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 방에서 쫓겨났어요. 원래는 자기가 나가는데 오늘은 제 이부자리를 안방앞에 패대기쳐 놨네요.
속뜻은 아들방에서 자라는 건데... 애들을 일찍 떼어서 재워서인지 12살 아들이 아빠,엄마랑 각각 자는 날을 한달에 한번
정해서 아들방에 함께 자거든요. 저보고 그날 하라는 뜻이겠지요. 며칠전 남편이 아들이랑 잤거든요.
이또한 얼마 가겠냐 싶어서 남편이나 저나 그런 아들을 귀엽게 보고요. 위에 딸이 있고 아들녀석이 제겐 아직 애기 같아요.
반주를 곁들인 저녁 잘먹고, 후식 먹고 남편과 저 얘기하던중 목소리 커지고 소리좀 지르지 말라고 제가 소리질렀어요.
그후로 전 설겆이한다고 일어났고 마시던 잔을 탁 놓더니 방에 들어가더니 이불을 저리 해놨네요.
아들녀석 불안한지 엄마 쫓겨난거 아니냐며 자기방에 가자고 조르고, 전 거실에서 TV보고 아들이랑 누워 있다 아들 자기방에 보내놓고 이러고 있어요.
예전에는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참 별거 아닌걸로 화내고, 남의 말 곡해하고, 멋대로 생각하고...
멋대로 생각할 바엔 좋은 쪽으로 생각하라고 그러죠. 퇴근전에 먹고싶은 안주나 반찬을 핸드폰 문자로 보내곤 하는데 어느날 식사 준비로 핸폰을 못 본 적이 있어요. 답이 없으니 제가 무시했다 생각하며 슈퍼에서 맥주와 과자 사와서 혼자 방에 틀어박혀 먹더라구요. 식사 하라 해도 화난 목소리로 안먹는다 하고... 전화 할 수도 있고, 집전화도 있고..
제가 미안하다며 풀었는데..
연애때나 결혼초엔 이렇지 않았던 거 같은데 나이 드니 점점 더한 거 같아요.
제게만 그렇지 않은 걸 다행이라 생각해야 하는지... 몇년전 시어머니 한테 섭섭한 일후로 저녁식사에 초대하는 것도 남편이 심드렁한 눈치고, 시누한테 섭섭한걸로 시누애들한테 세뱃돈도 안주고...
시어머님이 가까이 사세요. 경제적인 도움 못 주신거 미안해 하시고, 한번도 제게 싫은 말씀하신 적은 없는거 같아요
가까이 계시니 저희부부 싸운거나 남편 기분 상해 있는 걸 자주 보게 되죠. 그럴때마다 내가 태교를 잘못해 애비성격이
저러니 이해하라 할정도로 양반이세요. 남편이 안좋은 상황을 시댁에서 만들어 버려 제가 나쁜사람이 된후로 제가 져준다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또 다르겠지요.
화는 안나는데 내일 또 제가 굽히고 들어가야 하는지... 이혼하자는 소리도 한세번쯤 들으니 무덤덤하고.
이유는 맨날 술먹고 연락안하고 새벽에 들어오길래, 작정하고 제가 소주1병 마시고 주정한거, 시댁식구들 앞에서 남편흉봤다고, 또한번은 제여동생처지랑 비교해서 돈 없어서 서글프다 했다니 절 만족 시켜주지 못할거 같으니 헤어지자고..
다 제가 미안하다 하고 했는데.. 물론 맘에도 없는 말이었지만 이젠 웃으며 남편맘 풀어줄 내공은 있는데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자존심 강하고, 속좁은 남편과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