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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내 아이를 더 밝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정보교환과 질문의 장

부모의 그늘

| 조회수 : 3,196 | 추천수 : 176
작성일 : 2010-03-01 12:07:13
대학 3학년 때 그해 서울에서 열리게 된 아시안 게임에서 자원봉사 아나운서로 일을 하게 되었었다.
우연한 기회에 자원봉사 신청서를 내게 되었는데 단순직이 아니라 어찌어찌 연결이 되어 영어 아나운서로 일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는 당찬 꿈을 안고 있던 꿈많은 대학 3학년 여대생이었던지라 그 기회가 내게 찾아온 것이 꿈만 같았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서 일을 하면서보니 나만 제외하고 다른 봉사자들은 대체로 부모의 힘이 있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같은 아나운서들은 아니었지만 다른 부서들을 보니 대체로 부모의 입김에 영향을 받아 나름대로 굵직한 부서에서 일할 기회를 얻은 사람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소외감도 느꼈고, 또 한편으로는 내 힘으로 오게 된 것에 야릇한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그 후에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시기가 되어 아나운서라는 꿈을 실제로 이루고 싶어 입사 시험도 보고 실기 시험도 보았는데, 당시 방송국에 입사해 일하고 있던 학교 선배가 나를 딱하게 바라보면서 충고를 해주었다.
"아나운서는 얼굴과 실력도 보지만 그것보다도 우선 집안의 힘이 어느 정도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좀 곤란한 직업이야. 그냥 이쯤에서 접고 다른 부서를 알아보지 그러니?"
막상 면접에 가보니 정말 그 선배의 말대로 대부분이 누구 누구씨의 딸 누구 누구이지 나처럼 수유리에서 오신 누구씨인 사람은 거의 없음을 알게 되었다.
이십 대 초기의 아픈 경험으로 꿈을 접으면서 내 마음에 오래도록 남아있었던 기억의 한 조각이다.
그때 방송국 문을 나서면서 그런 결심을 했었다.
이다음에 내가 엄마가 되면 나는 꼭 내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엄마가 되어야지.
내 아이를 낙하산으로 만들지는 않겠지만, 아이가 실력은 있는데 0.1%의 뒷받침이 필요할 때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는 엄마는 되지 말아야지.
누구의 엄마로도 불리우지만, 누구의 딸로도 불릴 기회를 우리 아이들에게는 꼭 주어야지...

