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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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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의 사랑

| 조회수 : 2,031 | 추천수 : 224
작성일 : 2009-10-09 22:06:41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이겠지만 그 '사랑'에 일관성이라는 요소를 더하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날마다 실감한다.  어제는 하도 졸라대니 '딱 한번만'이라고 먹어도 된다고 했던 콜라를 오늘은 느닷없이 건강에 나쁘니 안된다고 하고, 엄마가 전화 받는 동안에는 한없이 봐도 통제하지 않는 tv 를 갑자기 앞으로는 절대로 보지 말아야 한다고 할 때 아이들은 참으로 많은 혼란을 느낀다.

"1,2,3, Magic" 이라는 책은 자칫 일관성을 잃기 쉬운 나에게 많은 일깨워 준 수작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큰 아이가 다니던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권했던 책이었는데 지금도 네 귀퉁이가 다 닳은 모습으로 내게 도움을 주고 있다. 작자는 어느 가정에서나 날마다 벌어지는 아이들과의 '분쟁'을 지혜롭게 해결함으로써 아이들의 행동을 교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모가 무절제한 감정폭발로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을 방지해야 함을 역설한다.

여러가지 예를 통해 작자가 역설하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부모가 아이와 감정으로 대립하지 말라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너무 격한 감정 상태가 될 때에는 잠시 다른 방으로 가서 감정을 가라앉히고 다시 나오는 것을 몇 번씩 반복하는 한이 있더라도 아이에게 자신의 분노를 그대로 전달하지 않는 것은 필수임을 거듭 강조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관심을 끄는 일이 모든 행동의 목적이 되고 그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행동이든 하고자 한다. 나이가 어린 아이일수록 야단맞을 짓을 해서라도 부모의 관심을 얻기 위해 행동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의 행동으로 인해 감정의 동요가 생기는 것을 덜 보여줄수록 아이는 문제가 되는 행동을 멈추게 된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무의식의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행동양상이다.

우선 만 3세 이상의 아이에게 세 번의 기회를 주는 것을 규칙으로 정한다고 알려주고(아이에게 알려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시작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 순간부터 아이가 고쳐야 할 행동을 할 때마다 "하나", "둘", "셋"을 세고 셋을 말하는 것과 동시에 아이는 즉시 자기 방으로 가서 time-out(주로 나이 한 살에 1분씩으로 시간을 정하여 격리시켜 놓는 것)을 하고 나오는 것이 기본 형식이다. 아이가 방으로 가면서 불평이 심하다거나 즉시 가지 않고 시간을 끄는 경우, 혹은 논쟁으로 면해보려고 시도하는 경우에는 아이의 반응에 말려들지 말고 자기 방에서 있어야 하는 시간을 늘린다."지금 그렇게 엄마에게 소리를 지른 것때문에 5분이 아니고 7분 동안 방에 있어야 해" 등의 대사가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에도 물론 아이에게 화내지 않고 얘기하는 것은 지켜져야 한다. 내 경우 아이가 아예 방에 가지 않으려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때에는 아무 말 없이 아이를 번쩍 들어 제 방으로 데려다 주었고 제 맘대로 밖으로 나오지 않게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일단 제 방으로 간 뒤에는 그 안에서 무엇을 하든지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서 방 밖으로 나오면 절대로 조금 전의 아이의 행동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아이를 '맞이하고' 또 다시 문제의 행동이 나올 때에는 "하나" 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작자의 예에 의하면 10 살 짜리 남자 아이 하나가 제 방으로 들어간 뒤에 제 분을 못이겨 자기 옷장 속에 있는 옷들을 모두 다 꺼내어 방 전체에 흩어 놓았다고 한다. 아이의 엄마는 매우 현명하게도 아이의 방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고 2주 동안 아이는 아침마다 산처럼 쌓인 옷더미 속에서 옷과 양말을 찾아 신어야 했다. 색이 안 어울리는 옷을 입고 짝이 안 맞는 양말을 신고 학교에 가는 날들이 2 주간 계속 된 후에야 아이는 어쩔 수 없이 방바닥에 쌓인 옷들을 자기 스스로 정리해 놓았고 그때까지 침묵하던 엄마는 아이를 크게 칭찬해 주었다고 한다.  

네 아이들에게 하루에도 수십번씩 "하나, 둘, 셋"을 외쳐 대는 일은 때로는 참으로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이제는 "셋"까지 가지 않아도 웬만한 행동은 조절이 되고 전화 중에는 소리 없이 손가락으로만 세어도 내 뜻이 전달이 되기에 이르렀다. 외출 시에도 예외는 없기에 "셋"과 동시에 엄마 아빠가 지정해주는 한쪽 구석에서 시간을 채워야 한다. 수년 동안 외식을 할 때마다 네 아이 중 하나 둘은 늘 번갈아가며 식당의 이쪽 저쪽 구석에서 time-out 을 해 왔고 쇼핑을 할 때에는 아이와 함께 화장실에 가서 함께 서서 시간을 채우게 했다.

남편은 별다른 체벌 없이 자기 방에서 너무나 '편하게' 지내다 나오고 외출 시에는 가만히 서서 시간 채우는 것이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고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지금은 내가 "하나"를 하고 나면 바톤을 이어 받아 "둘"을 외쳐 주는 협조를 아끼지 않게 되었다. Time-out 은 아이가 잘못했을 때 고통을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아이로 하여금 엄마 아빠가 아이의 행동 하나 하나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올바르게 고쳐 나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임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또한 아이가 어떠한 행동을 한다 해도 가정 전체의 평화가 흔들리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아이가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부부간의 갈등으로 바로 이어진다면 그 가정의 주인은 아이가 되어 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연휴 내내 들떠서 뛰는 아이들을 수십번 씩 10분, 8분, 6분, 4분 씩의 time-out 을 보내다 보니 목이 다 쉴 정도이기에 오늘은 엄마가 time-out 하러 간다고 했더니 잘못한 것도 없이 40분 동안 방에서 갇혀(?) 있는 엄마의 안부가 궁금하기 짝이 없다는 기색이다. 방에서 나오니 앞으로는 자기들이 말 잘 듣겠다며 앞으로는 엄마는 time-out 을 안 하면 좋겠다고 한다. 엄마를 위해서인지 저희들이 아쉬워서인지 알 수 없지만 날마다 변함없이 하나,둘,셋을 외칠 때마다 엄마와 아빠의 가슴에 있는 사랑이 전해지기를 바래본다.  

(출처: The Indescribable Dong's Garden / 꽃밭에서 / http://blog.naver.com/kmchoi84/90019424645)

----- 꼭 5 년 전의 글이네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 저에게는 아주 유용했던 훈육방법이었어요. 요새는 많이들 컸으니 가끔 막내에게만 써먹게 되고 다른 아이들은 엄마를 놀린다고 엄마가 마음에 안들면 엄마에게 하나, 하고 경고를 하지요 ^^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화내지 않고 방으로 보내 생각할 시간을 잠시 주는 것이지 고통스러운 체벌을 주자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워니송
    '09.10.12 2:47 AM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동경미님, 추천해 주신 이 책 제목으로 검색을 해보니 안 나오던데.. 외국책인가요?^^::

  • 2. 동경미
    '09.10.12 8:49 AM

    1-2-3 Magic, Effective Discipline for Chilren 2-12 이고 작자는 Thomas W. Phelan 입니다. Child Management Inc 에서 출판되었군요. 요즘에는 외국 책들도 거진 다 들어와있으니 한국에도 있을 것같은데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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