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불편한 영화: 나라야마 부시코

람다 조회수 : 2,618
작성일 : 2012-04-22 00:50:48

그 동안 관심은 많았지만 볼 엄두가 나지 않았던 나라야무 부시코(the ballad of Narayama)를 보게 되었네요.

82년 제작되었고 83년 깐느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일본 영화인데 예전부터 대충 내용을 알고 있던 터라 많이 주저주저했네요.

겨울나기가 너무 빠듯한 고립된 산간마을을 지배하는 질서라는 것이 문명화된 야만인지 야만스런 문명인지 헷갈리네요.

어떻게 보면 비료가 대량 생산되고 안전한 피임법이 나오기 이전 척박한 땅에 자리잡은 모든 농경공동체가 실제로는 저런 고통스럽고 인정하기 어려운 질서체계를 나름대로 다 갖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한정된 생산량으로 긴 겨울을 나야되다보니 당장 노동력에 보탬이 되지 않는 출산을 기피하여 영아살해나 여아의 인신매매가 횡행하고, 식량 도둑은 일가족 생매장이라는 극단적 처벌을 받아야하고, 70이 된 노인은 산골짜기에 버려지는 것이 하나의 숙명으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단지 근대이전의 어느 일본 산골짜기로만 한정할 수 있는지 실제로 우리와는 인연이 전혀 없는건지 자신이 없네요.

영화 자체로 우울하면서도 석유기술문명의 끝자락에선 우리의 디스토피아적 앞날이 서양에서는 좀비영화로 주로 투사되고 있다지만 실제로는 나라야마 부시코의 마을처럼 야만을 내재한 문명(또는 질서정연한 야만)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떨칠 수가 없네요.

 

 

IP : 122.35.xxx.95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4.22 1:00 AM (211.207.xxx.145)

    저는 워낙에 겁이 많고 에너지가 적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계속 삶을 지속하기 위해
    통과하는 비정함이나 야만, 이런 걸 직시하기가 어려웠죠. 동물적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불편함을 주지만 생각할 꺼리는 참 많았어요. 윤리나 생명 힘 여러가지 점에 대해서요.

  • 2. ,,,
    '12.4.22 1:03 AM (119.71.xxx.179)

    아 글 참 잘쓰시네요. 얼마전에도 이영화에 대해서 올라온적이 있는데...우리가 불안한시대를 사는건 맞나봅니다

  • 3. 람다
    '12.4.22 1:07 AM (122.35.xxx.95)

    영화에서는 곤충들의 교미 및 먹이사슬의 순환 이런 것을 마을에서 일어나는 성애장면에서 계속 오버랩되고 있어서 말씀하신 것처럼 마을도 하나의 생태계 처럼 묘사하는 것 같습니다.

  • 4. 람다
    '12.4.22 1:08 AM (122.35.xxx.95)

    점셋님, 좋은 말씀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밤중에 잠이 다달아나네요.

  • 5. 정치의 기능이
    '12.4.22 1:33 AM (211.194.xxx.108)

    재화와 성의 분배라는 명제에 딱 들어맞는 영화였죠.

  • 6. 사람도
    '12.4.22 1:41 AM (14.52.xxx.59)

    동물의 한 종류이고,우리가 사는 세상도 대자연에 속해있다고 생각하면 아주 편안한 영화지요
    날것 그대로 생생한게 때론 불편할수도 있지만 그게 또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오리지널과 비교해 보셔도 아주 재밌어요

  • 7. 람다
    '12.4.22 1:49 AM (122.35.xxx.95)

    사람도// 저도 나중에 기회되면 57년 영화를 보고 싶네요. 그런데 현재 우리의 삶은 대자연 속의 자연스러운 삶과는 너무 동떨어진건가요? 결국 다시 돌아가겠죠?

