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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내 아이를 더 밝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정보교환과 질문의 장

우리 집의 크리스마스 1)

| 조회수 : 2,819 | 추천수 : 224
작성일 : 2009-12-22 08:55:17
막내가 태어난 2000년도의 크리스마스는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한 크리스마스를 보낸 기억이 남아있다.

백일을 갓 넘긴 막내를 서로 안아보겠다고 싸우던 세 딸들은 결국 한 사람식 돌아가면서 막내와 사진을 찍기로 결론을 내고 크리 앞에 앉아 포즈들을 취했는데, 언니들의 넘치는 사랑을 알았던지 막내도 낑 소리 한번 안내고 연달아 사진의 모델이 되어주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할 때에도 막내는 반짝이는 장식 전구에 눈이 부시지도 않았는지 빤히 쳐다보면서 빙그레 웃기까지 해주어 얼마나 수월하게 장식을 마쳤는지 모른다.

형제가 하나씩 늘어난다는 것은 어쩌면 엄마 아빠의 사랑도 조금씩 나누어 가져야 한다는 것이니 어찌 보면 서운하기도 하고 그다지 반갑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우리 아이들은 세상의 연구결과들이 무색하게 새로 아이가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다.

우리 집의 크리스마스 트리에 걸려잇는 대부분의 오너먼트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만들어 온 손때 묻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자기 사진을 하나씩 붙여서 금가루 은가루를 뿌려 만들어 온 오너먼트가 매 해 네 개씩 늘어나 이제는 트리가 다 메워지도록 오너먼트들이 늘어났다.

오너먼트 하나 하나마다 고사리같은 손으로 엄마 아빠의 기뻐하는 얼굴을 그리면서 분주하게 만들었던 아이들의 추억이 하나씩 서려있으니 세상의 그 어느 오너먼트들보다 더 값비싼 것들임에 틀림이 없다.

내가 사는 곳은 일년 내내 눈이 한번도 오지 않고 연중 기온이 영상이라 우리 동네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본 일은 한번도 없지만 북쪽으로 4시간 정도 운전하고 올라가면 무릎까지 눈이 쌓이는 레이크 타호가 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이들에게 눈구경을 시켜주겠다고 아이 넷을 데리고 온갖 아이들 짐을 다 실으면 차가 꽉 차서 더이상 아무 것도 더 넣을 수 없곤 했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스노우 체인까지 하고 목적지로 가다가 한번식 멈춰서서 눈싸움을 하면 어린 강아지들처럼 이리저리 팔짝 팔짝 뛰면서 좋아하던 그 해맑은 웃음이 그립다.

올해도 크리스마스가 바로 코 앞에 다가왔다.
우리 집의 크리스마스는 가족이 더욱 사랑하는 시간이다.
한 해 동안 서로 바빠서 잊고 있었던 사랑의 표현을 나누고 서로의 마음을 아프게 해 준 것이 있었다면 화해도 하는 훈훈한 시간이다.

--오래 전 사진을 스캐닝했더니 화질이 좋지 않네요. 위로부터 셋째, 큰 애, 그리고 둘째에요. 셋째가 안고 있는 게 하도 아슬아슬해서 서둘러 찍었던 생각이 나네요^^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보리
    '09.12.22 12:30 PM

    내아들이 어른이 되어도 기억하면 좋을 12가지, 잘 읽고 공감도 하고 했습니다.
    동경미님의 제안대로 아이에게 편지를 썼는데, 일단 시작은 좋은 거 같아요.
    말로는 잘 안되는 것도 편지를 이용하니 훨씬 쉽네요.
    절약한다는 미명하에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입힌 적은 없는지 돌아보게 되었구요.
    늘 감사함을 되새기며 또 실천하고 아이들문제에서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고민하시는 태도에
    존경을 보냅니다.
    잠자고 있던 올바른 생각과 진리를 하나하나 깨워주는 듯한 글들로 참... 감명받네요.
    사진도 잘 봅니다. 아이들이 예쁘고 사랑스러워요.

  • 2. 보리
    '09.12.22 1:12 PM

    동경미님, 일곱살먹은 아이가 엄마아빠에게 존댓말을 쓰게 하려는데 그게 잘 안돼요.
    (죄송해요^^ 쪽지가 안되네요)
    마치 친구한테 애기하듯 하는 말투가 아무래도 심한데 어떻게 고쳐줘야 할지;;;;

  • 3. 뚝섬 아줌마
    '09.12.22 4:46 PM

    어릴적에는 똑같은 옷 똑같은 신발 ...그때는 왜 동생이랑 항상 똑같은걸로 사주시나 했는데.정말로 지겨웠거든요,,ㅎㅎㅎ ..아이 낳아 키우다 보니....형제 자매인 경우 서로 갖겠다고 싸우다 보니..ㅎㅎㅎ 오랜만에 똑같은 옷 입은 예뿐 자매들 사진 보니 너무 귀여워용~~^^ 특히 셋째가 ~~동생 안고 있는 모습보니...지금은 저 예뿌니들이 몇살인가요??

