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적 취향과 영화를 고르는 취향 그리고 책을 선정하는 취향까지
달라도 너무나 다른 남편님하와 유일하게 통하는 취미가
바로 등산입니다.
그동안은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남편이 안쓰러워
오늘은 그만 쉬자 하기를 반복하다,
얼마전부터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서로 운동도 꽤 열심히 하고
체력도 좀 좋아져
등산 자체도 그리 힘들지 않고 산행도 참 즐거웠습니다.
북한산, 도봉산
그리고 오늘은 수락산을 다녀왔는데요.
수락산.....남편이 촬영차 갔다 반했다고 해서 갔는데,
참참참.....놀라운 산이더군요.
산 입구부터 술판이 벌어지더니
계곡 곳곳에 여기저기 술판 천국입니다.
술판이 벌어졌으니
가무가...이어집니다.
여기저기서 맞지도 않는 기타를 튕겨가며
쌩목으로 요상한 노래를 불러제낍니다. 얼굴이 뻘개서요.
헐...
좀 더 올라가니 이번에는 판이 크게 벌어졌습니다.
사람들이 핑 둘러서 노래자랑이 한창입니다.
그 곳에서 얼마가지 않은 곳에서도
또 기타와 노래소리가 들립니다.
다들 얼굴이 벌개서요.
곳곳에서 막걸리 냄새가 진동합니다.
7080 노래들...
40대 50대 60대 아저씨, 아줌마들...
(절대 일반론 주장하는거 아니니...행여 이글 읽으시는 82 언니들 오해마세요^^
산에서 술마시고 노래부르던 아줌마, 아저씨들 말하는 겁니다)
네...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처럼 산에 와서, 흥이 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술 한잔 들어가니 더 흥이 오르겠지요.
그렇게 친구들끼리, 산악회 회원들끼리 휴일에 공기좋은 산에 와서
술한잔 하고 노래 한자락 뽑고,
네 낭만이라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거 모르지요. 당신들에겐 낭만 일 지 모르나
저희들처럼 그저 산이 좋아 도시의 번잡함을 잊기 위해
마음의 여유와 휴식을 위해
남편과의 다정한 한때를 위해
산에 오르는 사람들에게는 민폐라는 사실을 말이지요.
이 얼마나 이기적인 행동일까요.
게다가...정상 가까이 가니,
버너에 코펠에 물이 펄펄 끓고 있네요. 하하하...
혀를 내두릅니다.
할말이 없고요.
나에게는 좋은 추억이고 낭만적인 하루였을지 모르나,
누군가에게는 소음이고 민폐일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하지 않는 걸까요?
하.....
아쉽네요.
오늘 수락산을 가보니, 만만한 산 아니었고, 남자다잉~~이란 소리가 절로 나오는 산이던데..
이곳저곳 가볼만한 산이던데,,,,
전...다시는 안갈라고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