20여년이 지나 큰 아이가 다음 달이면 미국 나이로 열 여섯 살, Sweet Sixteen 이 된다.
아장거리면서 아쉽게 내 손을 놓고 유치원에 가던 날이 어제같은데 어느 새 두 해만 있으면 대학에 갈 나이가 되었다.
미국 대학 입시 전형에는 학교 외부에서 각종 봉사 활동을 한 것이나 과외 활동을 한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느라 꾸준히 과외 활동을 하게 뒷받침해 줄 수도 없었을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어려웠던 시기를 지난지라 입학 원서에 버젓하게 적을 만한 특기가 없는 것이 못내 엄마 마음에 걸렸다.
물론 굳이 따져본다면 본인이 공부 외에는 눈에 띄게 특별한 소질을 보이는 특기가 없었던 것도 이유라고 하겠지만, 부모는 늘 죄인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마저도 부모의 능력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자책이 종종 올라오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 County 의 Juvenile Justice Commission (한국으로 본다면 도지사 자문기관의 하나로서 청소년 범죄 예방 자문위원쯤이라 해야 될까)의 member 입회지원서를 내게 되었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일까.
나의 직장 상사 중에서 작년 한 해 동안 유난히도 힘들게 하고 이게 인종차별은 아니려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성격이 꼬장꼬장하게 나를 괴롭히던 전직 검사 출신 60대 아줌마가 있는데, 어찌나 성격이 괴퍅한지 주변에서 호랑이 검사라고 소문이 자자한 사람이었다.
나에게도 늘 이리 저리 꼬투리를 잡으면서 트집을 잡기가 일쑤였던 아주 대하기 어려운 상사였다. 내가 회의록을 쓸 때마다 단어 하나까지 걸고 넘어져서 눈물이 핑 돌만큼 속이 상하게 했던 사람이기도 했다. 작년 상반기에 내가 한 업무에 대한 평가에서도 가장 박한 점수를 주었고 월급 인상이 거론되었을 때에도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내놓은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이었다. 더 시달리느니 회사를 나갈까 하는 생각도 진지하게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일과는 크게 관련된 것이 아니었지만 미운 마음을 꾹 누르고 작년 후반기에 일부러 시간을 내어 그 사람 부서의 웹 포스팅을 도맡아 해주고 회사 웹사이트 관리 문제를 해결해주었더니 그 이후로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나를 칭찬하고 힘든 일이 있으면 무조건 자기에게 말하라고 격려까지 해주는 사이가 되었다. 반 년 사이에 관계가 드라마틱하게 바뀐 걸 보면 사람 일을 참 알 수가 없다는 말이 맞긴 한가 보다.
그런데 우리 딸이 지원하는 조직에 그 사람이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왜 하필이면...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아이는 한껏 기대를 하고 있고, 막상 자문위원이 되기만 하면 우선 대학 입학 원서에 쓸만한 활동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기에 내 마음도 떨리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했다.
그동안 관계가 좋아지기는 했지만 옛 상처가 있는지라 입이 떨어지지 않는데 운을 떠보느라고 어젯밤에 메일을 써서 우리 딸이 당신이 회장으로 있는 청소년 범죄 예방 자문위원회에 원서를 냈는데 그 절차가 얼마나 걸리냐고 슬며시 물었다.
아침에 메일을 열어보니 당장에 내 메일에 답이 와있었다.
네 딸이라면 안봐도 뽑아줄만한 똑똑한 아이겠구나, 당장 다음 주에 아이를 정기 회의 장소로 보내라, 면접 때 뭘 물어보는지를 아이에게 가르쳐주겠다, 일단 다른 성인 자문위원들에게 소개를 먼저 시켜주어야겠다...
그리고는 곧바로 그 조직의 회장과 연결을 시켜주고 소개를 해주는 이메일까지 써주어서 회장이 바로 나에게 연락을 하게 해주었다.
주책없이 눈물이 핑 돌면서 며칠 동안 가슴에 있던 맷돌이 사라지는 것같았다.
이게 웬 횡재인가 하는 생각과 나도 우리 딸에게 도움이 되는 엄마가 되었구나 하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큰 아이를 불러 얘기를 해주고 유치하게 큰 소리를 쳤다.
"너 엄마한테 큰 절 해야 되는 거 알지? 엄마가 회사에서 아직도 찍혀있었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을 거야!"
그러자 아이는 내 공에는 큰 관심이 없고 긴장한 얼굴로 모기만한 목소리로 말을 꺼낸다.
"근데 엄마, 그 할머니 많이 무서워? 별명이 호랑이라면서 나 맨날 힘들게 하면 어떡하지? 엄마가 원서까진 도와줬지만 그 다음은 내 몫이잖아. 내가 잘해야지, 뭐."
"무섭긴 뭐가 무서워! 걱정마, 엄마가 있잖아! 엄마 봐서라도 너무 호되게 다루진 못할거라구!"
큰 소리는 쳤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정말 괜찮을지 또 새로운 근심이 한 자락씩 다가온다.
"선영아, 다른 거 없어. 그저 성실과 열심이 뭐든 이기는 거야. 엄마도 그거 하나로 버티고 있잖니. 너도 그거면 그 할머니하고도 잘 해갈 수 있을 거야."

