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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가 아이를 잘못키우나봐요.

.. 조회수 : 4,678
작성일 : 2020-12-21 20:09:39
초4. 아이가 기질이 느려요. 감각이 예민하고.
그렇다고 치료를 요하는정도는 아니구요.
검사받고 치료도 받아봤는데 느리지만 발달을 계속 하고 있기때문에 치료를 할수있는 부분은 아니고 태생적으로 slow-growing 하는데 생일이 늦어 더 티가 날수있대요.
어릴때부터 친했던 아이친구들 다들 똑똑하고 야무져 학교들어가서도 회장 부회장에 각종 경시 상받고 해도 전혀 동요안하고 이 아이만 봤어요. 저도 아동발달 공부했었기때문에 아는 지식들 총동원하구요.
키우면서 아이둘다 한번도 공부로는 혼낸적없어요.
어디가서 누가될까 예의나 배려같은 부분에는 엄한 엄마였지만 40점 받던 아이가 50점만 받아와도 칭찬해주었구요.
기본 해야할 사교육은 시켰지만 결코 버거운 만큼은 시키지않았어요.
가능한 많이 놀게하구요.
사회성 늦될까봐 친구들하고 노는것도 적극지원하고.
집에서도 맨날 뭐 만들기, 보드게임..
그렇다고 공부 소홀했던건 아니에요.
학원에서 천덕꾸러기될거뻔해 제가 끼고 가르쳤구요.

지금까지 잘해왔다고 생각했어요.
주위에서도 넌 참 대단한 엄마라고 하고.
남편도 인정해주고.
심지어 아이 1학년때 저희아이 늦다고 괴롭히신(진짜 말 그대로 괴롭힌) 나이많으신 선생님.
그분도 학기말 상담때 어머니가 훌륭하셔서 아이 너무 잘 클것같다고. 그래서 잘하고있다고.. 잘클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나봐요.

학교공부만 따라가도 좋다는 생각이었는데 학교에서 학급친구들이랑 만든 문집을 들고왔는데 아이들 생각보다 글을 잘 쓰네요. 하나는 독후감, 하나는 이야기만들기, 하나는 코로나 관련으로 세 편씩을 쓰는건데 제 아이 혼자 주제도 어긋나있고 유치원생 수준이에요.
코로나 주제로 글쓰라는데 초능력을 얻어서 달나라가서 어쩌고저쩌고.. 마스크를 개발해서 돈을 버니 어쩌니..
당연히 칭찬을 해주려고 했는데 문득..
내가 언제까지 유치원생처럼 이런걸로 칭찬해줘야되나 싶은게.
회의가 들더라구요.
남들은 학교 단원평가 실수로 하나틀렸다고 애를 잡고 사교육도 열가지나 시키면서 시간이 나도 놀이터를 못가게 하고.
하루를 빡빡하게 자유라곤 주지않아도 아이들 잘만 크네요.
부모자식 사이좋아야 사춘기도 덜한다더니 사춘기도 똑같이 오구요.

기본적으로 워낙 느리고 늦되다보니 학교에서 늘 시간이 모자라요.
그러다보니 글씨도 날려쓰고 뭐든 대충해서 빨리 끝내는게 몸에 베어있어요. (덜하면 혼나니까). 못하는건 둘째치고 태도까지 나빠요. 제가보기엔.

동기부여도 여러가지로 얼마나 신경써주고 해도..
한번 혼내느니만 못하네요.
그저 원시적인 흥미, 재미에만 끌리고..
꼭 공부 잘하라는게 아니에요.
운동이든, 음악이든, 독서든 본인 좋아하는거 잘하는거 맘껏해보고 특기찾으라고 시켜줘봐도.
뭐 하나 재능이 없네요.
운동도 2년째 시키고 있는데 그것도 너무 더뎌요.
뒤늦게 들어온 아이보다 뒤쳐지기 일쑤니 데리고 다니는 아이 아빠도 지치구요.
여든 제 교육방식때문에 아이가 오히려 뭐든 의욕도 없는것같아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고 속상하네요.
똑똑한 둘째도 공부로 푸시를 안하니 저로인해 평범해 지는것 같구요.
IP : 112.152.xxx.35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0.12.21 8:11 PM (211.193.xxx.134)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108361&page=3

  • 2. ???
    '20.12.21 8:23 PM (121.152.xxx.127)

    초4들이 뭘 저렇게 많이 해요?
    회장 부회장 경시에 사교육에 문집도 만들고 단원평가에 운동에...적당히 좀 하세요.

