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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내 아이를 더 밝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정보교환과 질문의 장

모유수유 이야기 1

| 조회수 : 2,921 | 추천수 : 184
작성일 : 2007-10-03 17:46:57
17개월 남자아이를 기르고 있습니다.
이 녀석 낳고부터 15개월 말에 젖 뗄 때까지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전업주부이고 애가 하나라도, 글 쓸 시간은 없으니.. 이야기가 여러번 끊어질 것 같습니다.
모유수유 때문에 힘들었던 것, 좋았던 것 이렇게 한번 정리할테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세요.

아기는 37주만에 2.58kg으로 나왔습니다.
토요일 새벽에 양수 터진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병원에 전화하니까 확 터진 게 아니면 아침에 오라길래 자려고 노력하면서 아침을 맞았습니다.
임산부 요가 선생님께 듣기를, 진통이 올 때 처음에는 힘들 주면 안된다고 하셨어요.
자궁 문이 열릴 때는 몸의 긴장을 풀어야 잘 열린다구요.
막판에 아기 나올 때만 힘을 주는 거라더군요.
그 얘기 생각하면서 되도록 자려고, 잠을 자면 당연히 몸에 힘이 안들어가니까, 잠이 들었다 깼다 했어요.
중간중간 배는 아팠는데, 시간을 보니 간격도 일정치 않고.. 이게 진통인지 뭔지 모르겠더라구요.
원래 정기검진일이라 예약된 시간에 병원에 가서, 새벽에 그랬다, 라고 얘기하니까 가진통일 것 같다고 하면서
우선 막달검사를 했어요.
배에 뭐 전선 달린 거 잔뜩 붙이고 자궁수축되는 느낌일 때 누르라고 하는 거요.
그리고 의사선생님께 상황 말씀드렸더니, 아직 아닐 것 같은데 한번 보자고 하시더니..
7cm 열렸다고 얼른 올라가라고 (2층은 외래 3층이 분만실, 입원실) 하시더라구요.
그때가 10시 전이었는데, 1시 이전에 낳겠다고 하시더라구요.
정말 1시 안돼서 낳았습니다.
제가 아픈 척을 안했고 빨리 낳았다고, 의사선생님이 자궁무력증을 마구 의심하셨으나,
저는 애가 나올 것 같아서 아침에 화장도 안하고 갔습니다.
나의 참을성을 몰라주고.. 나쁜 사람들..

하여튼 그렇게 아기를 낳았는데, 바로 젖이 안돌잖아요.
모유수유를 권장하는 병원이었지만, 아기가 너무 작은 경우에는 엄마 젖이 나오기만 기다리다가는 탈수가 올 수도 있다고 분유 먹이기를 권하더라구요.
조금 기다려보겠다고 하고 젖 돌기까지 하루 반동안 마음이 참 힘들었어요.
2.5kg 이하거나 37주 안돼서 나오는 경우를 미숙아라고 한다는데,
겨우 미숙아를 면한 아기를 생으로 굶기나 싶어서.. 어쩔까 고민을 참 많이 했죠.

젖이 돈 다음에도, 뭐, 처음에는 손으로 짜보면 찔끔찔끔 몇방울씩 나오는 정도였지만,
젖 물리는 게 익숙치 않아서 아기 입가에 젖이 묻어있고, 제대로 못먹으니 짜증내고..
옆에서 보던 남편이 아주 안타까워하더라구요.
수유자세는 제대로 아는 사람이 봐주면 금방 잡히던데, 처음에는 잘 몰라서 고생했어요.

2박 3일 뒤에 조리원으로 옮겼어요.
그 뒤에는 젖 양이 부족하지 않아서, 남들 하는대로 모유저장팩에 유축해서 많이 냉동했는데,
나중에 그거 녹여서 먹일 일은 없었네요.
젖이 잘 안돌아서 고생하는 산모들이 많았는데, 젖 맛사지 받고 좋아지는 거 많이 봤어요.
모여 앉아서 얘기 들으면서 신기해했죠.
처음에 젖 불면 가슴이 많이 아픈데, 맛사지 할 때는 전혀 안아팠다고도 하고, 또 맛사지 후에 정말 양이 많이 늘었다고도 하구요.
도움이 되는 모양이에요.

저는 조리원에서 낮에는 제가 직접 수유하고, 밤에는 유축해 둔 것 먹였어요.
조리원 신생아실에 선생님들 여러분 계시니까, 낮에는 불러달라고 말해도 잘 몰라서도 그냥 분유 물리고 하길래
종이에 메모해서 드렸더니 아기 머리맡에 붙여두고 그 뒤로는 항상 불러주시더라구요.
조리원에 들어가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여러 사람 있는 곳이고, 잊어버리기도 하니까, 꼭 하고 싶은 말이나 요구사항은 메모로 전달하면 더 나아요.

2주 후에 집으로 왔어요.
시어머니는 안계시고, 친정어머니는 일하시느라 저한테 오셔서 조리 해주실 형편이 안되는데
(제가 가서 있을 수는 있었어요 가게를 하시니까 왔다갔다 해주실 수 있어서)
제가 아기 데리고 가버리면 남편이 너무 서운하겠더라구요.
고민 끝에 그냥 집에서 해보는 걸로 결정했죠.
한달까지는 남편이 미역국 끓여주고 빨래하고 그렇게 한달 채웠어요.
아기 목욕만 같이 시키고, 되도록 손에 물 안묻히려고 노력하면서.
별로 힘들지는 않았고 지금도 어디 아픈데는 없으니 괜찮았나봐요.

그런데 남편이 회사에서 돌아올 시간만 기다리면서 살았어요.
아기랑 둘이서만 집에 있다는 것 정말 두렵고 힘들었거든요.
우는데 달래도 안그칠 때는 저도 같이 울기도 하면서,
햇살 좋은 바깥을 내다보면서 밖에 있는 사람들 부러워하면서, 그렇게 한달을 견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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