아이에게 도움이 되어주는 부모가 되야겠다는 결심을 했던 것이 20년 전이었고, 부모가 힘이 없어서 나의 인생이 조금은 쉽게 갈 수도 있었던 것을 많이 돌아간 건 아닐까 하고 가끔은 원망도 하면서 세월이 갔다.
그런데 도움만이 전부가 아니라 부모가 준 도움을 바탕으로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아이를 기르는 것이 그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나는 아마도 제대로 못 느끼고 왔나 보다.
우리 딸은 엄마의 열심과 성실이라는 트레이드 마크때문에 우선 서류 전형에서 조금 나은 점수를 받겠지만, 앞으로 다가올 면접과 실무에서 자기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엄마의 무게는 빠져나가고 본인의 능력만 저울에 올려질 것이다.
그리고 그 저울에 보여질 숫자의 결과에 대해서는 부모를 포함하여 그 누구도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것이 냉정한 현실임을 열 여섯살이 한 달 남은 딸 아이는 엄마보다 먼저 보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 열 여섯 해 전에 탯줄이 잘려나갔을 때 이미 아이는 새로운 객체가 되었다는 사실이 다시 다가오기도 했다.
20년 전에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밀어줄 만한 힘을 가진 부모가 없다는 나의 환경에 화도 내보았고 좌절도 해보았다.
그런데 세월이 지난 지금 내가 도와주려는 나의 딸은 엄마보다 훨씬 지혜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제 길을 준비하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엄마로서 머쓱하기도 하고 엄마보다 몇 배나 성숙한 마음으로 자기의 보폭을 조정하고 있다.
딸아이가 다음 주에 참석할 회의와 면접에 대해 중압감을 느끼면서 이리저리 미리 공부를 하고 있는 뒷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우리 엄마가 보고 싶어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 옛날 그다지 해 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던 우리 엄마가 나를 바라보면서 느꼈던 그 미안함과 안쓰러움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그런데 지금 나는 우리 엄마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아이에게 줄 수 있고, 나의 그늘이 우리 엄마의 그늘보다는 훨씬 더 넓고 크다고 생각했는데, 새 길을 준비하는 아이에게 줄 수 있는 부모의 도움이 사실은 0.1%도 채 되지 않는다는 걸 이제서야 깨닫는 모자란 엄마이다.
우리 엄마나 나나 그다지 다를 게 없는 엄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온다. 그리고 이미 나를 바라보면서 많이 가슴아팠을 엄마를 원망하고 지나온 세월이 너무나 많이 미안하고 부끄럽다.
큰 아이가 여섯 살 때 한국에 친정나들이를 했을 때 늦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큰 아이가 엄마곁에서 함께 마늘을 까고 있었다.
매울 법도 한데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야무지게 마늘을 까고 있어서 웃음이 나왔다.
그 모습을 보면서 엄마가 그러셨었다.
"얘는 너랑 다르구나. 어린 것이 얼마나 야물딱스러운지 마늘 까는 태가 웬만한 새댁보다 낫다!"
똑똑한 것같아도 늘 허술하고 공부는 잘했어도 엄마 눈에는 늘 뭔가 하나씩 부족해보이던 덜렁이 딸과 다르게 엄마 마음에 쏙 들게 잔심부름을 하는 큰 아이를 보면서 엄마는 늘 흡족해하셨었다.
그 아이가 이제는 정부의 정책을 재검토하고 의견도 제시하고 보고서도 써내는 새로운 임무에 발을 내디디려고 심호흡을 한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이제 내 덩치만큼 자란 이 아이를 꼭 안아주고 쓰다듬어주는 일밖에 그다지 많은 것같지 않다.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버피
    '10.3.1 1:46 PM

    아... 오랜만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제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엄마이고 싶은데.....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요.. 아이가 잘 하기를 바라기 이전에 부모가 모범을 보이는 것이 먼저임을 깨닫는 요즘입니다..(그래서 어려워요.. 아이가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만큼 제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니까요..)
    결혼 전엔 그냥 저냥 고민없이 살았던 것 같은데.. 엄마가 되는 순간.. 세상이 복잡해졌답니다..^^

  • 2. 말랭이
    '10.3.1 4:05 PM

    엊그제 면접을 치르고 온 경험 덕분인지,, 이글이 남달리 맘에 와닿네요,,,
    방송인 배철수도 성공비결이요? 성실이라면 믿으시겟습니까? 라고 했다는군요,,
    제아이에게도 낙하산의 요행을 바라는 맘보다 성실로 이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되도록 제가 본을 보여야 겠다는 오기가 생깁니다,,,

  • 3. 오아시스
    '10.3.2 6:00 PM

    두딸들이 엄마의 직업을 갖고 싶어하지 않아 반성이 되었어요. 나름 나는 만족하며 직업에 감사하는데, 딸들에게는 멋져보이지않았나봅니다. 맨날 일에 치여 피곤해하고, 주말이면 세미나에 숙제에 허걱거렸으니 그럴만도 합니다. 얼마전부터 아이에게 좀 더 여유있게 보이고 싶어 나름대로 노력했더니, 고1딸은 장래희망에 엄마를 롤모델로 써 놓았어요. 절대 강요하거나 노골적으로 추천하지않고 살짝궁... 어쨋든 두딸의 엄마로써 책임을 느끼며 살다보니, 제인생도 좀 나아집니다.

  • 4. sugar
    '10.3.3 3:54 PM

    아이가 풀타임으로 교육을 시작했을때
    학교에 새로 전학 온 한국아이가 너무도 반가워서 점심시간에 그 아이와 놀다가 옷에다가 실례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를 보고 당당하게 '엄마, 나 오줌쌌어'라고 말하는 아이를 보자니 선생님께 말도 못하고 3시간동안 말도 못하고 젖은 옷을 입고 앉아 있었을 아이가 측은하기도 했고 어미라고 믿고 의지하여 자기 실수도 털어 놓은 아이가 새삼 고맙기도 하여 이런저런 생각이 교차돼며 팬티를 빨고 있었는데 아이가 변기에 앉아서 저를 보며 '엄마, 고마워'하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고 이루어 놓은 것도 없는 어미지만
    감히 세상에 드러내지 못하는 고민을, 잘못을 제게 털어 놓을 수 있고 저에게서 조그마한 위로라도 받아 갈 수 있는 그런 어미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던 날이기도 했습니다.

