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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내 아이를 더 밝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정보교환과 질문의 장

아이의 성공은 저녁식사가 좌우한다

| 조회수 : 4,124 | 추천수 : 218
작성일 : 2009-10-15 08:28:12
미국에서 교육학자들이 아이들의 성공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연구해서 통계를 발표한 일이 있었다.
안정된 가정 생활, 행복지수, 안정된 직장과 수입 등을 고려해서 어떤 아이들이 비교적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게 되는가에 관한 통계를 낸 것이었다.
연구결과는 다른 어떤 요소보다도 가장 탁월하게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요소를하나 찾아내었는데, 그것은 바로 일주일에 온가족이 모여 함께 식사를 하는 회수였다.
그 횟수가 많은 아이일수록 대체로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어있고, 상급 학교 성적도 높고, 대학에서도 좋은 성적이 유지되고, 좋은 직장을 찾을 뿐 아니라 좋은 배우자를 만나 수월한 결혼생활을 하고, 좋은 부모가 되며 경제적으로도 윤택하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결과를 전해들은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도 간단하고 쉬운 얘기에 다소 의아해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다른 수많은 요소들이 있는데 그렇게 하찮아보이는 것으로 아이들의 인생이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온가족이 모여 저녁을 먹는다는 것에는 참으로 많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단순히 밥을 먹는다는 것만이 아니라 그 가정의 가치관, 부부 사이, 아이들의 훈육, 그리고 우선순위가 그 안에 다 들어있는 것이다.

부부 사이가 껄끄러운 가정이라면 가족이 함께 모여 밥을 먹는 자리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같이 밥을 먹는 자리가 오히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불안한 자리이거나, 혹은 소 닭 보듯이 보며 밥을 먹는 부부를 사이에 두고 아이들이 서로 눈치만 보는 불편한 자리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내와 사이가 불편한 남편 치고 귀가 시간이 이른 남편은 거의 없다고 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각종 업무에 치이다 보면 칼퇴근을 하기 어려운 것이 직장인들의 실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부부 사이가 편안한 남편일수록 몸은 회사에 있을지언정 집에 빨리 오고 싶어하는 마음이 역력한 것이 보인다.

부모와 자식 사이가 불편한 가정도 함께 모여 밥을 먹는 자리를 즐기지 않을 것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식사를 하며 하루 일과를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아이의 잘못을 꾸짖고 하루 일과중 못마땅했던 점들을 나누는 자리로 변질되기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가급적이면 부모와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싫은 아이가 있다면 또한 이런 자리가 달가울 리가 없다.

일하는 남편, 각종 과외 활동과 학원 일정에 시달리는 아이들, 그리고 일하는 엄마, 혹은 살림에 분주한 전업주부인 엄마...누구 하나 시간이 남아 돌아갈리 없는 개개인들이지만 가족이 다 함께 모이는 것이 손꼽아 기다려지는 가정에서 아이가 자라고 있다면 그 아이는 당연히 성공의 문턱을 거뜬히 넘을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는 많은 역동이 일어날 수 있다.
일터에서 지친 아빠 나 엄마의 마음을 충전하는 자리도 되고, 하루종일 각종 가사일과 육아에 지친 엄마의 마음에 생기를 줄 수도 있고, 공부에 지쳐 숨쉴 틈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도 기운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시간이 된다.
그 자리에서 가정도 얘기할 수 있고, 세상을 얘기할 수도 있고, 성교육시간이 될 수도 있고, 가정예배 시간이 될 수도 있고...응용을 하자면 무궁무진하다.
말이 없고 수줍은 아이라면 이런 기회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남에게 표현하는 기회가 될 것이고, 발표력이 좋은 아이는 친구들과 뿐만 아니라 어른들과도 자신의 의사를 자신있게 표현하고 지지를 받는 귀한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런 모든 의미에서 본다면 가족이 함께 하는 저녁식사의 의미는 미처 다 표현하기가 어려울만큼 크다고 하는 말에 동의가 될 수 밖에 없다.

때때로 남편의 늦은 귀가때문에 아빠와 저녁식사를 하는 것이 절대 불가능한 가족의 얘가들을 털어놓으며 안타까워하는 아내들을 만난다.
그럴 때에는 남편이 함께 할 수 없다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엄마 혼자서라도 아이들과 함께 모여 앉아 식사를 하며 삶을 나누는 시간을 늘려가야 한다.
아빠의 부재로 인해 나도 같이 손을 놓아버린다면 나의 아이는 고래싸움에 고래등이 터지듯이 희생양이 되고 마는 것이다.
아이들의 교외 활동과 학원 일정으로 함께 모이기가 어려운 가정이라면 최손한 주말에라도 가족이 모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편부/편모가정, 조부모 가정...모양이 다르다 해도 어느 가정을 막론하고 아이들과 나란히 둘러앉아 밥을 먹는 것은 각 가정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아이들을 사랑해주기 위해서는 우선 나의 배우자부터 사랑하라는 말이 있다.
배우자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자식에게 쏟아붓는 사랑은 자식을 위한 사랑이 아니라 나의 허한 마음, 채워지지 않는 상실감을 해소하기 위해 대신 아이를 배우자 대신 내 것으로 만드는 이기적인 사랑이다.
또 배우자를 사랑하기 위한 노력도 힘들다면 아이를 사랑하기 위한 노력도 가식이 되어버린다는 뜻이다.

