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교육
내 아이를 더 밝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정보교환과 질문의 장
가족 음악회
첫 날은 둘째 혼자서 치더니 그 다음부터는 식구들 모두가 자기 재주 한 가지씩을 더하면서 긴 겨울밤이 가족 음악의 밤으로 변해가고 있다.
오늘 밤에는 금요일이라 더 신들이 났는지 셋째와 막내가 즉석에서 보컬을 자청하고 나서서 반주에 맞춰 노래들을 부르고 흥겹게 놀고 있다.
막내가 들고 있는 아이팟에서 나오는 음악을 반주로 해서 둘째는 드럼을 신나게 치고 셋째와 막내는 목이 터져라 노래들을 불러댄다.
조금 있으니 신이 난 막내가 춤까지 추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어서 보고 있으려니 절로 웃음이 났다.
안방에서 들으니까 복음성가에서부터 귀에 익은 원더 걸스의 노바디부터 시작해서 온갖 멜로디들이 다 나오고 있다.
이제 저렇게들 컸다고 엄마 아빠에게 매달리지 않고 저희들끼리 신나게 파티들을 하면서 노는 게 내 눈에는 아무리 보아도 신기하기만 하다.
내 어린 시절에는 집에 있으면 엄마가 친구였고 엄마가 말상대였으니 말이다.
귀찮아서 손에 잡히는 대로 아이폰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더니 화질이 별로라서 내일부터는 카메라를 꺼내야겠다.
이쁜 딸들의 모습을 좀 더 많이 담아줘야 할텐데 엄마가 너무 바쁜 게 흠이다.
산동네에 살기 망정이지 한국의 아파트에서 살았다면 층간 소음으로 당장에 신고가 들어갔을 것이다.
한국에 처음 이사간 날 미국에서 주택에 살던 우리 아이들이 멋모르고 뛰다가 아랫층 아주머니가 기겁을 하고 올라오셨었다.
우리 집 아이들이 나란히 서있는 걸 보시더니 현관에서 하시는 말씀이 "아니 고층에다가 놀이방을 차리면 밑에 층 사람은 어떡해요???"
그 후 그 분과 친해지게 되었는데 두고 두고 잊지 못하는 농담이 되었다.
누가 짐작을 했겠는가. 모두 다 우리 집 아이들이라는 걸^^
지금 다시 시작하라고 하고 넷을 낳으라고 하면 아마도 못했을 것같다.
아무 뒷생각 못하고 생명은 소중하다는 생각 하나로 생겨난 네 아이들...
어려서는 눈물도 찔끔 나도록 힘도 들었고 후회도 안했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손이 덜 가는 요즘에 생각해보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 셋째와 막내가 자기들도 결혼하면 아이 넷을 낳겠다고 해서 말리려고 하다가 말았다 ^^;;;
힘들텐데...너희들도 엄마 힘들게 했잖아...그랬더니 엄마랑 아빠랑 다 길러줄 거란다 @ @
더 기막힌 것은 남편이 당연하다고 대답을 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 이 사람이 누구 맘대로???
나의 노후가 조금씩 걱정이 되고 있다. 젊어서는 넷을 기르느라고 허리가 휘고 나이들어서는 손자 열 댓명을 키울지도...!!!
아이들로 인해 날마다 완성되는 인생이 저절로 감사하다.
아이들이 없었다면 나는 아마도 생긴대로 타고난대로 까칠하고 깐깐한 여자로 살다가 갔을 게 틀림없다.
그래도 아이 넷과 부대끼느라고 까탈스럽고 따지는 것 많은 나의 모난 성격도 세월이 가면서 많이 깎여나간 것같다.
아이들이 나의 은인인 셈이다. 엄마를 인간답게 만들어 준 고마운 존재들이다.
거실 한쪽에서는 둘째와 막내가 아직도 노래들을 부르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남편이 셋째를 붙잡고 전자기타를 배워보라고 Youtube 동영상들을 보여주면서 설득을 하고 있다.
내일 웅변대회에 나간다고 제 방에서 연습하느라고 목이 쉰 큰 아이도 어느새 귀를 쫑긋하고 나와 합세를 하면서 우리 집의 가족 음악회는 끝날 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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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션와이프
'09.12.16 10:46 PM딸만 셋이었던 저희 어릴 때 생각이 나서, 흐뭇해지고 따뜻한 추억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언니와 둘째인 저와 동생, 이렇게 셋이서 날마다 뭐가 그리 재밌었는지, 늘 깔깔 웃고 신나게 놀던 추억이...^^ 뭘 하며 놀았었는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아빠,엄마께선 TV뉴스 좀 듣게 이제 제발 좀 조용히 하라며 꾸중하시면서도 말끝은 늘 흐뭇한 웃음이셨죠..^^
사진은 비록 흐릿하지만, 제겐 아주 기분 좋은 광경입니다.
