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숫자를 결정할 당 지지율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이 대표의 버티기를 두고 여론이 악화되면서 정당 지지율 확장에 부담이 커진 것이다. 당 일각에선 당 대표가 출마한 관악을의 1석을 상징적으로 챙기면서 비례대표 숫자는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이 대표의 출마 강행이 야권의 총선 주도권을 송두리째 앗아갔다는 점이다. 야권의 한 전략통은 “통합진보당의 참신성이 퇴색된 것은 차치하고라도 야권의 적극적 지지층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명분을 잃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5% 이내에서 승패가 가려지는 수도권 싸움에서 적극적 투표층이 뛰어들지 않으면 야권은 총선 승리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어렵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책임 회피, 꼬리 자르기식 대응은 구태 정치를 연상케 한다. 선거는 창(야권)과 방패(여권)의 싸움인데, 야권은 지금 부러진 창을 방패가 아닌 서로를 향해 겨누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례대표에서 지역구 개척, 야권연대를 이끈 뚝심까지 승승장구해온 이 공동대표의 정치 생명도 최대 고비에 처했다. 23일이 후보등록 마감일이고, 야권의 총선레이스도 기로에 서 있어 결단의 시간도 얼마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