사랑은 노력없이는 절대로 얻어지지도 않고 전해지지도 않는다.
첫 눈에 반하던 연애시절의 사랑은 감정일 뿐이다.
사랑은 감정 그 이상의 노력과 책임, 그리고 인내가 필요한 행위이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행위이기 때문에 행위가 있지 않다면 그것은 그저 감정놀음에 불과하다.
내 마음의 사랑이라고 해서 상대에게 반드시 사랑으로 전해지는 것도 아니다.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사랑이 아닌 진심으로 그에게 도움이 되고 사랑받는다는 마음을 전해줄 수 있는 사랑을 할 능력이 생긴다.
밥을 같이 먹기도 싫을 만큼 미운 남편이 있다면, 그래서 가급적이면 안보고 싶어하고 있다면, 지금 나는 남편과의 관계에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에게 못할 짓을 시키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남편이 미운 짓을 하고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도 사랑은 행위이기에 그래도 함께 밥을 먹고 한 공간에서 삶을 나누며 사랑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는 가운데 또 새로운 사랑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가족이 모여 저녁식사를 같이 하는 횟수는 가정마다 다를 것이다.
얼굴 한 번 보기가 나랏님의 얼굴을 보는 것보다 더 힘이 들 수도 있고, 간신히 주말에만 가능하다는 가정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횟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시간 동안에 가족들이 서로 얼마나 편하게 느끼고 쉼터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가이다.
바깥에서는 좀 못하는 것이 있어도, 회사에서는 좀 인정을 못 받아도, 승진은 못했어도, 살림에는 좀 재주가 없어도, 공부는 좀 모자라도, 성격은 좀 까칠해도, 시험은 못 봤어요...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에서 인정받을 수 있고 편안한 마음이 될 수 있다면 아이들은 얼마나 잘 이겨내는지 모른다.

남편이 요즘 회사일이 부진하여 어깨가 쳐져 있다. 전세계적으로 다들 어렵다고도 하지만 미국 경기가 많이 어렵고, 캘리포니아 주는 그 중에서도 더욱 어려운 사정이다.
경기가 워낙 안좋다보니 영업 실적은 오르지를 않고, 영업 실적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직책이다보니 기운이 빠지나 보다.
생각같아서는 다른 직장이라도 찾아보고 싶다지만 요새같은 경기에는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영업이 잘 되고, 실적이 하늘로 치솟을 때에는 종종 늦어지던 퇴근시간이 덕택에 요즘에는 칼퇴근으로 바뀌었다.
업무 시간 후에 회사에 남아 늦게까지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미국 회사들의 방침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회사가 어렵다는 얘기도 되기 때문에 기쁜 일이 아니다.
본의 아니게 일찍 돌아오는 남편 덕에 모처럼 온가족이 한 자리에 옹기종기 모여 밥을 먹는 일이 자주 있게 되는 요즈음이다.
저희들이 보기에도 아빠가 걱정이 많아보이는 것이 느껴졌는지 아빠가 들어오면 네 아이가 다 뛰어나와서 반겨주고 서로 어깨를 주물러준다 의자를 빼주겠다 전보다 더 법석을 떤다.
대가족이다보니 그 날 하룻동안 있었던 갖가지 일들을 얘기하다 보면 때로는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를 모를만큼 소란스럽기도 하고 5분만 조용히 밥을 먹자는 우스광스러운 부탁도 해야 하는 우리 집 식탁이다.
그래도 온가족이 다 모여 앉아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우리 아이들의 성공은행에 저축이 된다면 엄마와 아빠의 주머니가 가벼워져서 마음이 무겁더라도 종종걸음으로 서둘러 집으로 와야 할 것같다.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크리스탈
    '09.10.15 11:20 AM

    맞는 말 같아요..제가 예전에 이탈리아 저녁식사 문화에 대해서 여행가이드에게 들은적있는데요.
    이탈리아는 특히 저녁식사시간이 무척 길데요..일곱시면 먹기 시작해서 두시간 이상 먹는다네요.
    많이도 먹구요..천천히 먹구,,더구나 온가족이 그 저녁식탁에서 저녁시간을 내내 보낸데요.
    아이들 숙제도 그 식탁에서 그냥 이루어지고..자기전까지 식탁에 있다고 보면 된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곳에는 청소년문제가 별로 없다고 했어요....우리나라처럼, 아이들이
    밥 뚝딱 5분만에 먹고, 각자 자기방 들어가서 뭘하는지도 모르는 문화가 아니고,
    밥먹고, 차마시고, 과일먹고, 숙제하고, 책보고, 그날 있었던 일을 부부, 자녀, 모두
    주고 받는 어찌보면 시끌시끌한 그런 저녁 문화가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그래서 식탁에서 다섯살, 아홉살 아이들과 저녁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합니다.
    역시 서로간의 충분한 대화가 필요한거겠죠..부부도, 자식들 사이에도..
    사소한 잡담까지도..모두 서로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될테니까요.

