 이게 아닌데;;;
위로가 안 되는 말씀이십니다. 했더니 위로를 받으려고 했냐고 위로는 무슨 위로, 엄마는 뭐 거저 되는 줄 알았냐시며 다시 블라블라..
도움이 안 돼, 도움이..하고 있는데도 계속 블라블라..
뾰족한 수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생전 해 본 적 없는 어리광도 부릴 겸 겸사겸사 전화했다가 이 뭐 무슨 날벼락..
순간, 친정엄마니까 망정이지 시어머니의 발언이었다면 난리가 났을법한 위험수위를 넘고있다는 생각이..
(물론, 저희 시어머니는 좋은 분이셔서 저런 말씀 전혀 안 하시고 아들이 설거지하고 저를 잘 돕고 있다는 사실을 매우 즐거워하시는 중입니다^^;)
아놔, 대체 이 엄만 누구 엄마야.. 싶었어요.
그렇다고 후덜덜한 댓글은 안 달아 주셔도 되어요.
말씀은 저렇게 하셔도 이번 주에 저 가면 들려보낸다고 열무김치도 담갔다고 그러시고..
워낙 저를 강하게 키우셨..;;;
초기에 조심해야 된다는 말을 하도 들어서 걱정도 많았는데
아마도 본격적으로 울렁거리는 걸 보니 아가가 잘 크고 있나보다 싶어 내심 안심이 되기도 해요.
그런데, 정말 입덧은 어떻게 극복해야 되는 건가요.
친정엄마보다 더 다정한 댓글, 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