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얼마 전 절 속상하게 한 일이 있어서 제가 한동안 말을 안했는데,
남편 회사도 워낙 늦게 끝나고 하다보니 남편이 집에 올 때쯤이면 전 자고 있으니까
얼굴 보고 얘기할 틈도 없고 해서 화해를 못하고
남편은 제가 화가 많이 났다는 걸 알고만 있는 상태였죠
근데 이번 주말에 모처럼 집에서 좀 쉬게 되어서, 둘이 하루종일 같이 있는데
남편이 원래 말을 참 못해요. 기껏 뭐 해주고도 말 잘 못해서 다 깎아먹는 타입이죠.
저는 밥만 차려주고 제 방에 혼자 있고, 남편은 뭐 말은 못하고 과자 같은 거 사갖고 와서 눈길 끌어보려고 하고
(내가 초딩인가........)
그런 채로 주말이 다 갈 것 같아서 결국 제가 먼저 얘기 꺼냈어요
너무 속상했다고 어떻게 날 풀어주려는 노력 하나 안하냐고? 따졌더니
자긴 정말 그러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야 니가 풀릴지 몰라서 못했다고
과자도 사왔는데 니가 안 먹더라고;;; 그러길래
내가 초딩이냐?? 사람 마음이 상했는데 과자 먹는다고 풀리겠느냐? 내가 말을 안하면
편지라도 쓰든지 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최소한의 성의가 없지 않냐고 막 화냈죠.
그러고 다시 방에 들어왔는데
한 시간 쯤 후 들어와선 편지 썼다고 읽어보라고 ㅋㅋㅋㅋㅋ
살며시 손에 쥐어주고 가네요 ㅋㅋㅋㅋㅋ 잘못했다고 구구절절.... 한 시간 걸려 쓴 편지....
아 전 왜 이렇게 웃기죠. ㅋㅋㅋㅋㅋㅋ 여태껏 아무것도 안하다가
'편지라도 쓰든지 했어야지' 했더니 바로 편지 써서 주는 게..ㅋㅋㅋㅋㅋㅋ
웃겨서 금방 화해했네요
늘 이런 식이에요 먼저 알아서 하는 센스는 별로 없지만 대놓고 뭐 해달라고 하면 바로 하죠
저번에도 싸웠을 때 미안하다길래 꽃이라도 한 송이 사다주면서 미안하다 해야되지 않냐고 그랬더니
그 다음에 싸웠을 땐 꽃 한송이 사와서 미안하다 하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 한다발도 아니고 제 말 그대로 한송이...
남자들은 다 이렇게 귀여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