  • 4. 동경미
    '09.12.22 5:12 PM

    보리님,
    반가워요^^
    글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신다니 정말 잘하셨어요.
    아무래도 편지를 쓰면 생각이 다소 정제되는 면이 있어서 좋다군요.

    아이들 존댓말 가르치기 어렵지요.
    아주 어려서부터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한 것이 아니면 아무래도 반달도 많이 하게 마련이고요.
    아이들 입장에서는 존댓말을 쓰면 좀 거리감이 느껴지는 게 있어서도 싫어할 수 있어요.
    너무 강압적으로는 하지 마시고요.
    아직 어린 나이니까 존댓말을 쓰면 상을 주는 식으로 유도해보시면 어떨까요.
    저는 저희 아이들이 어렸을때 벽에 일주일씩 날짜표를 붙이고 몇가지 지켜야 할 항목을 만들어서 잘하면 스티커를 붙여서 일주일에 한번씩 상을 주고 그랬어요.
    아이가 친구한테 얘기하듯 할 때 너무 무안을 준다거나 감정적으로 대하지 마시고 '엄마는 네가 너무 친근하고 좋은데 그래도 존댓말을 쓰면 더 이쁘고 고맙더라, 좀 해줄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 한번 살살 구슬리시고 너무 반발하면 약간의 불이익도 좀 주시고 그러면 좋을 거에요.
    그런데 하루 이틀안에 고쳐질 일은 아니고 시간을 넉넉히 잡으세요^^

    뚝섬아줌마님,
    저희 아이들도 초등학교 저학년때에는 반항 없이 좋아하면서 입어주더니 그 이후로는 안입어요^^
    저는 크리스마스나 부활절용 드레스는 주로 넷을 같은 무늬로 입히곤 했는데 넷을 같은 옷을 입혀서 조르르 데리고 나가면 참 귀여웠지요.
    큰 애가 올해 16살, 둘째가 14살, 셋째가 12살, 그리고 막내가 10살이 되었네요.
    세월이 정말 너무 빨라요.
    요새는 위로 셋은 크리스마스라고 해도 심드렁~합니다^^

  • 5. sugar
    '09.12.22 8:43 PM

    저희 아버지가 나무를 좋아하셔서 어릴적 나무를 정말 많이 심었었거든요.
    어릴적 12월이 가까워지면 용달을 불러서 그곳에서 나무 한 그루씩 뽑아 왔어요.
    그리고 장식을 했었는데 사진을 보니 새삼 그 기억이 나네요.

    오른쪽 아이가 둘째지요?
    동경미님과 성격도 가장 많이 닮았다고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얼굴도 가장 닮은 듯 싶어요.
    자기 주관과 개성이 뚜렷해보여 보기 좋아요.
    아이들이 똑같은 드레스를 입히고 나가면 정말 천사처럼 보였을 것 같아요.
    아이들 눈망울이 초롱초롱 크리스마스 장식보다 더 반짝여서 사랑스럽고 예뻐요.
    좋으시겠어요.
    저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한 해에 한 개씩인데 동경미님은 한꺼번에 4개씩이나...

  • 6. 동경미
    '09.12.23 5:24 AM

    sugar님,
    오랫만이네요^^
    그 옛날에 벌써 생나무 트리를 하신 거네요!
    형제들이 얼마나 즐거워했을지 상상이 되네요.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간직하는 명절의 기억들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에 저도 이름있는 날에는 무언가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주려고 애를 써요.

    네, 둘째 맞아요.
    근데 얼굴은 저랑 너무 닮았는데 성격은 자기 아빠에요.
    큰 애가 얼굴은 아빠, 성격은 저와 판박이지요^^
    재미있는 조합이지요?
    둘째는 아빠를 닮아서 딱 예술가 기질이에요.
    아이들 어렸을 때에는 옷 똑같이 입혀나가는 게 제 취미였는데...큰 애들이 요새는 사진들을 보면서 궁시렁거리네요.
    무슨 어린이 합창단이나 단체같다고요.
    둘 정도면 같은 옷을 입어도 이쁜데 넷은 우습다고 원망(^^)을 하네요.
    아이가 가져오는 오너먼트 잘 보관하세요. 큰 재산이랍니다.

  • 7. 영국신사
    '09.12.30 6:47 AM

    행복한 가정이시네요 부럽습니다

  • 8. 보들이
    '10.1.8 7:13 PM

    크리스마스트리보다 아이들이 더 빛나네요 ^^

    전 외동아이인데 가끔 혼자서 공기놀이하거나 하는걸보면
    같이 놀아줘야하는건지 ( 중학생입니다 ^^;;)
    그냥 두고 봐야하는건지 아리송합니다

    우리집아이가 사진을 보면 많이 부러워하겠네요

    행복하고 따스한 집안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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