종종 사진 올려 주세요...구경이 아주 재미납니다.^^2. jlife7201
'09.12.17 12:15 AM아들만 둘인 저도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요~...?
처음으로 사진으로 따님들 뵙네요.
참 좋아보입니다.3. 동경미
'09.12.17 12:46 AM션와이프님,
이 코너에 사진을 올릴 수가 있다는 걸 오늘 첨 알았네요^^
제가 사진 기술이 없는데다가 그나마 디카를 안스고 아이폰의 카메라로 찍었더니 사진이 너무 흐릿하네요.
저희 집도 우리 부부가 매 5분마다 외치는 게 제발 조용히 해라에요^^
날마다 만나는데 뭐가 그리도 할 말이 많고 우스운지 조용하라고 하면 문닫아놓고 속닥거리면서 깔깔거립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삐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들 서로 좋아하면서 웃고 떠드는 걸 보면 저도 참 마음이 따뜻해져요.
jlife7201님,
아들들도 당연히 그렇지요.
아들만 둘 있는 제 친구네도 큰 아들 피아노, 작은 아들 첼로 연주하면서 엄마 아빠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고 하더라구요.(저희 집보다는 좀 고급이지요^^ 저희는 그룹 사운드이고 그 집은 클래식 듀오에요)
아이들 꼭 나중 생각하지 않더라도 악기 하나씩 가르쳐주면 좋은 취미 생활도 되고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서로 결속해주는 도구도 되고 하는 것같아요.4. 뚝섬 아줌마
'09.12.17 1:32 PM36개월 딸래미 교회에서 부흥회때 박지혜씨라고 학생이라고 해야 하나..암튼 그 연주듣고 그후로 라디오든지..티비에서 바이올린 소리만 나도 너무 좋아해요..하나님이 주신 또 다른 은혜겠죠..맨날 저녁 마다 어린이집으로 데릴러 가면 엄마 오늘 교회가?? ...ㅎㅎㅎ 너무 좋아해서 장난감 바이올린 사줬는데....흉내를 어쩜 그리 잘 내는지..꼭 연주전에 인사도 하고 끝나고 ...엄마 아빠가 박수도 않 치면 혼내기도 하고,,ㅎㅎㅎ.제가 워낙 음악하고는 거리가 멀어서... 요즘 소원은 저도 남편도 딸래미도 온 식구가 배워서 음악회 한번 해 보고 싶어요~~~^^ 친정 5남매 인데 크고 나니 절대 많은 형제가 아닌거 같아요~~사진만 봐도 넘 부럽네요 예뿐 따님들이 행복이 넘쳐 보여요^^
5. 안개꽃
'09.12.17 2:39 PM아우..넘 부러워요..저렇게 이쁜 딸들 보고 있음 아주 뿌듯하시겠어요.
막내가 아들이죠? 사진엔 안 보이네요, 아직 4살 아들은 하모니카만 쥐어주고 있어요. 그것도 가끔은 힘차게 불면 어찌나 소음인지...^^6. 동경미
'09.12.17 3:08 PM뚝섬아줌마님,
따님이 너무 귀엽고 이쁘네요^^
정말 무엇을 해도 한참 이쁠 때죠?
친정이 5남매시라니 부럽네요.
저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모님이 연로해지시면서 더욱 더 형제 많으신 분들이 부러워요.
안개꽃님,
사진에 나와있는 애들이 둘째, 셋째, 그리고 막내에요.
큰 아이만 사진에서 빠졌지요. 넷이 다 딸들이고요^^
4살박이 아드님 조금만 기다리세요.
하모니카부터 시작해서 좀 있으면 엄마의 귀를 즐겁게 해줄 겁니다.7. 맨날낼부터다요트
'09.12.18 6:37 AM네 따님이라..
정말 큰 축복 받으셨네요.
부럽습니다 정말!8. sinavro
'09.12.18 12:23 PM따님들 정말 예쁘고 똑똑하게 생겼네요. 무엇이든지 잘 하는 딸들이죠? 악기 다룰 수 있다는 것 정말 중요하지요. 인생이 풍부해질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지요.