  • 3. ....
    '20.12.21 8:38 PM (1.237.xxx.189)

    애 좀 나둬요
    생일 늦음 이제 10년 조금 더 살았는데 충분히 어설플수 있는 나이잖아요
    꼭 좋아하고 잘하는게 있어야돼요?
    빠르고 잘하는 애들과 비교해 못한다고 조바심내면 어쩌나요

  • 4. ㅇㅇ
    '20.12.21 8:38 PM (106.101.xxx.15) - 삭제된댓글

    울아이 얘기를 써놓으신줄 알았네요
    초4인것도 같고요 울아이 같은 아이가 또 있군요
    뭐든 대충이고 생각도 개념도 또래보다 많이 차이나고 어린티도 많이 나요
    자기가 원하는 분야만 초집중이고 그외는 기본도 안되요
    잘하라는게 아니고 그냥 기본인데 아예 안되요
    이게 초4아이들 특히 남자애들 다 그렇다 하기엔 많이 다르네요
    이런아이 안키워보신 분들은 진짜 모르세요ㅠㅠ

  • 5.
    '20.12.21 8:49 PM (221.150.xxx.148) - 삭제된댓글

    저희 애도 뭐든 늦게 시작해서
    제가 터지는 속을 달래가며 아이 크는 속도에 맞춰 대해줬어요.
    근데 집에서 저만 아기 취급하고 밖에 나가면 또래와 똑같은 대접을 받으니 집에 오면 아이가 응석을 부리기도 하고 할 수 있는 것도 엄만 봐주겠지? 하는 게 생기는 것 같아서 칭찬도 아낌없이 해주지만 단호해야 할 땐 엄하게 하는 편이예요.

    항상 내가 잘하고 있나, 이렇게 하는 게 맞을까 고민하는데 그렇다고 아이를 마루타삼아 이렇게 저렇게 해볼 수는 없고... ㅠㅠ
    어려우신 그 마음 조금은 이해합니다...
    그래도 엄마의 직감과 관찰이 가장 정확하겠죠. 너무 자책마시고 힘드시면 상담 도움을 받아보세요.,.

  • 6. ㅇㄱ
    '20.12.21 8:55 PM (112.152.xxx.35)

    점 네 개님..
    저도 님처럼 생각했기에 아이를 그렇게 대했는데 세상이 아이를 10년조금 더 산걸로 봐주지않더라구요.

  • 7. ㅇㄱ
    '20.12.21 8:59 PM (112.152.xxx.35)

    ㅇㅇ님 맞아요..
    잘 하라는 게 아니라, 기본은 했으면 하는거죠.
    세상을 살아나가야되니까..
    그냥 품안의 자식으로 계속 끼고 살수있는게 아니니까요.
    전에는 아이들 심리를 잘 안다고 생각했으니까 공부로 아이 혼내는 부모를 죄악시했는데 그래도 그 부모들은 아이가 기본이상 하니까 욕심도 낼수있는거더라구요.

  • 8. ㅇㄱ
    '20.12.21 9:02 PM (112.152.xxx.35)

    음 님.. 위로 감사합니다..
    오늘 왜인지 갑자기 불안이 밀려오더라구요.
    요 몇년간 또래 아이들을 일부러 의식하지않았거든요.
    학원 다니는거며, 공부어느정도 하는지 관심없다가 문집 보니 벌써 그 아이들은 쑥 자라있더라구요.
    공부차이나는거야 알고있었는데 사고하는거, 유치원생보다
    못한 그림실력,기본적인 태도(주제 잘못알고 엉뚱한 글 쓴거)..분명 같은 수업을 했을텐데..
    화가나는게 아니라 슬프더라구요.

