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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내 아이를 더 밝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정보교환과 질문의 장

10)오랜 세월 동안 교제할 수 있는 친구를 사귀어라 (내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도 기억하면 좋을 12가지)

| 조회수 : 2,795 | 추천수 : 174
작성일 : 2010-01-19 13:04:44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도 평생을 같이 갈 수 있는 친구를 가진 사람의 마음넉넉하게 마련이다.
사회적 동물이기에 우리는 누구나가 다 걸음마를 떼면서부터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친분을 맺으면서 살아간다.
각 시기마다 만나는 칭구들이 있고 그들 중의 대부분은 그 시기를 지나면 이별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친구들은 상급학교를 진학하고 사회에 나오도록 곁에 남아 슬플 때에 위로하고 기쁠 때에 같이 축하해주는 오랜 벗이 되어주기도 한다.
친구는 누구에게나 중요한 존재이지만 특별히 여자들에게 잇어서 친구란 더욱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신이 여자를 만드실 때 남자와 달리 관계에 더 큰 의미를 두게 하셨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관계보다는 자신의 목적에 더 많은 의미를 두지만 여자들은 주변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큰 요소로 작용하는 것을 종종 본다.
여자가 남자보다 관계의 문제로 고민하는 경우가 더 많은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한다.

한창 연애에 불타오를 때에는 절친한 친구와 다소 뜸해지기도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크고 작은 관계의 갈등을 겪어나가면서 여자들에게 있어서 친구처럼 꼭 필요한 존재는 없을 것이다.
꼭 건설적인 대화만 나누지 않더라도 이런 저런 잡담 속에서 때로는 삶을 짓누르는 무게도 잊을 수 있고 이 험한 세상에 나혼자만 덩그라니 떨어져잇는 것같은 생각도 잠시나마 잊혀질 수도 있다.
물론 좋은 친구와 나에게 늘 상처를 주는 친구를 잘 골라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아무리 유익한 친구라도 그가 나에게 끊임없이 상처를 주고 아프게 한다면 과감하게 그와의 만남을 다시 재고해보아라.
무조건 간신처럼 너희들의 귀에 듣기 좋은 말만 하는 가식적인 친구도 지양해야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늘 가시 돋힌 소리만을 유익한 충고라는 이름으로 쏟아붓는 친구라면 반드시 그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길 바란다.
진정한 친구는 한 마디의 깊은 말을 나누지 못했어도, 그저 잠시 같이 차 한잔을 마시고 다시 황급히 갈 길을 가더라도, 그의 존재가 나에게 한여름날의 청량음료처럼 시원하게 열기를 식혀주고 가슴을 따듯하게 해주는 게 아닐까.

언젠가 엄마가 읽은 제임스 답슨의 "하나님이 이해되지 않을 때 (When God Doesn;t Make Sense)" 라는 책에서 엄마는 그런 친구의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
어느 목사님의 16살짜리 어린 딸이 다리에 병이 생겨 다리를 잘라내게 되었다고 한다.
상심에 젖어 눈물로 지내는 목사님에게 그 교회의 교인들이 한 사람씩 찾아와서 이런 얘기들을 했다고 한다.
"목사님의 일로 인해서 전 교인이 철야와 금식기도를 하니 아마도 이 일을 통해 교회를 영적 각성을 이루시려는 하나님의 뜻인가 봅니다"
"목사님의 일로 인해 전 교인이 기도하게 되었으니 아마도 목사님의 따님이 하나님의 일에 쓰임을 받는 것인가 봅니다"
"무언가 하나님의 아름다운 계획이 이 일이 자난 후에 보일 것이니 잘 참고 기다리세요."
그런데 목사님은 이러한 교인들의 지극히 기독교인적인 위로에 위안을 느낀 것이 아니라 너무도 화가 나고 분해서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은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 당시의 마음같아서는 하나님이 자신이 시무하는 교회에 대해 무슨 계획이 있으시든지 그 일에 자기의 딸을 희생시키는 것을 이해할 수도 없었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고 한다.
급기야 목사님은 오히려 하나님께 화가 나고 자기에게 그런 형식적인 위로를 던지는 교인들에 대해 분노까지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목사님을 위해 그의 신학교 동창 목사님들이 당번을 정해서 날마다 목사님 곁에 있어주기로 했다.
그들이 해 준 것은 하나님을 원망하고 목사 자리까지 내려놓고 싶어하는 목사님의 분노와 슬픔을 그대로 품어주고 공감해주고 들어준 것 밖에 없었다.
아무도 목사님의 생각이 불경한 것이라고 비난하지도 않았고 그의 생각을 돌이키기 위한 설교를 늘어놓지도 않았다.
대신에 그가 하나님을 원망하고 격분할 때에나 눈물로 딸의 잘려나간 다리를 가슴아파할 때에 말없이 함께 눈물을 흘려주고 고개를 끄덕여주면서 그가 먹을 때에는 함께 먹고 그가 한 수저도 못 들고 흐느낄 때에는 말없이 그의 곁에 앉아있어주었다.
그덕분에 목사님은 마음이 회복되었고 다리를 잃게 된 딸도 아버지의 회복에 힘입어 갑작스러운 고난을 잘 지나가고 의족도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한다.
그 친구들의 아름다운 우정이 엄마의 가슴에 오래도록 남아있다.
신학교 동창 목사님들이 목사라는 직분이 걸맞게 몇 날 며칠을 훈계를 늘어놓았다면 아마도 그 목사님은 영영토록 신앙을 등질만큼의 깊은 상처를 지고 가야햇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예수님도 원하시지 않는 위로법이다.
사랑이라는 이름 하에, 옳은 말을 해야 한다는 미명 하에 얼마나 자주 부지불식 간에 우리는 우리에게 소중한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지 모른다.
엄마가 세상을 살면서 아프도록 느끼는 것은 때로는 칼날같은 진실보다는 따뜻한 덮어줌이 더 사람에게 필요하고 그로 인해 사람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모든 진실이 다 사람을 살리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란다.
거짓말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진실이라 할지라도 말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서로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진실인지 아니면 부드러운 덮음인지를 잘 알고 건네줄 줄 아는 친구를 꼭 한 사람 이상 사귀게 되길 엄마는 간절하게 기도한다.

