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량이 세지 않은데 술을 굉장히 빨리 마십니다. 진짜 술 센 사람처럼 허세를 부려요.
그리고 소주 한두병에 쓰러지곤 해요. 술이 약하고 술 마시면 그게 어디서든 자는거는 알고 있지만 마음이 힘드네요.
항상 하는 얘기는 차에서 대리 부르다 잤다, 회사 숙직실에 업어다줘서 잤다, 바에서 술마시다 거기서 잠들었다..
주차장에서 발견해서 몇번 깨워온적도 있고, 실제로 회사 동료들이 회사로 실어날랐다고 하니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곤 했는데, 이젠 못하겠네요.
평소에는 퇴근이 빨라야 10시. 새벽까지 일하는 날도 많구요..
가끔 거래처 사람이나 부서 동료들과 풀 일이 있다며 술을 마시는데 술을 마셨다 하면 외박이예요.
한달에 두세번 꼬박꼬박 그러는데 내가 포기하자, 여기에 익숙해지자 했는데 잘 안됩니다.
어제는 집 주변에서 마신다고 해서 집엔 들어오겠구나 했거든요.
횟집 사장님 전화 와서 그 밤에 자는 애기 안고 가봤더니 조금 전에 나갔대요.
테이블에 토해서 사장님이 치우고 바람 쐬러 내보냈다는데 집엔 안들어왔어요.
같이 마시던 거래처 사장은 먼저 대리불러 나간듯한데 집에 와서 한참만에 통화연결되서 한다는 말이 거래처사장이랑 같이 근처 시장을 배회하고 있다네요.
주변에 시장도 없지만 유흥가도 없는 섬같은 곳이라 갈데도 없는데 결국 안들어왔어요.
자긴 절대 이상한 짓, 나쁜짓 안한다더니.. 어제 상황보니 여자가 있나, 혼자서도 유흥을 즐기는 사람인가 싶구요..
때리고, 욕하고, 이혼하자고도 하고 해봤는데 크게 안와닿나봐요.
몇번은 제법 진지하게 자중한다고 하더니 일주일도 안되서 또 그짓.
맞벌이에 아기까지 키우는데 하나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나한테 이럴수가 있나 싶어서 분해요.
임신해서 12시, 1시에 울며 아파트 주차장 돌면서 차 있나 없나 확인했던 일.
회사 사람들 전화번호 저장해서 늦은 밤 전화했다가 면박당했던 일.
부하직원이 오늘 밤샘회의해서 못들어간다고 전화대신 받아줬는데 노래방이었던 일.
지금도 치떨리게 용서가 안돼요. 지금은 직원들 전화번호 다 지웠네요. 전화 돌리는 제가 안쓰러워서요.
상담 받으면 이런 음주습관이 고쳐지나요? 부부상담 받자고 했는데 웃고 넘어가더라구요.
어떻게 할까요? 이혼할까요? 절대 못한다고 하는데 그럼 이혼소송해야 할까요?
증거라고는 제가 달력에 표시해둔 한달에 두세번 외박한 날짜 뿐인데요..
각서 써둔것 관리 제대로 안해서 없어졌어요.
이혼소송하면 아기 친권은 제가 갖고 올 수 있을까요?
그냥 돈벌어오는 기계로 생각할까요?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