  • 9. 에휴
    '20.12.21 10:45 PM (124.217.xxx.22) - 삭제된댓글

    너무 이해가서 로그인 했네요
    저도 3학년때 담임 선생님께 칭찬도 받았어요 ^^
    내아이의 성장 하는속도 느려도 상관없다 나는 내아이만 보고 가겠다 지금까지 왔는데 이제 중학교를 갈 나이인데 친구들도 정신연령 낮아보이니 무시하기 일수고 진정한 친구는 고학년 갈수록 어째 없어지기만하고 아이는 여전히 천진난만 해보이고 저만 매일 아이 걱정에 나가서 찬바람만 맞아도 안구건조증인지 우울증인지 눈물만 나네요

  • 10. 저도요..
    '20.12.21 11:18 PM (175.114.xxx.77)

    또래보다 느리고
    기초도 너무 없고
    예체능이나 다른 재능을 찾으려 해도
    진득하니 하지 못하고
    그저 일차원적인 즐거움만 찾아서 유치원생처럼 노는 아이,,ㅠㅠㅠ
    정말 이 아이가 커서 어떤 어른이 될까
    자기 앞가림은 하고 살까
    늘 걱정됩니다

  • 11. ㅁㅁ
    '20.12.21 11:32 PM (61.82.xxx.133)

    잘하는 아이들과 비교 하시면서 잘허기 바라는거 아니라는건 뭐에요?
    경시 이런거 잘하는 애들이나 하는거에요
    더 빡세게 시키면 잘할거 같아 갈등하시는중인듯

  • 12. ..
    '20.12.22 12:19 AM (122.38.xxx.102)

    저희 애와 비슷해서 댓글 달게 되네요
    학습은 옆에서 끼고 가르치면 어찌어찌 따라는 가는 것 같지만
    생각이 늦다고 해야하나 물론 행동도 느립니다만
    그 부분이 주변 아이와 가장 비교가 되더라구요
    더 어린 동생들과 생각하는 수준이 비슷한...

    그리고 시간 모자란 건 정말 어떤 걸 시키든 항상..
    이것도 그냥 집에서 같이 있을 땐 몰랐다가 단체생활 하니 어린이집 부터 초등까지 항상 듣는 멘트네요ㅎㅎ

    지금은 어려 천진난만한게 괜찮아보이지만 커도 과연 그럴까
    같은 고민입니다

    이런 아이 성인 될 때까지 키운 어머님 댓글 없나요 ㅜㅜ

  • 13. ..
    '20.12.22 12:27 AM (112.152.xxx.35)

    맞아요.. 공부는 차라리 어찌어찌 따라는 가죠..
    생각도 어리고 친구들하고 놀때도 어린 느낌이 나요.
    고학년되니 마주치는대로 누구랑이든 어울려놀기보다 아이들이 더 깊이 대화나누고 비슷한 친구들끼리 무리짓는 느낌인데.. 어릴때는 신경써주니 인싸였던 아이가.. 점점 겉도는 느낌이 들어요. 이제는 더이상 친구관계 신경써주기도 어려운 나이고요.ㅜ
    2년뒤에 이사가서 중학교입학할거라 더 걱정입니다.
    아는아이 하나없는 곳에서 어찌될지..

  • 14. ...
    '20.12.22 1:41 AM (180.230.xxx.161)

    같은 또래인데 남일같지 않네요..
    이사를 앞두고 있는것까지 똑같아요ㅜㅜ
    자식키우기가 참 갈수록 어려운것 같아요..

  • 15. 사라잼
    '20.12.22 3:29 AM (49.1.xxx.209)

    여기도 참 난독증인 댓글 많네요. 원글님 심정 이해합니다. 공부같은거야 별거 아닌데 저 성향과 태도가 굳어지는게 넘 두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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