  • 2. 동경미
    '09.10.15 12:22 PM

    크리스탈님,
    이탈리아도 그렇군요.
    좋은 것 나눠주셔서 또 공부가 되네요.
    아이들과 저녁식사 하고 대화하고 자기 전까지 시간보내는 나라에서 청소년 문제가 적다는 얘기 참 공감이 가네요.
    아이들 어렸을 때 저녁식사 습관을 잘 잡아놓으세요.
    함께 먹고 얘기하고 그러는 것으로 어려서부터 알고 있어야 사춘기가 와도 잘 합니다.

  • 3. 파란사과
    '09.10.15 10:43 PM

    저도 예전 잠시 이탈리아에 가있을떄 그런 모습이 너무 부러워 결혼 하면서 아주 큰 식탁을 마련 했는데요.
    아직 아이들이 작아서 그 식탁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네요.
    빨리 멋진 저녁 식탁에서 즐거운 시간 가지고 싶네요.~

  • 4. 동경미
    '09.10.15 11:27 PM

    파란사과님,
    저도 웬지 큰 식탁을 보면 마음이 풍성해지고 여유가 생기는 것같고 해요.
    이탈리아 사람들 좋은 전통을 가지고 있네요.
    저는 라운드 식탁을 좋아하는데, 저희 집은 식구가 많다보니 알맞은 사이즈를 구할 수가 없네요ㅠㅠ

  • 5. 찌우맘
    '09.10.16 6:04 AM

    애아빠가 늘 바빠 주중엔 저녁식사를 같이하기 힘든 우리집...
    이거 출력해 함 보라구 남편한테 건넸어요...ㅋ

  • 6. 동경미
    '09.10.16 12:04 PM

    찌우맘님,
    앗, 남편 분께 제가 미움을 받으면 어쩌죠...^^
    그런데 아빠와 저녁 먹는 것 아이들이 정말 많이 좋아해요.
    주중이 바쁘시면 주말에라도 같이 모이시면 어떨까요.

  • 7. 뚝섬 아줌마
    '09.10.16 3:39 PM

    전 직장맘인데...퇴근하고 .칼퇴하는 신랑 저녁 해주느라 힘들다고 맨날 투정 부리는데..정말로 행복해 해야 할일 이군요......한달에 한번 회의로 늦는 신랑한테 자주 늦게 오라고 하는데...아이랑 대충 먹으려구요,,,아마도 신랑 없으면 아이 저녁도 잘 않줄꺼에요..반성 많이 하고 가네요^^

  • 8. 내 삶의 오아시스
    '09.10.16 5:11 PM

    좋은정보 항상 감사합니다.~~ (*^.~*)
    저 오늘 약속이 좀 늦게 있어서 아이는 할머니댁에 두려고 했는데,
    저녁식사라도 같이 하려고 애아빠더러 애데리고 집으로 오라고 했네요.^^
    저 잘했죠?
    저 역시나 직장맘이다보니 퇴근해서 저녁 준비하고 밥먹고 치우면 9시 넘드라구요.
    집에가자마자 엉덩이 붙일새도 없이 2시간이상 서있다 보면 다리아파서 웬만하면
    간단히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는데,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겠어요..

  • 9. 동경미
    '09.10.17 3:09 AM

    뚝섬아줌마님,
    남편분이 가정적이시니 정말 복이 많으시네요. 한국에서는 드문 일이잖아요.
    반찬 수가 적더라도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해야 아이들의 EQ 가 발달된다고 하네요.
    일하는 엄마시니까 힘드시면 반찬을 좀 사먹고, 인스탄트도 좀 쓰시고, 일품요리도 하시고 요령껏 식사준비를 덜 힘들게 해보세요.
    맥도날드 (미국에서는 정크 푸드의 대명사이지요^^)를 사먹으면서 하하호호 웃는 가정이 진수성찬 차리느라 아이들 혼내고 남편한테 짜증내는 가정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하답니다.

    내 삶의 오아시스님,
    잘 하셨어요!!!
    님도 일하는 엄마시군요.
    뚝섬 아줌마님꼐 말씀드린 것처럼 주중에는 식사준비 단순하게 하시고 비교적 여유러운 주말에 맛있는 것 많이 해드세요. 반찬 가짓수가 가정의 행복의 잣대는 아니거든요. 김치 하나를 놓고 먹더라도 가족이 한 상에 둘러앉아있는 것이 행복이랍니다.

  • 10. 메이플우드
    '09.10.17 5:15 PM

    위의 말씀 새기고 갑니다.. 신랑이 반찬투정만 안 하면 정말 좋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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