  • 5. 리준맘
    '10.3.4 2:54 PM

    항상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 6. 냠냠
    '10.3.4 4:40 PM

    좋은글 감사드리고 잘 읽었습니다
    언제 글올리시나하면서 기다리고있었어요~~^^

  • 7. 동경미
    '10.3.5 11:37 AM

    버피님,
    아이들을 기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은 내가 무엇을 하든지 아이들의 눈이 나를 따라다닌다는 게 아닌가 합니다.
    안보는 것같아도 다 보면서 나로부터 원하든 원하지 않든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다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가슴 뭉클하기도 하고 그렇지요.
    그래도 그 모든 두려움이 있다 해도 여전히 엄마라는 자리는 아름답고 좋은 자리라고 믿어요^^

    말랭이님.
    맞는 말씀이세요.
    아무리 세상이 바뀌고 사회가 변해도 성실한 사람은 못당한다는 말을 실감하면서 늘 일합니다.
    그리고 성실만큼 아이들이 부모를 닮는 부분도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고요.
    이것만큼은 정말로 말로는 도저히 가르칠 수 없는 부분이더라구요.

    오아시스님,
    일하는 엄마로서의 애로사항들이 다 말씀하시지 않아도 공감이 됩니다.
    너무 과해도 안되고 덜해도 안되게 아이들에게 일하는 여성으로서의 본을 보이기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에요.
    더구나 저도 딸들을 기르다보니 제가 하는 하나하나가 아이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감한하다보면 자꾸만 움추러들기도 하고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는 것은 엄마가 행복한 모습을 보이는 것처럼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없다입니다.
    일을 하건 전업주부이건 무슨 일이든지 행복하게 해나가는 엄마의 모습처럼 아이들에게 좋은 비료가 되는 게 없거든요.

    sugar님,
    저도 아이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 많이 했어요.
    이렇게 힘없고 능력도 그다지 없는 엄마를 이 아이들은 믿고 변함없이 의지하고 사랑하는구나...하면서 가슴이 뭉클한 순간들이 정말 많았거든요.
    아이들에게 엄마란 대단한 그 무엇이 아니더라도 언제나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믿고 바라보아주는 그런 존재로서 가치가 있는 게 아닐까요.
    물론 그런 존재가 되는 게 사실 쉬운 일은 아니지만요^^

    리준맘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냠냠님,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기다려까지 주셨다니 영광입니다^^

  • 8. sinavro
    '10.3.6 6:08 PM

    부모의 그늘이 중요하지요. 저도 동경미처럼 부모의 도움을 그리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반대급부로 제가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 좋네요.

    저는 업무상 여러 분야의 사람을 만날 기회가 많은데 기회가 될 때마다 집으로 초대해서 아이와 함께 식사를 합니다. 시간상 요리할 시간이 많지 않아 요즘에는 꾀를 내서 음식 한가지만 합니다. 해외인지라 반찬도 제대로 없지만 그래도 잘 드시더라고요.

    동경미님께서 열심히 사시고 항상 정도를 걸으시니 다 잘 되는 것이지요. 이 글을 읽고서 아이에게 다시 이야기 했답니다. 적은 만들지 말자.
    저는 아이가 엄마의 직업을 통해서 다른 세상을 보게 하려고 합니다.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서 아이는 나와는 다른 세상에서 사는 사람이 많구나 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 9. 동경미
    '10.3.11 2:29 PM

    sinavro님,
    저도 사실 부모님 도움을 못 받은 덕분에 (^^) 생활력이 강한 여인이 되었으니 감사할 일이지요.
    업무상 만나는 분들을 댁으로 초대하는 것 정말 좋은 아이디어네요.
    일하는 엄마시라서 시간이 분주하셔서 손님초대가 쉽지 않은 일일텐데, 아이에 대한 사랑이 듬뿍 느껴집니다.
    아이가 정말 많은 것을 배울 것같아 저도 한번 도전해봐야겠네요.
    일하면서 거의 매 순간 느끼는 게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는 것이고 이 우물의 물 안 먹는다고 침 뱉고 가도 다시 온다는 거에요.
    적을 만드는 것도 아군을 만드는 것도 다 내가 하기 나름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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