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혼이라고 표현해야 할만큼 결혼시기가 꽉 차서 넘어가는 중입니다.
인연들은 많이 스친 편인데, 도대체 결혼하고픈 결정은 어떻게 하게 되는건지
아직은 어렵고 복잡한 마음이라...살짜기 겁도 나고요.
이래서 멋모를때 시집가는 게 좋다는 건가 싶어요.
아래 두 경우를 두고 고민이 되려는데 결혼하신 분들 입장에서
여동생이나 생각하시고 실질적인 조언 좀 해주세요.
요점은 단순하게 사랑하는 내맘만 믿고 불안한 미래라도 함께 하는 케이스...
그저 안정적이고 평범한 삶속에 정들어 가며 살아가는 케이스...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은 십년동안 헤어졌다 그 사이 다른 사람 만났다를 반복...
이번엔 마지막이다 하고 다시 만난지 2년이 다 되가요.
근데 금방 결혼 할 거 같던 초반 상황이 매번 사건사고 많은 남친 집이라
아직 집안 인사는 커녕 서로 집안에서 누굴 만나는지도 모릅니다...ㅡㅡ;;;
오래전 이혼하신 기센 홀어머니가 아들을 마당쇠 부리듯 하세요.
그러다 지금은 암까지 걸리셔서 돈은 좀 있는지라 미국 가서 치료 시작했는데...
수술 1차 받고 말이 한두달 예정이지 재수술 염두에 두면 언제까지 계실지 몰라요.
가로늦게 유학 가고프다고 시험 준비중이던 남친은 또 저렇게 다 접고 미국 가 있습니다.
가기 싫어 했지만 이혼한 여동생, 결혼해서 잘 사는 누나까지 다 가 있는 위급 상황인지라...
나도 여기서 수술 잘 되시라고 기도하고 맘 졸이며 연락 기다리고 지칩니다.
솔직히 남친 엄마 수술 잘 되서 오셔도 나름 또 걱정이 있고요...
혹여 수술 잘못되셔도 맘 고생하고 방황할 남친 생각하면 걱정입니다.
남친 나이도 많은데 직장은 또 어케 하려는지...금융권에서 나름 잘 나가던 사람인데...
지금은 성격도 까칠하니 나한테 다정함도 줄어가니 속상할 뿐입니다.
그나마 가끔 카톡하면 다 버리고 혼자 무인도 가고프데요...
물론 저도 거긴 안데리고 간다네요...그만큼 힘들다는 건 아는데 망부석 하는 나로선 서운하네요.
이 상황들 종료되면 무조건 다 버리고 해외 나가 연락 않고 살고프대요.
자기 가족에게도 저러는 거 보면 우리 가족이랑 잘 지내기 바라는 건 무리겠죠?
정말 평범하니 알콩달콩 살림살며 따뜻한 가족 일구고 싶은데 갈수록 불안하고 힘들어 보여요.
이래서 집안 환경 보고 사람 고르라고 했나 싶은 생각이...
이 와중에 예전에 딱 한번 본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혹시 이게 너무 외롭고 힘든 제게 온 어떤 기회일까요?
치과의사인데 용인 수지쪽에 사는데 아직 결혼을 안했더라고요.
늘 바쁘고 토요일까지 근무니 혼자 개원해서 바빠서 그런것도 같고...
암튼 제가 계속 서울 번화가 중심지 쪽에만 살아서 그런지 용인쪽은 놀러나 갈까
사는 걸로는 뭐랄까 그 당시 좀 자신이 없더라고요.
근데 절 그렇게 생각나더라면서 연락을 해와주니 고맙더라고요.
아직 만나거나 약속을 잡진 않았고 통화만 한번하고 그쪽서는 내 의향이 어떤가 기다리는 상황...
직업만 보고 혹하는 여자들 있을지 몰라도...원래 그리 경제적 여유를 염두엔 둔 건 아니었어요.
차도 그냥 오래된 그랜저고 아무래도 주변환경 탓에 서울쪽 벌이랑은 차이가 있겠죠.
그리고 연애를 얼마나 안했던지 정말 눈치가 없고...사람은 안나빠 보이는데 재미가 없죠.
지금 남친은 그래도 꼬박 집앞에 데리러 오고 데려다 주면서 어디든 잘 놀러 다녀요.
근데 이 사람은 처음 만나고도 지하철까지만 바래다 주고 가길래 맘에 안들었나보다 했더니 아니라네요...ㅎ
게다가 주6일 근무라 잘해야 일요일 골프 라운딩 가는 정도가 여가생활 다라네요.
영화 본지도 오래요, 문화생활 할 시간도 없다고...여행은 10년전 개원하기 전 가본게 다라는...
혼자 살아선지 참 티나게 노총각 느낌 나요.
지방서 올라온 사람이라 순박한 면도 보이는 거 같고 누나 한분인데 성악 전공하고 결혼해 잘 사세요.
지방서 음대랑 의대 보낼 정도면 그리 어려운 형편도 아니고 부모님들도 건재하신 평범한 집안 같아요.
클래식 좋아하는 취미도 나랑 같고 뭐랄까 안정적이고 점잖은 느낌은 있어요.
얼마 있음 울 엄마도 환갑이신데...
정말 사윗감 모시고 가서 기운나게 해드리고 싶거든요.
지금 남친 상황 봐선 어림도 없겠고 게다가 남친 집안상황 아시면 사실 엄마 허락받기 어려울듯도 해요...
하지만 이미 정도 많이 들고, 다 털고 그 사람만 보면 똑똑하고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활동파 스타일이예요.
치과의사는 어르신들 좋아할 타입 같긴한데 솔직히 공부만 한 사람 같이 답답하니 사는 소소한 재미는 없을듯...
오히려 내가 챙겨주고 이거 저거 리드하면 잘 쫓아올 타입이긴 하구요...세상 물정도 잘 모르는 거 같고...휴
미래의 내 아이들의 아빠이자 내 가족들과 친화도...뭐 그런 거 종합해서 생각해 보려고요.
치과의사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진지하게 만나게 되면 양가에서 빨리 서두르실 거 같아요.
그나마 시간을 더 끌면 나 아닌 다른 여자라도 만날 상황일까 싶네요.
지금이 나로선 인생 최대의 결정을 내려야 할 때인 거 같아 이리 고민스럽습니다.
남친 배신하겠냐고 물으신다면...그동안도 더 괜찮은 사람 만날 기회 많았지만 남친 하나만 보고 충실했습니다.
이미 심적으로 고민하게 만든 남친이 원망스러운 면 있습니다.
힘들어도 나 생각하면서 기운난다는 말 듣고 싶고요...
혼자만 외롭게 두고 가게 되서 미안하다는 말 듣고 싶고요...
무슨 일 있어도 나 놓지 않겠다고, 둘이서 이 상황 끝나면 행복하게 지내잔 말 듣고 싶어요...
나중에 나이 들어서 드라마 여자들 흔한 대사처럼 '내가 그때 미쳤지'...이런 후회 하고 싶지 않아요.
남친에게 정말 순정파고 성실한 타입의 나라서요...지금도 많이 사랑합니다.
근데 2년 동안 진전없이 끌려 다닌듯...아직도 미래가 불안하고 힘든 상황들 연속이네요.
그래도 다 접고 그 사랑으로만 승부를 걸어서 뭐가 있는지 끝까지 가봐야 하는건지...
평범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사람과 남들 얘기하는 보편적 코스 밟아 가며
살면서 정 쌓인다란 생각으로 시작해 보는 게 나을지...
그래서 객관적으로 얘기도 듣고 고민하고 싶어 긴글 두서없이 이 새벽에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