엄마도 어린 시절을 지나오면서 수많은 친구를 겪으면서 어른이 되었다. 가장 오래된 친구는 아마도 고등학교 동창인 쥬디 아줌마인 것같다. 고등학교 1학년에 만나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벌써 28년이나 된 오랜 친구이지.
서로의 장점과 약점을 다 알고 치부를 내보여도 하나도 부끄럽지 않고 아무리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고 바쁘게 지나가다가도 함께 만나 울고 웃으면서 얘기하다 보면 그 세월이 다 한번에 녹아내리는 엄마의 가장 소중한 친구이다.
엄마가 가지고 있는 큰 행운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엄마의 주변에 늘 신앙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던 것이란다.
4대째 내려오는 신앙인의 가정에서 자라난 쥬디 아줌마를 비롯해서 엄마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엄마가 만났던 수많은 친구들 중에 신앙이 없었던 친구는 희안하게도 한 사람도 없었단다.
세월이 지나면서 그게 우연이 아니라 정말로 가진 게 아무 것도 없었던 엄마의 유일한 재산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집안도, 재물도, 학벌도, 인물도...아무리 살펴보아도 무엇 하나 재산 목록에 들어갈만한 것은 하나도 없었던 엄마에게 함께 신앙생활을 할 수 있고 믿음의 테두리 안에서 끌어안을 수 있는 친구들이 늘 곁에 있었던 것은 엄마에게 허락된 가장 큰 복이 아니었을까.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우선 너희들이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주어야 하는 것은 필수 조건이다.
단순히 학창시절 친구만이 아니라 평생지기가 되려면 아주 많은 희생과 사랑이 기반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연애시절에 각자 연인과 시간을 보내느라고 서로 연락이 줄어들더라도 친구를 이해해주어라.
친구의 연인을 질투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라.
친구도 평생지기가 필요하듯이 평생 함께 살아갈 배우자를 고르는 중요한 시기에 있는 친구를 위해 언제라도 귀를 빌려주고 친구가 실연이라도 했다면 기댈 수 있는 어깨도 되어주렴.

결혼 후에는 반드시 친구의 배우자에게 예의를 지켜라.
설사 모두 다 같이 학교 동창이고 친구라 할지라도 친구의 배우자임을 잊지 말고 그를 대하여라.
엄마는 고루한 사고방식이지만 이성 간의 친구를 그다지 믿지 않는 사람이다.
그것도 서로 결혼하고 난 후에는 더욱 위험한 친구관계라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친구를 위한다면 그의 가정을 배려해주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성의 친구라면 반드시 그의 배우자와도 연결이 되도록 애를 써라.
배우자가 모르게 친구를 만나는 일은 만들지 말거라.
동성의 친구라도 배우자를 존중해주어라.
너희들 자매끼리 서로의 배우자를 존중해주듯이 친구의 배우자도 존중해주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설령 친구가 부부문제로 하소연을 할지라도 섣불리 친구의 배우자를 욕하지 말거라.
부부의 일은 알 수 없고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때로는 용서가 되는 것이 부부 사이이기에 친구의 편을 든답시고 친구의 배우자에 대해 함부로 얘기를 했다가는 친구와의 관계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생긴단다.
더불어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배우자의 험담을 쉽게 입에 올리지 말아라.
쉽게 욕하는 그 순간에는 속이 후련해질지 몰라도 나중에 그 일이 해결되고 배우자와의 관계도 회복되고 난 뒤에는 친구와 불편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살면서 배우자의 험담을 하나도 안할수는 없겠지만 친구가 배우자의 흉을 볼 때에 경우에 따라서는 친구의 상처를 보듬어주기 위해 배우자의 험담에 맞장구를 쳐주어야 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친구의 배우자의 편을 들어주는 게 더 현명할 수도 있단다.
어느 경우이든 친구의 결정과 선택을 존중하고 친구의 가정을 존중해주어라.