저의 경우 아들만 둘인데 둘 다 피아노 합니다. 큰 아이는 미술 하는 데 피아노 끼고 삽니다. 둘째도 안 좋아 하지만 계속 시켰더니 지금 11학년인데 잘 즐기네요. 가능한 많은 악기를 다뤄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좋지요.
동경미님 가족 음악회 즐겁게 감상했어요. 다음에도 좋은 글 올려주세요9. 동경미
'09.12.18 1:12 PM맨날낼부터다요트님,
지금보다 더 어려서는 정말 힘들어서 이게 복인가 하는 생각을 미처 못해봤는데 요새는 그래도 막내가 4학년 쯤 되니 조금은 한가해(^^)져서 나름대로 즐기고 있어요.
키우는 부모는 힘이 들지만 저희들끼리는 좋은가 봅니다.
sinavro님,
피아노 잘치는 아드님들 멋지네요!
전 젊었을 때 제 친구 중에 전공은 아니지만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과 결혼한 친구가 있었는데 프로포즈도 피아노를 쳐주고 했다고 해서 얼마나 부러웠던지요.
아드님들도 그런 멋진 남자가 되겠네요.
아이들 악기 하나씩 연주할 줄 아는 것이 조금 자라니까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은 것같아요.
저희 큰 아이도 시험 때가 되면 피아노를 한번 꽝꽝 치고 공부를시작합니다. 그러면 속이 시원하다네요^^10. jlife7201
'09.12.19 1:22 AM저도 아이에게 피아노 가르치고 싶은데
아이가 싫어해요.
싫어하면...
못시키는 걸까요~?
아직까지는 싫어하는 걸 시켜본 적이 없는데 (8살)
그게 다는 아닌거 같기도 하구요.11. 동경미
'09.12.19 10:28 AMjlife8201님,
저희 둘째도 피아노를 아주 싫어했어요.
그런데 그래도 음악을 어느 정도는 알아야겠다 싶어서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는 억지로라도 시켰지요.
한국 진도로 하면 체르니 100번 정도까지 거북이 걸음 속도로 간신히 했네요.
그리고 나서 중학교에 가서 조금 쉬다가 일년 전부터 드럼을 시작했어요.
기본 음악 지식이 있으니 그래도 박자 감각도있는 게 아닐까 하는데 본인도 지금은 피아노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게 도움이 되었다네요.
대부분의 악기가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아주 좋아하면서 하기는 어려운 것같아요.
천부적인 재능이 있지 않고서는 다들 날마다 연습하는 걸 부담스러워하고 엄마와 아무래도 신경전을 벌이게 마련이지요.
초중고 내내 아들 아이에게 바이올린 가르친 친구가 피아노는 그래도 낫다고 하네요^^
너무 싫어하면 레슨 시간을 줄인다거나 해서 시도해보시고 그래도 싫어한다면 다른 것을 찾아보시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특별히 전공할 것 아니라면 아이와 관계가 어그러지면서까지 시킬 건 아니지요.
저희 둘째 경우에는 조석변이로 어떤 때는 피아노가 싫다고 하고 그래서 그만 두자고 하면 또 좀 더 해보겠다고 하고...그래서도 못 그만 두었거든요^^;;;
악기를 안 배운다고 잘못될 건 하나도 없다는 거 아시죠?
미술도 있고 운동도 있고...뭐든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해야 열심히 하더라구요.12. sugar
'09.12.22 9:11 PM와!!!!!
저절로 입이 벌어질만큼 부러운 광경이에요.
게으름과 고집으로 아이 하나로 그친 저로서는 가장 부러운 집이 자녀가 많은 집이에요.
게다가 서로 이렇듯 화목한 분위기를 마구마구 품어내는 모습이라니...
정말 밥 안먹어도 배 부르시겠어요.13. 보라별
'09.12.22 10:57 PM문득 책에서 본 작은아씨들이 생각나요.~~~~~~~~~~~~
14. 동경미
'09.12.23 6:03 AMsugar님,
게으름과 고집이라니요.
하나라도 잘 기르면 사회의 귀한 일꾼으로 잘 자랍니다.
sugar님의 아이에 대한 사랑과 반듯한 훈육이라면 열 아이도 잘 기를만한 자질이 충분히 되시고 말고요.
아이가 많으니 아이마다 다양해서 그걸 지켜보는 재미는 있어요^^
보라별님,
작은 아씨들...우리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