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이스라엘 대사관 부근 식당에서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하였습니다 . 한 엄마가 말썽을 부렸다고 다섯 살 정도의 여자 아이에게 벌을 주는데 , 식당 구석에 꼿꼿이 10 분 정도 세워놓는 것이었습니다 . 일종의 체벌로 소외감을 느껴 반성의 여유를 주자는 것입니다 .
“ 참 착한 아이 같은데 무엇을 잘못 했습니까 ?” 라는 나의 질문에 화를 벌떡 내었습니다 .
나중에 그 엄마의 대충 설명 내용은 착한 것이 대수가 아니라는 것이고 좋은 아이의 행동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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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이와 좋은 아이 ? 인터넷을 검색해 나름대로 ‘ 착한사람 ’ 의 특성을 정리해 봅니다 .
* 어떤 일을 당해도 절대로 겉으로 드러내 표현하지 않는다 . * 남의 부탁이라면 무조건 어떤 약속이 있든지 말든지 먼저 들어준다 . * 아무리 기분이 나빠도 웃으며 그냥 가벼운 말로 넘어간다 . * 가벼운 말에도 상처를 쉽게 받든다 . * 누가 장난으로 때리면 똑같이 때려도 상대방이 화를 내며 때리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 * 만약 타인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했을 경우 ‘ 그냥 해줄 걸 그랬나 ?’ 는 등의 생각이 든다 . * 잘못을 하면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말을 하지 못한다 . * 거짓말을 하면 티가 난다 . * 자신의 처지는 생각하지 않고 남의 처지부터 생각하고 행동한다 . * 칭찬을 들으면 쑥스러워 하지만 상처를 받으면 그 기억이 오래 남는다 .
이상의 정의가 착한사람의 특징을 완벽하지는 않지만 상당부분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
댁의 자녀 ( 제자 ) 는 착합니까 ? 착한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착한사람이란 ‘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며 상냥한 사람 ’ 이라고 정의해 놓았습니다 .
그렇습니다 . 착하지 않는 세상에 어쩌면 자기표현도 제대로 못하고 무슨 문제가 생기면 혼자서 속으로 꿍꿍 앓는 ... 우유부단하고 끊고 맺기를 하지 못하는 .... 그런 사람 .
자녀가 이런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없습니다 .
자녀가 착한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일지라도 막상 이렇게 적어놓고 착한 사람이 가지는 약점을 보면 성큼 내 아이가 착한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내키지 않을 겁니다 .
이런 사람이 내 며느릿감이나 사윗감으로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까 ? 이런 사람이 자신의 신붓감으로 혹은 남편감으로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까 ? 이런 착하기만 한 사람을 좋아하는 직장도 있을까 ?
왜 착한 사람이 이상적인 사람이라 할 수 없는가 ? 성서는 ‘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유순하라 ’ 고 ... 착하기만 한사람이 사악한 세상에서 지혜롭게 살기 어렵다는 말씀일까 ?
착한 사람은 좋은 사람이지만 착하기만 한 사람은 바람직한 사람이 아니라는 교훈으로 들립니다 .
착한 사람이 좋다면서 왜 착하기만 한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닐까 ? 우리가 사는 세상은 착한 세상이 아닙니다 . 전통사회가 산업사회와 정보화 사회로 이행하면서 우리네 순박한 사회가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경쟁을 통해 성취감을 맛보게 되거나 이해관계에 따라 사회적 가치가 차등 분배됨으로서 사람들의 정서도 복잡하게 얽혀지게 됩니다 .
이렇게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사회에서 착하기만 한 사람은 본의 아니게 상대방에게 손해를 보게 할 수도 있습니다 . 결국 경쟁사회에서는 무한경쟁을 통한 생존방식을 찾게 되고 이기적인 인간이 승리하는 사회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 승자는 능력 있는 사람 , 패자는 낙오자가 되는 경쟁사회에서 착한 사람은 상대방의 계산을 파악하지 못하고 이용당하기 십상입니다 .
어느 현인의 말씀처럼 ‘ 착한 사람의 눈에는 모든 사람이 다 착하게 보인다 .’ 고 ... 악한 사람을 착하게만 보면 착한 사람은 악한 사람의 먹잇감이 될 수도 있습니다 . 뿐만 아니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사회나 집단에서는 착하기만 한 사람의 판단 착오로 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이 피해자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
착한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는 착하기만 한 사람보다 지혜롭기도 하고 착하기도 한 그런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