남편에게 모든 걸 다 쏟아붓고 얘기하지 못해 답답해하지 말고 친구와 할 얘기, 그리고 남편과 해야 할 얘기를 가려놓아라.
친구와 할 얘기를 남편과 하면 남편은 친구처럼 세심한 반응을 못해주니 서로 답답할 것이고, 남편과 할 얘기를 친구와 한다면 남편의 입장을 배려해주지 않는 대화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엄마도 아빠에게 종종 느끼는 것이기에 너희들에게도 꼭 말해주고 싶은 것이란다.
남편이 너희들이 하고 싶어하는 모든 얘기를 다 나눌 수 없다고 해서 미워하거나 실망하지 말아라.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르기에 생겨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친구가 있는 것 아니겠니?
누군가와 한없이 얘기를 나누고 싶을 때에, 남편이 다 들어주고 공감해주지 못할 때에는 더이상 남편에게 연연해하면서 괴롭히지 말고 친구와 따뜻한 차를 나누면서 마음을 열어놓거라.

엄마가 쥬디 아줌아와 한 동네에 살 때 우리가 그랬단다.
아침에 남편들이 출근하고 아이들이 학교간 후에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돌아갈 때에는 언제나 꼭같은 결론이었단다.
아줌마가 고민이 있었던 날이든지 엄마가 고민이 있었던 날이든지 상관없이 결론은 언제나 같았지.
이제부터 집에 돌아가면 또 최선을 다해 남편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품어주자, 그러다가 힘들어지면 또 이렇게 나와 속얘기를 풀어놓자. 너의 남편만한 사람 없다, 잘해드려라, 우리만 변해도 집안이 변한다.
그런 얘기를 들려줄 수 있고, 또 들어줄 수 있는 친구가 있는 엄마는 참으로 복많은 사람이다.

사랑하는 딸들아,
먼 훗날에 엄마 아빠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너희들의 곁에서 함께 울고 웃어줄 자매들이 있고 또 그들과 더불어 너희들과 희노애락을 나눠줄 평생지기 친구들이 있을 것을 상상하면 엄마는 벌써부터 마음이 든든해진다.
엄마가 쥬디 아줌마와 커피를 마시던 그 커피숍에 너희들이 대를 이어 친구들과 앉아 인생을 나눌 그 시간들을 생각하면 엄마의 가슴이 뛴단다.
평생지기 친구를 꼭 하나 이상 두기를 엄마는 바라고 또 바란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평생지기 친구가 되어주거라.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ugar
    '10.1.19 8:36 PM

    저도 결혼 하고나서 사귄 친구(보통은 나이 들어 만난 친구는 진실되지 않다고들 하지만) 한 명이 정말 소중해요.
    제 영국 생활 12년을 통틀어 가장 큰 수확중의 하나라고 생각할 정도요.
    제가 정말 힘들때 가장 먼저 달려와 아무말 없이 저와 같이 눈물을 흘려준 친구죠.
    참 강한 아이인데 부드러움으로 그 강함을 매끄럽게 감싸안은 그 친구의 성정에는 어머님의 영향이 아주 컸더라고요.
    해마다 부모님이 오시는데 친구 어머님을 볼때마다 절로 존경스러워요. 제 친구를 그렇게 바르게 키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요.
    어제 저도 아이와 같이 '노아는 내 친구'라는 책을 읽으며 친구란 무엇인가?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고 잤는데 오늘 아침 눈뜨자 마자 아이가 '엄마, Pearse는 정말 내 친구라고 생각해'라고 하여 왜 그렇게 생각해?라고 물어보니 '어제 책에서 읽은 그 마지막 장, Pearse가 그렇게 하거든.'이라고 대답하는 것을 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 아이가 부쩍 자란 듯한 느낌이에요.
    그 책 마지막 장 내용중 일부에요.
    나를 쓰다듬어 주고 함께 웃을 수 있는 그런 친구말야.
    모든 걸 나와 함께하는 친구...

  • 2. 동경미
    '10.1.24 11:27 AM

    sugar님 덧글을 이제야 보았네요.
    외국 생활일수록 친구 사귀기가 만만치 않은데 큰 수학하신 것 맞네요.
    아마도 그 친구분에 못지 않게 sugar님이 좋은 친구가 되어주셨기에 가능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늘 느끼는 건데, sugar님의 아드님이 감수성이 남다른 것같아요.
    아주 영민한 아이인가 봅니다.
    저희 집 아이들은 여자아이들이라도 그렇게 섬세한 감정을 보이는 아이들이 없었거든요.
    왈가닥자매랄까요^^
    아드님의 얘기를 읽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을만큼 이쁘네요^^

  • 3. 매일
    '10.1.26 9:54 PM

    매 번 잘 읽고 마음에 새겨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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