  • 8. ..
    '12.4.22 3:11 AM (112.149.xxx.61)

    불편함을 넘어서 전 좀 당황스럽긴 하더라구요
    윗님 표현대로 날것 그대로를 담은..
    같은주제로 다른나라 영화였다면 이런 느낌은 절대 안나왔을거 같아요
    일본영화라 가능한 특유의 무엇이 있는거 같아요

  • 9. ....
    '12.4.22 4:13 AM (72.213.xxx.130)

    일본장, 일본의 입을 줄이기 위한 늙은 부모를 버리는 풍습이 잘 나타난 영화로 기억해요.

  • 10. 람다
    '12.4.22 8:12 AM (122.35.xxx.95)

    솔직히 불편함 이상이긴 합니다. 전 다른 장면 보다 눈이 녹으면서 남자아이 사체가 논에서 발견되고 그 이유가 드러나는 것이 가장 엽기적이더군요.

  • 11. 기억가물
    '12.4.22 8:15 AM (203.226.xxx.89)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문명 문화라는 것도미래엔 또
    님이 생각한 그세계처럼 야만적인 문화로 이해될수있어요
    일제강점기 우리도 먹고살기 힘들어 지금과는 비교도 안된 일이 비일비재
    종교전쟁은 십자군때나 있는 일도 아니잖아요

  • 12. 기억가물
    '12.4.22 10:57 AM (180.226.xxx.251)

    전 유독 일본이나 프랑스 영화가 정서와 문화에 맞지않아요..
    아프리카 오지나 아마존 밀림보다 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1349 박원순, 트위터 '맨홀' 제보 속전속결 처리 '화제' 3 시장님 시장.. 2012/04/28 2,590
101348 강동구 인신매매 납치 괴담 SNS 퍼져 괴담 2012/04/28 2,404
101347 전기세 얼마나 많이 나오세요 6 2012/04/28 2,518
101346 30대 중반 여자분들..다 자가용 있으세요? 16 -_- 2012/04/28 5,459
101345 나이드니 제주도에 가서 살고 싶네요. 15 .. 2012/04/28 4,409
101344 구운 소고기로 국 끓일수 있을까요? 7 ... 2012/04/28 1,943
101343 장터 청국장 추천해주세요 4 청국장 2012/04/28 1,031
101342 냥이의 임신 8 냥아??? 2012/04/28 1,230
101341 총수 인터뷰.. 2 .. 2012/04/28 1,675
101340 살안찌는 사람의 장보기 31 .. 2012/04/28 13,618
101339 지파일 이용하시는분... 엘롤 2012/04/28 1,258
101338 피아노 잘 아시는분 질문 드려요 7 제노비아 2012/04/28 1,438
101337 알바비를 안주네요ㅠㅠ그리고 40대 아줌마의 알바경험.. 3 참고 있는 .. 2012/04/28 3,450
101336 커널TV 정치야 놀자 - 박지원,이해찬,감정적 곡해 [경향] 사.. 사월의눈동자.. 2012/04/28 593
101335 경기도나 강원도의 좋은 펜션 좀 소개해주세요 4 ㅇㅇ 2012/04/28 1,237
101334 엄마가 작년에 가벼운 뇌졸중이 온후 말을 거의 안하세요 8 엄마 2012/04/28 2,960
101333 삼십대 중반 로스쿨 진학 어떨까요 11 궁금 2012/04/28 7,479
101332 코만 번들거릴 때... 9 은빛1 2012/04/28 1,554
101331 전기압력밥솥구입 고민 2 여름 2012/04/28 826
101330 서울 청소년들 '스트레스' 성인보다 많다 1 샬랄라 2012/04/28 660
101329 딸이 알바비를 못받고 있는데요 5 알바비 2012/04/28 1,699
101328 경희대 치과병원의 원내생 진료 아시나요? 3 대한민쿡 2012/04/28 2,342
101327 다운 받은 아래 한글이 인쇄가 안돼요..ㅠㅠ(급합니다 알려주시면.. 1 혜혜맘 2012/04/28 3,759
101326 [나꼼수] 한겨레 최성진기자 웃기는 사람이네요.[펌] 14 그랜드 2012/04/28 3,577
101325 그러니까 가카만 "따" 시킨거군요? 5 참맛 2012/04/28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